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동남아 시장 공략, 잘 되고 있는가

지난 2015년 12월, 인천유나이티드는 임대로 베트남 국가대표 출신 호앙 아인 잘라이 소속의 쯔엉을 2년 임대로 영입하였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과 베트남 양 언론의 반응은 상당했다. 한국의 경우, K리그에 동남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입단하였다는 사실부터 주목을 끌 만했다. 1984년부터 1986년 동안 럭키금성 황소에서 뛰었던 태국의 피야퐁 이후로 K리그에 처음 등장한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이자 베트남 국적으로는 최초이기 때문이었다. 베트남 언론 역시 쯔엉의 인천유나이티드 입단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쯔엉의 인천유나이티드 입단식은 베트남 현지에서 진행되었고 베트남 축구계 고위 인사와 언론을 포함하여 총 200명 이상의 베트남 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입단식 이후 인천유나이티드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된 쯔엉 관련 게시물들이 베트남 팬들의 댓글로 도배가 되고 ‘좋아요’ 수가 2만 개에 이르는 등 베트남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마치 과거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당시 한국의 상황을 보는 듯하였다. 당시 인천유나이티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근로자들, 베트남의 축구 열기 등을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신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로부터 한 시즌이 지난 후, 쯔엉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강원FC로 재임대되었고 올해 초 K리그를 떠났다. 프로축구연맹은 2017년 3월, 뒤늦게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당시 연맹은 동남아시아 지역이 타 종목보다 축구의 열기가 훨씬 뜨겁고 축구 콘텐츠 구매율이 높기에 타깃으로 선정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선수 영입을 통해 해당 국가의 애국심을 노리는 진부한 마케팅이 아닌 K리그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이로부터 벌써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K리그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2017 K리그 올스타전 베트남 개최가 실패한 진짜 이유

2017년 3월, 연맹은 2017시즌 K리그 올스타전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혹은 베트남 등에서 개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평균 관중 수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굳이 국내 팬들을 위한 올스타전이 아닌 베트남 국민들을 위한 올스타전 개최라는 점에서 일부 팬들은 반발하였다. 하지만 파격적이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기대 역시 많았다. 쯔엉이 인천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불러온 인천유나이티드와 쯔엉을 향한 베트남 현지의 엄청난 열기를 K리그로 이어갈 수 있는 파격적인 시도라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과 K리그 올스타팀 간의 경기가 펼쳐졌다. 약 2만 5000명가량의 베트남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축구 한류 확산이라는 기획 목표를 충분히 충족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근호, 김신욱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K리그 올스타팀은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에 0대1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후 연맹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베트남 A매치 대표팀도 아닌 U-22 대표팀에게 AFC 최대 우승팀 배출에 빛나는 K리그의 올스타팀이 패했으니 그냥 망신도 아닌 대망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여론에 힘입어 수많은 국내 언론사는 올스타전 베트남 개최는 확실한 실패라며 동남아 올스타전 개최를 앞으로도 추진하겠다는 연맹의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본인 역시 일부는 동의하는 바이다. 아무리 매년 치러졌던 올스타전처럼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이벤트성 경기가 아닌, 정식경기의 형식으로 올스타전이 치러졌기 때문에 선수 간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을지라도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베트남까지 직접 방문하여 경기를 치렀음에도 패배했다는 사실은 K리그 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패배했기에 동남아 원정 올스타전이 실패했다는 주장에 본인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017 K리그 올스타전은 실패에 가깝다. 하지만 경기력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연맹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록 경기에 패했으나, 관중 수와 베트남 현지의 관심도로 미루어 보았을 때 상품성은 충분히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본인은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K리그 올스타전을 굳이 베트남까지 가서 치른 이유는 상품성을 한번 확인해보기 위해 그저 한번 시도해본 것이란 말인가. 기본적인 프로모션 하나 없이 경기 전날 베트남에 입국하여 경기 당일 팬 사인회 등의 형식적인 이벤트 후 경기가 끝나자마자 귀국한 것이 연맹이 말하는 동남아 시장 공략의 출발점인지 말이다.

