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롯데 자이언츠

야구장 응원문화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응원단장을 중심으로 한 각 구단의 특색있는 응원은 미국이나 일본과 견주어 보더라도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KBO 내에서도 가장 열성적인 응원으로 손꼽히는 팀 중 하나가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머리에 조여 맨 붉은색 봉지. 투수의 견제에 대한 ‘마!’ 외침 소리. 롯데의 응원 문화에 상징적인 요소들이다. 롯데는 이런 요소들을 앞세워 KBO에서 응원이 가장 뜨거운 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에도 롯데는 부산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돋보였지만 본격적으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 재임 시절부터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암흑기를 보낸 롯데는 2007시즌 이후 KBO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로이스터를 선임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로이스터 부임 이후 롯데는 돌풍을 일으키며 강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롯데는 로이스터(08-10), 양승호(11-12)를 거치며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관중 수도 덩달아 뛰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는 홈에서 시즌 평균 13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홈인 사직구장에서 팬들의 응원은 하늘을 찌를듯한 기세였다. 그러면서 사직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 ‘사직노래방’이라는 애칭을 얻게 된다.

 

롯데 자이언츠 응원단

사직노래방을 들썩이게 만든 데에는 응원단의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응원단의 중심에는 10년 넘게 롯데의 응원석을 지키고 있는 조지훈 응원단장이 있다. 조지훈 단장은 2006년 롯데로 온 이후 올해로 13시즌째 팀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간 KBO의 응원문화를 선도한 롯데의 많은 응원가와 응원문화는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강민호와 가르시아의 응원가가 있다.

조지훈 단장을 필두로 여러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단이 구성되어 있다. 이 응원단은 홈 경기는 물론 다른 지방 경기에도 자주 원정을 떠난다. 전국 곳곳에 있는 롯데 팬들은 원정 경기임에도 응원단과 함께라면 홈 경기인 것처럼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설사 응원단이 오지 않더라도 팬 한명 한명이 응원단장이나 다름없다.

 

클래식 시리즈 양 팀 치어리더 합동공연

구단에서 기획한 팬페스티벌도 팬들의 응원문화에 한층 재미를 더했다. 최근 롯데는 원년 구단인 삼성과의 ‘클래식 시리즈’, 인천을 연고로 한 SK와의 ‘항구 시리즈’ 등 일반적인 정규시리즈에 색다른 행사를 기획해 팬들에게 색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붉게 물든 사직구장

작년부터 이어진 팬사랑 페스티벌 또한 마찬가지다. 일반 티켓에 일정 금액을 더해 관중 전원에게 특별 유니폼이나 모자를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약간의 금액만 더 지불하면 보급형 유니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행사가 있을 때면 경기장은 대부분 만원 관중을 이룬다. 모든 관중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특히, 동백 유니폼 행사로 관중석이 전부 붉게 물든 모습은 보는 이가 압도될 정도다.

 

이런 롯데의 응원문화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작년에는 미국의 CNN은 사직의 응원문화를 취재하기 위해 직접 부산을 찾았다. CNN은 야구에 열광하는 도시, 부산의 시민들과 그들의 응원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해외 야구팬들에겐 다소 생소한 응원문화에 동영상의 조회수는 37만 건에 달했고 댓글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그리고 대만에는 롯데의 응원문화를 벤치마킹한 구단이 존재한다. 대만 프로야구 CPBL 소속팀 라미고 몽키스는 지난 2012년 아시안 시리즈에서 롯데의 응원문화를 처음 접했고 이에 영감을 받았다. 이후 라미고 구단은 여러 차례 부산을 방문하며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바로 얼마 전인 16일과 17일, 라미고는 ‘한국의 날’ 행사를 맞아 조지훈 단장을 비롯한 롯데 응원단을 대만으로 초청했다. 롯데와 라미고 응원단은 함께 공연하고 양 팀의 응원가를 부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롯데의 치어리더 팀장인 박기량은 17일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한국과 대만의 응원문화가 한대 어우러진 순간이다.

 

호국보훈의 달, 밀리터리 복장의 응원단

야구 응원문화에서도 한류열풍이 불 수 있을까? 한국의 야구장은 단순히 야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목적을 넘어서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관중 수 감소와 관중의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사무국은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에 집중하고 있지만 관중 수는 7년 연속 감소 중이다.

야구장을 경기관람을 위한 장소를 넘어 한국처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화시킨다면 어떨까? 메이저리그라고 모든 게 한국보다 나은 것이 아니다. KBO가 메이저리그를 많이 따랐지만 반대로 KBO가 메이저리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한국과 같은 응원문화가 관중 문제에 대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영재 기자
leeyj8492@siri.or.kr
[2018-06-24, 사진= 롯데 자이언츠, 영상= Great Big Story, Lamigo Monk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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