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창단 이후 NC 다이노스는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왔다. 2013년 1군 진입 첫해 7위로 출발한 NC는 이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NC는 작년까지 한 번의 준우승 포함 4년 연속 가을야구의 맛을 보며 신생팀답지 않은 행보를 이어갔다. 그런 NC에게 올해 창단 이래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시즌 초반 NC는 잠시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NC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6월 초 김경문 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창단 이래 줄곧 팀을 이끌어 왔던 김 감독의 NC 생활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에서 NC는 분전하며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시즌 막판까지 KT와 9위를 놓고 다퉜지만 결국 순위에서 밀려 10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NC는 창단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번 시즌 NC는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공격과 수비 가릴 것 없이 전반적인 선수단이 모두 삐그덕거렸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NC는 팀 득점(660)과 평균자책점(5.50) 모두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줄곧 리그 상위권을 지켰던 투수진이 무너진 점이 컸다.

2018 NC 다이노스 – 주요 포수진 성적

부상과의 전쟁, 무한 경쟁 시작
이번 시즌을 앞두고 NC의 가장 큰 과제는 주전 포수 찾기였다. 그동안 팀의 안방을 지켰던 김태군이 입대하면서 NC의 주전 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NC는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수만 5명(신진호, 박광열, 김형준, 윤수강, 김종민)을 포함하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여기에 개막 전 한화에 윤호솔을 보내고 정범모를 받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주전 포수 찾기에 총력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김태군의 대체자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정범모에게 가장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다. 시즌 내내 6명의 포수가 마스크를 바꿔 끼웠지만 모두 타율 2할을 넘지 못하는 등 부진했다. 결국 NC는 롯데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약한 포수진을 보유한 팀이 됐다.

2018 NC 다이노스 – 주요 내야진 성적

내야진 역시 득보단 실이 많았다. 우선 지난 시즌 NC 타선의 시작과 해결사 역할을 했던 박민우와 스크럭스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지며 박민우는 한때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박민우는 점점 제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1군 복귀 후 박민우는 시즌 초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시즌 막바지까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며 타선의 핵심 역할을 했다. 반면, 스크럭스는 끝까지 작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적인 타격성적에서 큰 하락 폭을 보이며 결국 NC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2루와 3루 자리는 부상에 울었다. 몸상태가 완전치 않은 박석민이 지명타자로 옮기면서 3루는 노진혁과 모창민이 양분했다. 하지만 모창민 역시 부상으로 2달 넘게 결장했고 그 사이 노진혁이 분전했다. 유격수 자리는 더욱 심각했다.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선발로 나서는 선수가 시즌 내내 달랐다. 그 사이에서 3루와 유격수를 모두 소화하며 급한 불을 꺼준 노진혁의 역할이 컸다.

2018 NC 다이노스 – 주요 외야수/지명타자 성적

외야는 물론 전체 타선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는 바로 나성범이다. 팀이 어려운 가운데 전경기에 나서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희망은 있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주전 중견수 김성욱은 전반기에만 홈런 12개 도루 11개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5월 말 수비 중 충돌 사고로 1군에서 말소됐는데 이 부상의 여파가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뇌진탕 증세가 지속돼 전반기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권희동 역시 전반기 부상과 부진으로 좋지 않았다. 허리 부상의 여파가 이어지며 본인 최대 강점인 홈런도 2개뿐이었고 타율 또한 많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기점으로 부상을 털어냈고 중견수까지 넘나들며 최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전반적인 성적에서 지난 시즌보다 좋지 않았지만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통산 4타석이 전부였던 이원재는 타격 포텐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선발보단 대타로 교체 출장하는 일이 많았지만 줄곧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다만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주전으로 도약하는 데는 실패했다.

지명타자는 박석민과 최준석이 담당했다. 1군 데뷔이래 줄곧 3루를 지켰던 박석민은 시즌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보냈다. 하지만 타격 성적은 수비를 병행하던 시절보다 좋지 않았다. 시즌 내내 몸상태가 온전치 않았고 결국 시즌이 끝나고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합류한 최준석은 시즌 초반 타선에 힘을 더해줬지만 부진이 이어지며 시즌 후 방출됐다.