 

인천유나이티드, 강원FC, 연맹이 실수한 이유는 같다

쯔엉이 K리그에 입성하기 전 국내 축구팬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동남아시아 선수를 K리그에 영입하면 중계권 판매, 국내 거주 중인 동남아시아 국적 사람들의 경기장 방문, 유니폼 판매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예상하곤 했다. 그리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하던 축구팬들의 이야기는 쯔엉이 K리그에 입성하면서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인천유나이티드와 강원FC는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에 쓰던 말을 그대로 쯔엉의 입단식에서 언급했다. 그리고 쯔엉은 K리그에 입성한 지 약 2년 후 다시 베트남으로 복귀했고 장밋빛 희망은 장밋빛 희망에 그쳤다.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하다. 쯔엉이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쯔엉은 인천유나이티드와 강원FC에서 총 6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인천유나이티드와 강원FC는 현지 베트남 기업과의 스폰서십 협약을 추진하거나 베트남 현지 축구팬들을 초청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비록 쯔엉이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마케팅 시도가 무위에 그쳤을지라도 이 외에도 아쉬운 점은 분명하다. 쯔엉의 입단식 당시 인천유나이티드는 인천의 거주 중인 동남아시아 인구수를 언급했고, 강원FC 역시 쯔엉을 통한 베트남 관광객의 강원도 유입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쯔엉의 두 번의 입단식을 통해 바라본 인천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K리그 팬들 사이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르내리던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동남아 선수 영입 효과를 너무나 쉽게 내뱉었다는 것이다. 동남아 선수를 영입하여 동남아 시장 개척에 활용하자는 주장이 당위성을 얻기 위해선 해당 동남아 선수의 실력과 함께 꾸준한 동남아 선수의 수급, 지속적인 출전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는 J리그가 쯔엉 이전에 시도했던 베트남 국적의 레 콩 빈을 영입한 사례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3년 베트남의 인기 축구 스타 레 콩 빈은 J리그 2부의 콘사도레 삿포로 구단으로 이적하였다. 쯔엉이 K리그에 입성했을 때와 같이 베트남 국민들의 관심은 엄청났다. 레 콩 빈이 콘사도레 삿포로 구단으로 이적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콘사도레 구단의 스폰서 삿포로 맥주는 2013년과 2014년 베트남 맥주 소비량 1위를 차지하였다(김환, 2015). 또한 베트남 TV에서도 2012년부터 중계하던 J1리그를 J2리그까지 확대하는 등 9경기 출전해서 2골을 넣은 레 콩 빈의 활약에 비해 J리그는 엄청난 효과를 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레 콩 빈이 반 시즌 만에 베트남 리그로 복귀하게 된 이후이다. 레 콩 빈이 돌아간 이후, 베트남 TV에 J리그 경기 중계 횟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레 콩 빈이 베트남으로 복귀한 지 1년도 안 되어 편성에서 제외되었다. 레 콩 빈 영입 이후, 2년 동안 베트남 내 맥주 판매량 1위를 달성했던 삿포로 맥주 역시 2015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1.4%까지 떨어지며 급격하게 침체하고 있다. 결국 J리그와 베트남과의 접점은 계속 유지되지 못했다. 이처럼 특정 동남아 출신 선수에 의지하는 동남아 시장 개척 전략은 단기간의 성과가 나타날 순 있어도, 그 열기를 계속해서 유지하기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연맹도 이를 알고 있는 듯 지난 2017년 3월, 동남아 시장 개척 의지를 드러냄과 이를 위해 특정 선수의 영입을 통한 진부한 마케팅이 아닌 K리그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의 올스타전을 통해 바라보았을 땐,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천유나이티드, 강원FC가 쯔엉을 소비한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베트남 축구 시장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맹은 쯔엉의 K리그 입단 이후 뒤늦게 동남아 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것에 모자라, 쯔엉으로 얻은 관심과 한류 열풍에 편승하여 경기를 개최한 것 외에는 어떠한 자체적인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말한 ‘K리그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K리그가 가진 경쟁력은 무엇일까? 어떻게 선보여야 하나

