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계에서 ‘한화 이글스’는 약팀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현재 한화 이글스는 2018년 9월 3일 기준 62승 52패로 2위 SK에 1.5게임 차 뒤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8위에 머무른 팀이 일어낸 놀라운 반전이다.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는 2015년부터 팀의 지휘봉을 맡았던 김성근 감독을 시즌 중 경질하였다. 2008년부터 이어졌던 가을야구를 위해서 팬들이 자발적으로 요구했던 김성근 감독은 선수 혹사 논란과 함께 시즌 중 경질을 받아들여야 했다. 결국 남은 시즌은 이상군 투수 코치가 이끌었고, 결국 8위에 머무르며 10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라는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많은 한화 팬들은 김성근 감독을 경험한 팀들이 김성근 감독 이후에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김성근의 저주를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팀을 전적으로 운영하면서 선수 혹사와 같은 무리한 선수 기용과 이미 전성기가 지난 선수를 팀의 미래인 유망주와 거래하여 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김성근 감독 시절 불펜에서 활약한 권혁, 송창식은 부상으로 쓰러졌고 재활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이태양은 수술 전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노수광, 임기영과 같은 유망주들을 잃으면서 팬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말았다.

결국 2017시즌 전 박종훈 단장이 부임하면서 팀의 체질 개선이 시작되었다. 팀의 잉여전력으로 전락한 베테랑 선수들을 단호하게 방출하면서 선수단의 규모를 줄이고, 감독에게 집중되었던 구단 운영의 권한을 가져오면서 팀의 정상화를 노력하였다. 이런 노력은 선수단의 평균 연령의 감소와 원활한 구단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번 시즌 전 한화 이글스는 한용덕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한용덕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즐겨 하던 지옥의 평고와 특투, 특타를 이용한 강도 높은 팀훈련보다는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팀훈련을 간소화한 대신에 개인 훈련에 초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김성근 감독 시절에 기회를 받지 못했던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FA 시장에서 선수 영입보다는 기존 전력을 지키는 방향으로 전환하여 세대교체에 초점을 두었다. 이런 과정에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신인 투수들과 타자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를 이끌게 되었다.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 경질 후 팀의 체질 개선을 통해 강팀으로 재도약하는 모습은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한다. 한화 이글스는 김성근 감독에게 권한을 주는 방법에서 단장과 감독이 팀의 운영 권한을 나누는 방법으로 조직을 개편하였다. 이는 한화 이글스가 늘 약점으로 지적된 노장 선수 중심의 선수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팀의 세대교체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한화 이글스가 다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최고 운영자는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민한다. 이는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기업이든 이제 막 시장에 들어선 기업 모두 해당하는 말이다. 시장에서 최고의 지위에 위치한 기업일수록 이런 고민이 매우 커져 가는데, 시장에서 최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이 현재에 만족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게 하며 결국 퇴보하게 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예시는 노키아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을 처음으로 이끈 기업이다. 이미 1996년 자사 최고의 스마트폰 ‘Nokia 9000’을 출시하였고 이와 관련된 파생 모델들을 출시하였다. 그리고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기 한참 전인 90년대 후반 무선 인터넷과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태블릿 PC를 출시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이미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었고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인 2006년 노키아의 스마트폰 판매 수는 390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지 2010년이 돼서 3900만대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은 매우 컸다.

하지만 2004년 피처폰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RAZR이 세계적 히트를 하자 노키아의 투자자들은 모토로라가 기능이 별로 없는 휴대전화(피처폰)로 시장을 차지하는데 노키아가 하이앤드 제품(스마트폰)에 집착한다고 비난했다. 이는 2006년 노키아의 피처폰 강화 전략을 채택하게 했고 결국 스마트폰 사업부가 피처폰 사업부로 통합되었다. 하지만 휴대전화 시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상황이었고 노키아는 잘못된 조직 개편으로 스마트폰 개발이 더뎌지고 말았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iOS와 안드로이드로 무장한 애플과 삼성의 공세에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이렇듯 기업은 안정기에 접어들수록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에 만족하여 도태되면 다른 경쟁자들의 공세를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한 채 조직을 개편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2006년 12월 야후의 CEO 테리 시멜은 조직개편을 감행하였다. 상품 중심의 조직을 사용자와 광고주 중심으로 개편했다. 그리하여 7개의 상품 부서가 ‘이용자’ 부서로 다른 7개 부서는 ‘광고주/발행자’ 부서로 통합됐다. 그리고 두 사업 부서의 인프라 지원을 위해 ‘기술’부서를 신설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성장을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이는 의사 결정과 이행 능력을 악화시켰다. 이용자 부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맞춤 솔루션을 기술 부서에 요구했고, 광고주/발행자 부서는 자기 부서만의 상품 개발을 위한 인력을 얻고자 이용자 부서와 갈등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서를 관리하기 위해 관리 부서를 개설해야 했다. 의사결정 과정은 12단계에 걸쳐 진행되었고 조직의 규모는 커져만 갔다. 이는 신제품 개발을 어렵게 했고, 결국 야후는 몰락하고 말았다.

다시 한화 이글스의 사례로 돌아와 보자. 박종훈 단장은 2017시즌 한화 이글스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김성근 감독과 불화설이 제기되었다. 그는 이에 대해 김성근 감독이 인사권과 운영권을 가진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현장과 구단의 기준점이 되는 역할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팀의 훈련을 위해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구성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즉 지나치게 감독에게 집중되었던 인사권과 운영권을 가져오고 감독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기존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하지 않고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조직 개편을 이뤄낸 것이다. 성공적으로 조직이 개편된 한화 이글스는 다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한화 이글스 성적 향상을 이끌었다.

한화 이글스와 노키아, 그리고 야후의 사례는 조직 개편의 중요성과 그 방법을 일깨워 준다. 지금도 시장은 변화해 나간다.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 기업 내부에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조직 개편을 모색하는 것이 어떨까?

현계원 기자

hyungw0422@siri.or.kr

[2018-07-27, Photo = 한화 이글스, Google Image Research(Non licensed images)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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