무너진 투수왕국
언제나 리그 상위권을 자랑하던 NC의 투수진이 무너졌다. 지난 시즌부터 불안함을 드러냈지만 당시에는 구원진의 힘으로 버텨냈다. 하지만 올해 구원진마저 붕괴되며 투수진 전체가 흔들렸다.

2018 NC 다이노스 – 주요 선발진 성적

우선 선발진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 이후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던 NC의 새 외인들은 작년만 못했다. 왕웨이중은 시즌 초반 연속 호투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부상으로 결장하는 일이 잦았고 불안함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팀 선발 중에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정규이닝을 채우진 못했다. 베렛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재학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던 이재학은 2014년 이후 최다 이닝을 기록하며 정규이닝을 충족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아 리그 최다 패 투수가 되긴 했지만 NC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던 한 해다. 구창모는 구원 투수로 나올 때는 좋았지만 선발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부상, 부진 등을 이유로 선발진의 빈자리가 많았기 때문에 투수들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경우가 잦았다.

2018 NC 다이노스 – 주요 계투진 성적1
2018 NC 다이노스 – 주요 계투진 성적2

NC는 지난 4시즌 동안 구원 평균자책점이 항상 리그 2위 내에 들었다. 그만큼 리그 최정상급의 구원진을 자랑했지만 올 시즌 붕괴되고 말았다. 우선 가장 큰 시련은 마무리 임창민의 이탈이었다. 4월 중순,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임창민은 팔꿈치 내측축부인대 파열을 진단받았다. 구단과의 면담 끝에 결국 수술을 결정했고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몇 년간 NC의 뒷문을 지키던 임창민의 공백은 NC에 치명타였다.

동시에 필승조를 이루던 다른 투수들 역시 부진이 찾아왔다. 원종현, 김진성, 장현식 모두 기대를 밑도는 성적이었다. 이적생 유원상 역시 부진했고 팀 내 최다 출장 선수인 강윤구도 평균자책점이 높았다. 임창민이 자리하던 마무리 보직은 이민호가 맡았다. 하지만 이민호 역시 블론세이브만 7개를 기록하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배재환, 박진우 등이 분전했지만 결국 NC는 팀 세이브 공동 9위이자 세이브 성공률 최하위라는 씁쓸한 성적을 남겼다.

시즌 MVP: 나성범
이번 시즌 NC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올해 팀의 추락 속에서도 맹활약으로 타선의 기둥 역할을 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며 상위타선에서 중심타선으로 흐름을 연결했다. 나성범은 안타, 득점, OPS 등 대부분의 타격 성적에서 팀 내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여전히 나성범다운 모습을 보였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리그 전 경기에 출장했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올해 NC 전반적인 선수단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나성범은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수비에서 1220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리그 전체 1위의 기록이다. 또한 나성범은 상대하는 팀에 따라 큰 기복을 보이지 않고 고른 활약을 펼쳤다. 모든 팀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고 가장 약했던 삼성을 상대로도 OPS가 0.800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말 그대로 NC에 대체불가의 자원이다. 이런 나성범이 당장 내년 시즌 이후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2019시즌 이후 포스팅 자격을 갖추게 되는 나성범은 전부터 지속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리고 올해 5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계약을 맺어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 미국 진출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NC는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당장 내년부터 나성범의 대체자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새 구장, 새 마음, 새로운 시작
쉴 새 없이 달려온 NC에 올해는 가장 힘겨웠던, 그리고 쉬어 갈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빠른 재도약을 위해선 내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19년 NC는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한다. 새로운 사령탑 이동욱 감독을 필두로 주요 코치로 손민한-이호준이 함께한다. 모두 초보 감독이자 초보 코치다. 또한 세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고 새 구장에서 시즌을 맞이한다. 이전의 NC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될지도 모른다.

NC는 창단 이후 언제나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줘 왔다. 그런 NC의 새 출발은 어떤 모습일지 우리는 주목해볼 만하다.

이영재 기자
leeyj8492@naver.com
[2018-12-09, 사진= NC 다이노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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