K리그가 동남아 진출에 있어 내세울 수 있는 K리그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바로 축구 실력이다. K리그는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최다 우승팀을 배출한 리그이다. 또한 K리그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 된 축구 대표팀이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였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축구 최다 우승국(5회)가 되었다. 이처럼 한국 축구, 그리고 K리그는 아시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축구를 하는 리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떠한 경쟁력이 있을까? 경기력 외의 또 다른 경쟁력을 생각해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력이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 자체로도 K리그가 가진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지난 2015년 10월, 베트남의 유료 스포츠 채널인 ‘봉다TV’와 ‘테타오TV’에 K리그 클래식 10경기가 생중계되었는데 10경기 중 가장 시청률이 가장 높았을 땐 약 0.4%였다. 이는 베트남에 중계되는 독일의 분데스리가,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평균 시청률이 약 0.3% 정도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실제로 2015년 K리그의 베트남 생중계를 담당했던 VTVcab의 대표는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K리그는 베트남에서 성공하기 위한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에 K리그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콘텐츠다. 아시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라는 사실, 동남아 지역에서 축구의 엄청난 인기,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류로 인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등은 충분히 K리그가 동남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하지만 K리그는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어떻게 동남아에 K리그를 매력적으로 포장하여 어필할 것인가가 핵심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저 동남아 선수 한 명 영입한 후 수동적으로 관중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거나, 경기 한 번으로 인기 상승을 기대했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이에 본인은 두 가지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SNS, 쇼트 클립을 중심으로 한 영상 콘텐츠 배치 및 다양화, 유소년 교류 활성화가 그것이다.

 

SNS, 쇼트 클립의 특성에 맞는 영상 콘텐츠 배치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는 개인 BJ들이 지상파에 등장하고, 3분이 채 안 되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소위 말하는 ‘움직이는 짤방’, 혹은 짧은 영상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동남아 지역 축구팬들에게 K리그를 소개하기 위해, K리그가 얼마나 수준 높은 축구를 구사하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글도 아니고 사진도 아니다. 영상으로 직접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영상을 그저 보여주는 것에서 그친다면 보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 어렵다. 그저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그들을 위해’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공략하고자 하는 국가의 사람들이 주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인터넷 공간이 어디인지, 연령층은 주로 어떤지 등의 정보를 토대로 그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접근 방식이 해당 국가의 동영상 트렌드에 부합하는지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연맹은 쇼트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연맹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에 K리그를 알리고, K리그 관련 콘텐츠를 확산할 좋은 기회”라며 이번 라이선스 계약의 의의를 전했다(김우종, 2018). 연맹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틱톡과 연맹이 계약을 체결한 것은 해외 시장, 즉 작년 선언했던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축구팬에게 틱톡이라는 비디오 플랫폼은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틱톡’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더우인은 올해 1분기 전 세계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다(이지원, 2018).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역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필리핀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동영상 앱 분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틱톡 전체 회원 중 24세 이하 회원의 비율은 약 85%이며, 그중 여성 회원의 비율은 약 70%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24세 이하의 여성 이용자가 대다수인 틱톡은 과연 동남아 지역에서 K리그를 알리고 K리그의 콘텐츠로 어필하는 데 있어 적절한 도구일까? 틱톡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후, 연맹은 ‘K리그와 함께하는 나만의 골 세레모니’라는 주제로 처음으로 틱톡을 통해 이벤트를 개최하였다. 자신만의 독특한 골 세레모니 짧은 영상을 틱톡에 업로드 한 후, 수상자는 각종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의 이벤트였다. 비록 해당 이벤트는 해외 팬들을 타깃으로 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팬들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였을지라도 애플리케이션과 해당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는 막무가내식 이벤트였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약 1000개의 이벤트 관련 게시물 중 연맹과 K리그 구단이 업로드한 15개의 게시물을 제외한 게시물들이 실제로 업로드된 것인데, 업로드 된 950개의 게시물 중 실제로 이벤트와 관련된 게시물은 1%도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실제로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0대, 20대 여성 이용자가 대다수인 틱톡이라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이 이벤트를 기획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가령 연맹이 골 세레모니 이벤트 대신 10대 혹은 20대의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지에서 인기인 K-POP 스타를 활용하여 K리그를 알리는 전략을 취했다면, 틱톡과의 계약 체결은 적절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KOTRA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파급효과가 큰 SNS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인터넷을 사용하는 베트남 인구의 10명 중 9명은 페이스북 사용자이다. 앞서 본인이 언급했듯 쇼트 클립 역시 최근 떠오르는 애플리케이션이지만 아직 동남아시아에서의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또한 쇼트 클립을 활용한 15초 내지의 영상 콘텐츠보다는 페이스북, 혹은 유튜브를 통한 15초보다 더욱 영상이 길고, 설명이 추가된 콘텐츠가 K리그를 처음 접하는 동남아 팬들과 소통하기 훨씬 수월할 수 있다. 특히 연예인 혹은 유명 개인방송 BJ 등을 총칭하는 ‘KOL(Key Opinion Leader)’의 영향력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매우 큰 것이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10월 베트남에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을 때, 현지 연예인의 페이스북 모금 활동을 호소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무려 일주일 만에 100만 달러 이상을 모은 것은 페이스북, 유튜브를 포함한 모든 SNS에 전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이는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여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현지 축구팬들에게 K리그를 알릴 때, 현지에서 KOL로 꼽히는 활용하여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이끌어 나가는 것보다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에서는 단편영화 형식의 광고영상도 인기다(주간무역, 2017). 인기를 끈 광고 영상들의 주요 특징은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쉽고도 감동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는 것인데 이러한 정보 역시 K리그가 영상 콘텐츠로 그들에게 접근하는 데 있어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이처럼 동남아시아 국가별로 가지고 있는 SNS 사용자들의 특성을 K리그는 파악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역시 중요한 K리그의 과제이다. 하지만 그 콘텐츠들을 어떻게,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도 해당 콘텐츠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문제이다.

