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축구 경기는 팀에 있는 한 명의 스타가 경기의 흐름을 바꿔다 주고 결과를 창출해내었다. 1970년대, 1980년대, 그리고 심지어 1990년대 까지도 펠레, 베켄바우어, 디에고 마라도나는 그들의 발기술과 빠른 속도를 통해 상대 진영에서 공간을 발견하고 골을 넣었다.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팀의 선수들은 패스를 하기 전에 평균 3초 정도 공을 소유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최근의 축구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 되었다. 선수가 공을 소유하는 순간, 상대팀 선수의 강력한 압박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은 그들이 필드 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선수들은 더욱 패스를 빨리해야하고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게끔 변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축구의 변화는 오늘날 모든 팀들의 스타일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기회 창출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플레이를 즐겼던 브라질이나 네덜란드, 콜롬비아같은 팀들은 이들의 기존 축구 색깔을 탈피하고 ‘티키타카’ 라는 축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티키타카 축구의 역사는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6년 바르셀로나의 감독이었던 로레아노 루이즈(Laureano Ruiz)는 최초로 티키타카 축구를 고안한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시기에 루이즈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는 은퇴 후 1988년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되었고, 그는 선수 시절 당시 루이즈 감독이 가르쳤던 티키타카 축구를 더욱 정교화 시켰다. 크루이프의 생각은 간단했다. 필드 위의 모든 선수들이 공격을 함께하고, 수비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의 행해졌던 축구와는 완전히 달랐다. 수비수가 공격에 관여하고, 공격수가 수비를 한다는 것은 당대의 축구에 있어서는 굉장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크루이프의 생각은 축구의 혁신을 가져다 주었다. 수비수들이 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공격수들이 수비를 하기 위해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오면 상대팀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크루이프의 티키타카 축구는 21세기에 들어서 한 층 더 정교화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크루이프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펩 과르디올라가 은퇴 후 바르셀로나 감독이 되면서, 티키타카 축구는 한층 더 발전하였다. 기존의 티키타카가 세밀하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낀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의 코치진들과 함께 티키타카 축구에 몇 가지 변화를 주었다.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움직임과 빠른 패스, 좋은 볼터치와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을 요구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는 21세기들어 가장 혁신적인 축구가 되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이러한 방식의 축구를 ‘티키타카(Tiki-Taka;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새로운 티키타카 축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전략과 패스의 조합을 만들어 내어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선수들은 패스를 통해 서로 소통을 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나’가 아닌 ‘우리’라는 존재로 탈바꿈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티키타카 축구는 ‘집단 지성(Swarm Intelligence)’의 영역에 들어섰고, 현대 축구에 있어 복잡한 수비를 파헤치는 공격의 해법이 되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는 어떨까? 기업들의 상황도 축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들어 속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바뀌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예를 들면, 그들은 더 짧은 간격을 가지고 신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1970년대의 자동차 회사는 대략 8년마다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1990년대 이르러서는 제품 수명이 3년으로 줄었고, 우리가 알다시피 이제 자동차 브랜드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2년마다 적어도 페이스리프트(Facelift; 자동자 디자인의 전면 개조)를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소싱 또는 제조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산업을 방해하려는 새로운 기술을 가진 경쟁자가 여기저기 출몰하고 있으며 경쟁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경영 컨설턴트 회사인 KMPG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증가된 복잡성이 그들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94%의 응답자는 이러한 복잡성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데 있어 키포인트라고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복잡함 속의 다면적이고 상호 연계된 요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빠르고 변화하고 복잡해지는 세상을 적응하는 대신에, 그들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기존의 노선을 계속해서 유지하려고만 노력한다. 복잡한 일을 해결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대신, 틀에 박힌 상태로 점점 더 빨리 달리려고 하는 것이다. 많은 수의 기업들은 복잡성의 증가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오늘날 유일하게 지속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복잡성을 다루기 위한 열쇠가 ‘집단 지성’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티키타카 축구는 집단 지성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교과서임에 틀림 없다.

