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팀이 좋은 성적과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훌륭한 감독, 좋은 인프라 등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되었든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들일 것이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가 많을수록, 감독은 더 폭 넓은 전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경기 결과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팀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A급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면 그 팀의 수준은 한 층 더 높을 것이고 계속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줌에 틀림이 없다.

지금까지의 축구 역사를 보면,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20년 전 프랑스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선수는 지네딘 지단이었고, 4년 후 브라질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 데에는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히바우두가 있었다. 클럽 팀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에 들어 최고의 클럽 반열에 든 FC바르셀로나도 이들이 보유한 리오넬 메시,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있었기에 유럽 역사상 최초로 2번이나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A급 선수들의 보유 유무는 팀이 최고가 되는데 있어 두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형화된 생각에서 벗어난 감독이 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최고로 만든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rson)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면서, 수 많은 선수들을 지도하고 활용했다. 그는 기량이 탁월한 A급 선수를 잘 활용하기도 했지만, 주목을 받지 않는 평범한 B급 재능들을 관리하는데 더욱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B급 재능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팀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이끌어갔다. 대표적으로, 2010년 전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면 그가 얼마나 B급 인재들을 잘 활용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쿼드에는 특출난 선수가 많이 없었다. 심지어, 몇몇의 에이스 선수가 없이도 퍼거슨 감독의 팀은 경기력에 큰 변화 없이 좋은 결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그가 보통의 인재들인 B급 플레이어들을 잘 활용하고 돌봤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퍼거슨 감독의 B급 인재 관리 능력은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이다. 한 때, 기업들 사이에서는 ‘1명의 인재가 1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라는 말이 있었다. 이에 기업들은 A급 인재를 데려오는데 열중을 했었다. 실제로 하버드 경영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90% 달하는 CEO들은 A급 인재 혹은 우수한 사원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할애한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A급 인재가 회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기업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좋은 생각은 아니다. 최근 발표한 하버드 경영대학의 20년에 걸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장기적인 성과와 생존여부는 A급 인재가 아니라 조연의 역할인 B급 인재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즉, 일정한 수준의 역량을 꾸준히 보여주는 조연들인 B급 인재들을 주목하는 것은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왜 이들을 주목해야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들을 기업의 장기적인 플랜 속에서 육성할 수 있을까?

첫째, 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은 B급 인재로부터 비롯된다.

하버드 경영대 교수인 토머스 드롱(Thomas J. Delong)에 의하면 A급 인재들은 회사의 성과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의 지속적 성과는 B급 인재들의 공헌에서 온다고 한다. 즉, B급 인재들은 평상시와 위기시를 가리지 않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과 창출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특히 기업이 위기가 닥칠시에 A급 인재들은 다른 회사들의 스카우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B급 인재들은 계속해서 본인이 몸담은 조직을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 경영진들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둘째, 대부분의 경우 A급 인재는 B급 인재로부터 시작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Byron)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유명해졌다”라고 말했었다. 허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이런 이야기는 적용되지 않는다. A급 인재는 갑자기 탄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A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그들 조직 내부에 있는 B급 인재를 육성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필요할 때 A급 인재를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내부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인재 육성을 하는 것이 훌륭한 인재가 나올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셋째, 조직은 결코 뛰어난 인재만으로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주장이 옳고, 강한 신념을 가진 A급 인재들만으로는 오히려 실행보다는 논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위험이 높다. 휴먼 이퀘이션(Human Equation)의 저자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역시 단순히 ‘가장 유능하고 똑똑한’ 사원을 뽑는 것이 모든 상황에서 통할 수 있는 처방이 되지 못한다고 단언하였다. 왜냐하면 기업은 개인보다는 팀 단위의 협력이 보다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탁월한 인력의 필요성이 큰 R&D 부문이더라도, 함께 팀을 이루어 A급 인재들을 적절하게 뒷받침해 줄 수 있는 B급 인재들이 없다면 탁월한 개인이 혼자 아무리 애를 써도 성과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B급 인재,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중국 역사 사건들을 토대로 인재 관리 기술을 다룬 경전인 변경(辨經)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잘 쓰면 모두가 인재고, 내치면 모두가 쌀 지게미다’. 즉,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퍼거슨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칫하면 기량을 만개하지 못할 B급 선수들을 계속해서 주목하면서 관리를 하였고, 입맛에 맞게 잘 활용하였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유능한 B급 인재들을 활용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을 취해야 할까?

첫째, 적절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라

B급 인재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이들을 육성하면서 역량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B급 인재들은 잠재 역량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하기에, 교육훈련을 통해 그들의 능력을 가다듬어준다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회사로는 남성 맞춤 정장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소매 할인 체인 업체인 맨즈웨어하우스(Men’s Warehouse)가 있다.

이 회사는 당시 의류 산업이 사양 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초반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며 1995년 당시 총 278개의 체인을 운영하는 거대한 회사로 성장하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회사의 성공 비결이 교육훈련에 있다고 말했다. 인재 수준이 타 회사에 비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타 회사들이 간과해 온 교육훈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투자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 것이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라는 것이다.

둘째, 상위 직급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

아무리 승진에 대한 욕심이 덜하고 주목을 덜 받는다 하더라고, B급 인재들에게 상위 직급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왜냐하면, B급 인재들도 더 이상의 성장의 기회나 비전이 보이지 않으면 일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업무에 매번 유능한 인재들만 투입한다면 업무 효율적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겠지만, 다른 B급 인재들은 자신들이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느끼고 결국 조직을 이탈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HP나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같은 기업들은 내부 승진 원칙을 통해 상위 직급을 충원함으로써 B급 인재들에게 보다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

셋째, 인정하고 적절하게 보상하라

B급 인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자긍심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성과에 어울리는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금전적으로 적절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B급 인재들에게는 인정이라는 내재적인 보상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B급 인재들은 기업 성과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겉으로 튀지 않는 특징 때문에 자칫하면 리더의 관심 밖으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들은 자신이 부당하게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기업의 리더는 항상 B급 인재들의 역할과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성취한 성과에 대해 인정하고 적절히 보상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B급 인재들은 자신감과 자긍심이 높아지고,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GE의 전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5%의 우수 인재가 95%의 직원들을 선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95%를 차지하는 B급 인재들이 없다면, 5%의 우수한 인재는 물론 기업 그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처럼 비즈니스에서 B급 인재의 중요성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퍼거슨 감독이 탁월하게 보여주었던 B급 인재 관리처럼, 기업들도 지금 당장 B급 인재들이 가지는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관심을 주고 효과적인 관리를 한다면,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회사를 움직이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음에 틀림 없을 것이다.

 

본 글은 네이버 비즈니스판 1면에 게제된 칼럼입니다.

 

배성범 기자
bsb319@siri.or.kr
[2018-10-08, Photo=twitter.com, telegraph.co.uk, wcs.uwa.ca, guardian.com), Google search(non licensed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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