본인은 지금까지 동남아 시장에 K리그의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 SNS, 쇼트클립의 특성에 맞는 영상 콘텐츠 배포를 제시하였다. 본인의 제안이 실제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사용되기 위해 필요한 선제조건이 있다. K리그 자체적인 영상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다. 본인이 앞서 동남아 각 국가별 SNS 및 쇼트클립 사용자들의 특성이 다를 수 있고 앱마다 주요 특징이 다르기에 이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임을 역설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전에 K리그가 현재 얼마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지, 어떠한 방법으로 영상 콘텐츠를 다양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선행되어야 하는 건 생중계 외의 다양한 콘텐츠 제공이다. 예능, 다큐멘터리, 문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K리그를 알릴 수 있는 도구를 찾아야 한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처럼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꾸준한 이야깃거리가 존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풋볼리스트, 2015).

 

②유소년 교류 활성화, K리그를 활용한 동남아 유소년 육성 모델 구축

본인은 서론에서 동남아 선수를 영입하여 동남아 시장 개척에 활용하자는 주장이 당위성을 얻기 위해선 해당 동남아 선수의 실력과 함께 꾸준한 동남아 선수의 수급, 지속적인 출전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혹자는 위 세 가지를 현실성 있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본인의 답은 유소년 교류 활성화이다.

베트남에는 2개의 대표적인 유소년 육성 기관이 존재한다. 쯔엉을 배출한 HAGL-ARSENAL-JMG ACADEMY(이하 “JMG 아카데미”), PVF(Promotion Fund of Vietnamese football talents)가 그것이다. HAGL-ARSENAL-JMG ACADEMY의 경우, 2007년 설립된 유소년 육성 아카데미이다. 베트남 V.League 구단인 Hoang Anh Gia Lai와 세계적인 축구 교육 기관인 JMG ACADEMY, 영국 프리미어리그 ARSENAL 구단이 협력해 설립했다(한국프로스포츠협회, 2016). 3년 주기로 10명 내외의 유소년 선수를 모집할 정도로 소수정예로 운영된다. 반면 PVF의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스콜스와 라이언 긱스가 매니저와 고문으로 PVF에 근무하게 되면서 비교적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비영리 육성 재단으로 엘리트 선수 육성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 축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현재 약 180명가량의 유소년들이 PVF에서 기회를 받고 있다. 또한 매년 10명에서 20명가량의 PVF 출신 유소년 선수들이 베트남 프로축구리그에 진출한다. 본인이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JMG ACADEMY와 같은 육성 모델 구축, PVF과의 K리그 간의 유소년 육성 교류 활성화이다.

