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티키타카 시대? 스페인의 탈락에서 본 기업의 위기 극복 방식

“티키타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사람들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결과가 종종 나타났다. 독일은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을 맛보았고, 시드 국가였던 폴란드도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짐을 싸서 돌아갔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예상보다 빠르게 집으로 돌아간 팀이 있다. 바로 스페인이다.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술인 ‘티키타카’를 통해 한동안 전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그 맥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패스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계속되었지만, 상대 팀들이 더 이상 티키타카 전술에 당하고만 있지 않은 것이다.

스페인은 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75대2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했고 패스는 무려 총 1137개, 패스 성공률은 91%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러시아에게 1골 밖에 넣지 못하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 경기를 본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티키타카의 종말이 스페인의 탈락으로 인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과 맞붙은 팀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낸 팀들은 티키타카 스타일 축구의 파훼법으로 역습 축구인 ‘카운터 앤 스트라이크’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스웨덴, 아이슬란드, 러시아 등의 팀들은 철저한 역습 축구를 통해 강팀을 잡아내었다. 그들이 가지는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통해 실리를 추구한 것이다.

티키타카 종주국 스페인의 탈락, 그리고 이를 무너뜨리기 위한 역습 축구의 출현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유사하게 볼 수 있다. 바로 월마트(Walmart) 위기와 아마존(Amazon)의 급격한 성장이다. 티키타카 축구의 위기와 역습 축구의 부흥, 그리고 월마트와 아마존은 어떤 닮은 점이 있는 것일까?

“아마존 되다(To be Amazoned)”

‘검색하세요’ 라는 말을 할 때, 미국사람들은 구글 잇(Google it)이라는 말을 쓴다. 이처럼 브랜드가 동사화 된 기업이 또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유통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Amazon)이다. 아마존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이제는 ‘아마존 되다(To be Amazoned)’라는 말이 생겼다.

유통 업계의 거대한 공룡이 된 아마존은 전자제품, 슈퍼마켓, 책 등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여러 기업들을 궁지에 내몰고 있다. 세계 최초의 장난감 전문점이었던 토이저러스(Toys R us)는 아마존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배송 시스템 그리고 최저가 상품 유통에 대항하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렀다. 이처럼 급격하게 무너진 토이저러스의 모습은 ‘아마존 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마존의 공격적인 성장에 있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의 월마트(Walmart)이다. 글로벌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지난 40여년 간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을 통해 착실한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근래 아마존의 첨단화된 유통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전통적 방식의 유통 기업이었던 월마트는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장점을 살리고 강점을 극대화하라!”

그렇다면 월마트는 아마존의 위협적인 역습에 가만히 무릎을 꿇었을까? 아니다. 월마트는 그들 나름대로의 현명한 위기 극복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월마트는 아마존이 가진 자동화 물류 시스템, 드론 배송과 같은 첨단화된 기술 영역에 하루 아침 뛰어들 수 없었다. 그래서 월마트는 그들이 가장 강점을 가진 ‘오프라인 영역’에 집중을 하고, ‘온라인 영역’은 오프라인의 발전을 위한 도구처럼 사용하는 전략을 채택하였다.

월마트는 2009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신설을 통해 온라인 영역 진출의 신호탄을 쏘았다. 또한, 이후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연구하는 ‘월마트 랩스(Walmart-Labs)’ 설립과 온라인 몰인 ‘제트닷컴(Jet.com)’을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디지털화 시켰다.

월마트의 이러한 디지털 변화 전략은 온라인 영역으로의 진출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강점인 오프라인 매장의 혁신과 네트워크 강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면서 월마트는 아마존의 급격한 성장 속에서 그 간격을 좁히고 있다. 즉, 월마트는 그들이 가진 강점을 살리고 이를 더욱 극대화하여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티키타카 전술로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이끌어가다가 위기에 봉착한 스페인과 같이, 월마트도 유통 업계에 있어 굳건한 자리를 지키다가 위기를 맞이했다. 아마존의 고속 성장은 티키타카 시대의 위기를 가져다 준 역습 축구와 같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월마트는 역습 축구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극대화하여 이에 발빠르고 기민하게 대처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 극복 방식은 티키타카 축구의 위기를 맞은 스페인 뿐만 아니라 수 많은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 준다.

기업의 생태계는 냉혹하고 잔인하다. 아마존과 같이 하루 아침에 관련 기업을 집어 삼킬 수도 있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현실이다. 허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월마트의 사례와 같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장점’의 극대화는 스포츠와 비즈니스 어디든 중요하지 않을까?

 

본 글은 네이버 비즈니스판 1면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배성범 기자
bsb319@siri.or.kr
[2018-07-07, 사진=FIFA공식 홈페이지, MBC Screen Captured,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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