기업들은 티키타카 축구로부터 집단 지성이 지니는 4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공통된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티키타카 축구 이전에는 이러한 축구 방식이 가지는 비전이 낙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일부 혁명가들은 티키타카 축구의 비전을 선수들과 함께 공유하고 이를 통해 그들이 가진 목표에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만약 당신이 축구 팀정도의 크기를 가진 회사의 부장이라면, 당신의 직원들이 공통된 비전을 가지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10%미만의 부서장만이 직원들을 지도하기 위해 비전을 개발한다고 한다. 대개 그들은 본인이 아닌 회사가 비전을 생각해내서 직원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 내 사람들 모두가 같은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부서의 비전을 가지는 것이 직원들에게 있어 목적과 방향에 대한 감각을 불어넣는데 있어 더 실질적일 것이다. 또한, 직원들은 이를 통해 집단 지성을 생성하는 형태로 반응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두 번째로, 유연한 역할을 설계한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축구에서 골키퍼,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의 라인업 형성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동안에 이러한 고정 관념은 티키타카의 본격화와동시에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풀백이 종종 공격을 시도하고, 공격수가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변칙적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오픈 플레이 시스템은 팀 내의 선수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상호 작용을 하면서 상대편이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대조적으로, 기업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개방성과 협력성이 거의 없다. 계속되는 경쟁의 압박 속에서, 기업들은 바깥이 아닌 내부를 보며 자기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하고 타인을 비난한다. 생산 및 디자인 부서는 마케팅 및 영업 부서가 고품질 제품을 충분히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을 한다. 이러한 자기 중심적 사고 방식은 여전히 축구에 존재할지 몰라도, 이러한 것들은 그 어떤 유능한 코치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 경영자들 역시 그들의 경쟁 상대가 다른 회사이지, 그들의 동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상사가 아닌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축구 감독들의 스타일은 펠릭스 마가스와 루이스 반 할과 같았다. 질서와 복종의 시스템 속에서 선수들을 지도한다. 이러한 리더십 스타일의 감독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항상 알고있고 그에 맞춰서 행동한다. 그러나 이는 당신이 항상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고 당신의 팀에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한 효과적이다. 이것은 위기의 시기가 도래했을 때에는 적절할 수 있지만, 점점 더 경쟁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며 복잡한 상황에 직면한 환경 속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선수들, 그리고 직원들은 스스로가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최고로 평가받는 감독들은 그들의 선수들과 함께 협력적인 탐험을 하는 탐험가와 닮았다. 이러한 스타일의 감독으로는 티키타카를 정교화 시킨 펩 과르디올라, 팀 단위의 압박을 중요시하는 위르겐 클롭, 토마스 투헬이 있다. 그들 모두 팀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항상 팀이 업적을 이루어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그의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받아왔던 것보다 훨씬 많은 지원을 약속한다.

안타깝게도, 기업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기업들은 당근과 채찍의 방식에 의존하여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고, 이들은 직원들이 이러한 방식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천천히 깨닫고 있다. 축구에서는 이미 이러한 교훈을 오래전부터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많은 CEO들은 이들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네 번째로는, 집합적인 목표를 설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먼 옛날에 선수들은 골을 넣으면 그에 맞는 보너스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선수들이 거리와 포지션에 상관 없이 슛을 시도한다는 큰 단점을 낳았다. 이러한 개인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현재의 축구는 팀 단위로 변모했다. 선수들은 함께 이기고 진다. 보너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티키타카 축구의 세밀함을 추구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반적인 성과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고, 득점이나 트로피 개수에 있어서는 그다지 중요치 않게 여겼다. 즉, 선수들에게 팀 단위의 축구를 통해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명확히 설정하여 가르친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기업들은 보고서를 위한 목표를 세우는 것과 성과를 내는 것에 골치 아픈 싸움을 여전히 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은 그들이 달성한 목표에 대해 보상을 받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인식한다. 이는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잘 작동되는 기계를 통제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관행에 있어서 불만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불리한 목표 앞에서 보다 낮은 수준으로 일을 수행하고, 더 이상 직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직원들의 잠재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운영되는 것이다.

경영진들은 개별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집단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수용하면서 직원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집단적인 목표가 있는 환경 속에서 직원들은 서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보다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고, 회사는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오늘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제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경영진들만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기업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집단 지성을 이용해야 한다. 집단 지성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 기업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티키타카 축구로부터 배울 수 있는 집단 지성의 교훈들은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배성범 기자
bsb319@siri.or.kr
[2018-09-13, Photo=Kevin Keyser/KeyserImages.com, alchetron.com, personeltoday.com, bizztor.com, youtube captured image, Reference=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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