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탁구대표팀이 또다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 탁구의 만리장성은 여전히 높고 탄탄했다.

“아시안게임, 탁구, 중국…”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남자 탁구대표팀은 중국에게 0-3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데자뷔 같은 장면이 4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남자 탁구대표팀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이번 대회까지 7회 연속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결승전 상대는 모두 중국이었다. 24년 동안 이어진 얄궂은 운명이다. 김택수 감독은 남자 탁구 단체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마지막 금메달을 따냈던 1990년 대회의 주역이었다. 감독으로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예전 그 모습을 다시 일궈내진 못했다.

©세계 최강 중국 탁구

중국은 자타공인 탁구 세계 최강국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로 중국은 메달을 휩쓸다시피 했다. 올림픽에서 나온 탁구 종목 금메달 32개 중 28개는 중국의 몫이다. 그다음은 한국(3개), 스웨덴(1개)으로 이어진다. 중국 외의 국가에서 마지막으로 따낸 금메달은 2004년 남자 단식 유승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독주 속에서 한국은 중국에게 가장 위협적인 상대이기도 했다. 역대 올림픽 탁구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1위 중국(53개)에 이어 한국은 18개로 2위에 올라있다. 3위 독일(7개)과도 격차가 꽤 크다.

하지만 2위 자리마저 위협 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은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최근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중국은 물론 독일과 일본에게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0년 부산에서 개최될 세계선수권 대회, 그리고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며 우리 탁구 대표팀에게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펩시 vs 코카콜라

펩시가 보여준 2인자의 반란


2인자 자리에서 변화를 통해 반등에 성공한 회사가 바로 펩시다. 펩시는 1898년 탄생한 이래 100년이 넘도록 코카콜라와 경쟁하며 일명 ‘콜라전쟁’을 이어왔다. 두 기업은 콜라 업계의 쌍두마차로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펩시에게는 항상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이런 펩시가 꺼내든 카드는 시장의 다각화였다. 콜라 시장에서 밀리던 펩시는 점점 콜라를 버리기 시작했다. 펩시는 1998년 주스 회사 ‘트로피카나’를, 2001년 스포츠음료 회사 ‘퀘이커오츠’를 인수하며 콜라의 비중을 줄여나갔다. 펩시의 게토레이는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를 앞질렀고 두 회사의 격차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결정의 중심에는 펩시의 CEO 인드라 누이가 있었다. 1994년 펩시에 입사한 그녀는 2001년 최고재무책임자 자리에 올랐고, 2006년 펩시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누이는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있는 탄산음료 대신 ‘웰빙’을 앞세운 이온음료, 주스, 차 등을 회사의 미래로 삼았다.

그리고 그 결정은 적중했다. 2004년 펩시는 처음으로 코카콜라의 매출을 앞지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주가 역시 펩시는 현재까지 코카콜라에 2배 이상 앞서있다. 그동안 콜라의 이미지가 강했던 펩시는 종합 음료∙식품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웰빙 열풍과 탄산음료 시장의 축소에 맞춰 코카콜라도 한발 늦게 펩시의 행보를 따라갔다.

©변화 없이는 반전도 없다

펩시는 시장의 다각화라는 변화로 만년 2등에서 코카콜라를 넘을 수 있었다. 기존에 내세우던 콜라만 계속 집중했다면 아마 코카콜라를 앞서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침체기에 빠져있는 한국 탁구 대표팀 역시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 세계에는 영원한 1인자도, 영원한 2인자도 없다. 하지만 변화 없이는 반전 또한 없다.”


스포츠미디어시리(Sport Industr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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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leeyj8492@si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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