사진= 롯데 자이언츠

‘개막 7연패’, ‘1승 10패’.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었다. 순위는 바닥을 기었고 가을야구 그 이상을 원했던 팬들은 좌절했다. 하지만 점점 투타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고 롯데는 어느덧 공동 4위까지 올라섰다.

롯데는 지난 4월 중순 SK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시점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시리즈를 내준 적이 없다. 5월 초, 우천으로 한 경기가 취소돼 1승 1패를 기록한 SK와의 3연전을 제외하고 롯데는 모든 시리즈에서 우세했다. 이 가운데 3연전을 모두 승리한 경우는 없었다. 이 기간dp 기록한 최다 연승은 3연승으로 눈에 띄게 화려하진 않았지만 조용히, 그리고 꾸준하게 순위를 높여갔다.

승리의 원동력, 투수진
이런 상승세의 가장 큰 주역은 투수진이다. 롯데의 5월 팀 평균자책점은 2.25로 리그 전체 1위다. 이는 2위 한화(3.46)와도 격차가 크다. 시즌 초에 흔들렸던 투수진은 점점 안정화되며 작년 후반기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그동안 부진해 퇴출 후보로 거론됐던 펠릭스 듀브론트는 지난 1일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그다음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면서 듀브론트는 퇴출 걱정을 덜게 됐다. 4월까지 5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브룩스 레일리 또한 5월 2경기에서 1.98로 안정감을 더했다.

두 외국인 투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선발진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바로 노경은이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노경은은 4월에 1군 등록 이후에도 한동안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송승준이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선발 기회가 생겼고 노경은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강타자가 즐비한 SK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고 다음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KT와의 경기에서는 618일 만에 선발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흥 필승조 오-명-락 트리오
지난 시즌 후반기, 롯데는 박진형-조정훈-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트리오를 구축했던 바 있다. 그리고 올해는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이 뒷문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손승락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건재하다. 3월에 0.1이닝 5자책을 기록한 이후 4, 5월 손승락은 14.1이닝 동안 단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현재 블론세이브는 단 1개도 없으며 세이브만 8개를 기록하고 있다.

조정훈의 복귀가 늦어지고 박진형이 부진과 부상으로 빠진 사이 오현택과 진명호가 이 둘을 대신하고 있다. 작년 11월 두산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한 오현택은 중간계투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오현택은 18경기 출장해 7개의 홀드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2.18에 불과하다. 삼진 23개를 기록하는 가운데 허용한 볼넷은 2개뿐이다. WHIP(이닝당 평균 출루허용)는 0.63으로 10이닝 이상 소화한 전체 투수 중 1위다. 이런 활약은 6년 전 같은 방식으로 팀에 온 김성배를 떠올리게 한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모두 두산 출신이고 사이드암 투수다.

진명호는 6년 만에 다시 제 기량을 뽐내고 있다. 2012년, 진명호는 임시 선발과 롱릴리프로 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5시즌 동안 상무에서의 2시즌 포함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 진명호는 보직을 가리지 않고 등판해 팀 구원진의 기둥이 됐다.

필승조로 시즌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지난 4월 11일 경기에서 진명호는 감독과 팬들에게 본인의 진가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날 선발이었던 송승준이 부상으로 내려가면서 진명호가 갑작스레 등판하게 됐다. 그리고 3.2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로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진명호는 중요한 상황에 등판하는 빈도가 늘었고 그때마다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진명호는 올 시즌 21.1이닝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고 있다.

5월 들어 투수진에 비해 타선은 다소 빈약하다. 롯데는 5월 팀 타율(0.302)은 5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장타의 부재를 겪고 있다. 5월 팀 장타율은 0.429로 8위에 올라있고 홈런은 6개로 밑에서 두 번째에 위치해 있다. 이러면서 팀 득점(49) 역시 8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투수진이 버텨주는 가운데 필요한 최소한의 득점은 올려주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고 있다.

롯데의 다음 목표는 3위 한화다. 한화와는 3게임 차이로 가시권 안에 있지만 반대로 10위 삼성과도 4게임 차에 불과하다. KIA, 롯데, LG, 넥센이 0.5게임 차 사이에서 혼전이기 때문에 매 경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이번주 롯데는 9위 NC와 1위 두산을 상대하게 된다.

이영재 기자
leeyj8492@siri.or.kr
[2018-05-15, 사진=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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