첫째, 세계적인 유소년 육성 아카데미와 구단, 아스널의 상호 협력으로 설립된 JMG ACADEMY의 육성 모델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K리그가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이다. HAGL-ARSENAL-JMG ACADEMY라는 아카데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HAGL, JMG 아카데미, 그리고 아스널은 3가지 대표적인 기능으로 나뉘어 있다. HAGL는 자본을 투자하고 JMG 아카데미는 국제적인 축구 교육 기관답게 수업 커리큘럼, 유럽 출신 코치, 영어 강의를 담당하며 아스널은 유소년들에게 영국 유학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K리그 역시 JMG 아카데미의 아스널과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바라보았을 때, 아스널이라는 브랜드와 베트남 축구 사이의 괴리는 크다. 또한 최고의 프리미어리그 팀 중 하나인 아스널에 JMG 아카데미 출신 유소년 선수가 입단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반면 K리그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현실적으로 동남아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꿈의 리그가 될 수 있다. 비록 쯔엉이 두 시즌 만에 K리그를 떠나긴 했지만, 동남아 선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외부 환경도 K리그가 동남아에 진출하기 유리한 조건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함께 기적을 일으킨 것을 지켜본 동남아시아 축구계에선 체력과 피지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여 J리그보단 K리그의 압박, 힘에 기반한 축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국 기업들의 동남아 러시, 이미 진출해있는 기업들의 엄청난 상승세 등은 충분히 자본을 투자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요소들이다. 이처럼 K리그를 활용한 동남아 육성 모델이 실제로 구축된다면 K리그를 알리는 것은 물론, 언젠간 앞서 말한 실력 있는 동남아 선수들의 꾸준한 K리그 입성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둘째, PVF와 K리그 간의 상호 교류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PVF의 코치는 약 20명 정도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FIFA 교육 과정을 수료한 베트남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JMG 아카데미와 달리 해외 선진 축구를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 이에 PVF는 감바 오사카, 부산 아이파크 등 일부 구단들과 교류 협약을 맺고 전지훈련 장소를 제공하는 대신 코치를 2년간 파견받거나 양국 유소년 팀 간 경기 개최 혹은 유소년 선수를 상대 리그에 파견하는 형식으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데 이는 부산 아이파크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가 생각해볼 만한 좋은 사례이다. K리그의 긍정적 이미지를 각인시켜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음은 물론, 동남아 진출에 있어 어떠한 콘텐츠로 고민하는 K리그에 좋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실력 있는 베트남 유소년 선수가 프로로 진출할 경우 국내 프로구단으로의 원활한 임대 또는 영입이 가능해질 것이며, 선수 발굴 목적을 떠나 향후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K리그가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한국프로스포츠협회, 2016).

 

글을 맺으며: 동남아 시장 공략의 기본적인 선제 조건

최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AFC U-23 축구 선수권대회 준우승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내며 베트남 국민들이 박항서 감독에 열광하고 있다. 기존에 K-POP, 드라마 등의 콘텐츠로 만들어진 베트남의 한류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요즈음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남아, 특히 베트남에 진출하고자 하는 K리그 역시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보다 쉽게 시장 공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자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얄팍한 주장을 K리그가 참고해서는, 아무리 한류라면 무조건 통한다는 베트남일지라도 성공할 수 없다. 물론 현재 베트남의 상황은 여느 때보다도 K리그가 진출하기에 유리한 상황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류 열풍으로 효과를 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시장 공략 초기에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K리그는 참고해야 한다.

아직 2017년 베트남 올스타전 이후, 특별한 동남아 진출 관련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있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축구 한류’의 선봉장이 될 수 있는 K리그가 되기를 기원한다.

<References>

김대령(2017년7월30일). ‘베트남 쇼크’ 경기 결과보다 더 암울한 연맹이 말하는 ‘동남아 시장 공략’의 민낯. 김대령의 아시아축구. Retrieved October 2, 2018, from

https://asiafootballnews.com/2017/07/30/no-way-to-southeast-for-k-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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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현동 인턴기자

4 COMMENTS

  1. 길지만 좋은 글이네요
    철저하게 분석하여 지적한 문제점이 현실로 와.닫네요.케리그 관계자가 이글을 보고 참고 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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