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한화 이글스 이용규는 개막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하였다. 시즌 개막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은 한화 이글스 구단과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유가 불분명한 가운데, 한화 이글스는 시즌 전부터 주축 선수의 트레이드 요청이라는 악재를 맞이하였다.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를 중견수에 두고 이용규를 좌익수에 제러드 호잉을 우익수에 두는 외야 엔트리를 구상했는데 이용규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인하여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후 한화 이글스는 이용규를 육성군 즉 3군으로 강등시켰다. 이용규를 전력 외 자원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후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이 자신의 입장만 고려하는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해 FA로 입단한 정근우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팀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크게 비교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이용규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이번 FA 계약과 권혁의 방출이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보고 1있다.

2018 시즌이 종료된 후 이용규는 FA를 선언했다. 2017시즌 종료 후 FA 재수라는 강수를 둔 상황이었기에 FA 선언은 당연하였다.

하지만 준척급 FA에게 불어닥친 FA 한파는 이용규에게 악재가 되었고, 이는 협상의 장기전이 되었다. FA 미아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 상황에서 1월 30일에 극적으로 2+1년 26억에 잔류하였다.

2014년 입단 당시 받았던 4년 67억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금액이었지만 이용규가 한화 이글스 입단 후 거둔 성적과 내부 육성에 집중하는 한화 이글스의 행보를 고려하면 이용규와 한화 이글스 모두 적절한 금액의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권혁이 2월 1일 웨이버 공시를 통해 방출되었고, 3일에는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였다. 당시 한화 이글스 구단은 2018 시즌 전까지 혹사로 인하여 몸이 망가진 권혁에게 2군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천천히 몸을 만들고 합류하기를 권하였지만 권혁은 더 많은 출장기회를 얻고 싶었기에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되었다.

이것이 이용규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전 계약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계약 규모와 한용덕 감독이 이용규를 좌익수와 9번타자로 기용한다는 것이 이용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직전 시즌만 해도 이용규가 리드오프로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스프링캠프 기간에 이용규가 한용덕 감독에게 트레이드 요청을 위한 면담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당시 면담에서 한용덕 감독은 이용규에게 트레이드를 만류하였고, 이용규 역시 이를 받아들이며 상황이 종료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시범 경기를 진행하면서 이용규는 한화 이글스에 트레이드를 요청하였고, 결국 개막 직전에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말았다.

앞으로 이용규가 받을 수 있는 옵션은 5가지이다.

첫째, 이용규가 원하는 트레이드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전력 외 선수를 통해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으며 이용규 역시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용규가 한화 이글스에 2014년 입단 후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기량 하락이 보이는 베테랑 외야수에게 트레이드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따라서 트레이드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둘째, 임의탈퇴이다. 임의 탈퇴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른 선수에게 소속 구단이 임의대로 선수를 묶어 놓는 것을 말한다. 임의탈퇴 선수는 최소 1년을 경기에 출장할 수 없으며 1년 후에도 구단의 동의 없이는 복귀할 수 없으며 선수는 구단에서 연봉을 지급받을 수 없다. 하지만 선수의 동의가 있어야 처분이 가능하며 이용규가 엄연히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이며 음주 운전과 같은 개인적인 물의를 저지르지 않았기에 임의탈퇴에 동의할 가능성은 적다.

셋째, 웨이버 공시이다. 웨이버 공시란 구단에서 선수에 대한 권한을 포기하는 것을 뜻하는데 즉 계약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웨이버 공시를 통해 선수를 내보낸다면 다른 팀에서 7일 이내에 선수의 계약을 양도받으면 된다. 앞서 언급한 권혁의 경우 계약이 종료된 후 재계약 과정에서 웨이버 공시되었기에 자유계약 신분으로 이적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용규의 경우 2+1년 26억원이라는 계약이 남아 있으며 다른 구단에서 받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량하락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이 계약을 실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설령 한화 이글스가 웨이버공시를 한다고 해도 다른 구단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화 이글스가 남은 계약 조건을 이행해야 되기 때문에 부담이 큰 결정이다.

넷째, 무기한 3군 잔류이다. 이미 전력 외 선수로 판명된 이용규를 1, 2군 선수단에 포함시킬 이유가 없기에 3군으로 강등시키면 된다. 이용규 입장에서는 훈련이 가능하지만 KBO의 감액 규정에 따라 매일 ‘연봉의 300분의 1 기준 50%’가 깎이게 된다. 즉 만약 이용규가 2019시즌 통째로 3군에 지낼 경우 1억 1700만원 정도를 손해를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상호해지이다. 구단에서는 선수를 필요하지 않으며 이용규 역시 이적을 원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의 신분으로 풀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KBO 역사상 일어나지 않았고, 함부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은 결국 한화 이글스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개막 직전의 상황에서 주축 선수의 트레이드 요청은 한화 이글스에게 큰 타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가 이용규에게 내린 처분은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FA 계약 전에 이적을 요청했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아니었지만 계약을 마무리하고 개막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적을 요청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이는 구단의 팀 케미스트리에 문제가 되는 행동이다.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는 달라진 팀 분위기를 통해 성적 향상을 이끌어냈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은 열심히 응원하며 팀 분위기를 복 돋았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런 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송광민의 2군행이다. 시즌 말에 들어서면서 송광민이 베테랑으로서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특히 정근우가 2군에 갔다 온 뒤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여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비교가 되었다.

당시 송광민은 FA 등록 조건을 채운 뒤 부상을 핑계로 훈련을 지속해서 빠졌고, 혹시나 몸에 문제가 있는지 걱정한 한화 이글스 구단은 정밀 검사를 진행했고,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뒤에도 계속해서 빠졌다는 것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러한 송광민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였고 그가 맡고 있던 주장 자리를 이성열에게 이임하며 송광민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언론 인터뷰에서 송광민의 호수비나 결정적인 한 방에 대해서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였지만, 송광민은 지속해서 훈련에 이탈하며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이는 송광민이 2군에 내려가는 결과를 낳았고,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FA계약에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부정적인 분위기로 변하여 송광민의 재계약이 미뤄지는 결과를 낳았다. 팀 케미스트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선수에게는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보여준 것이다.

이용규 트레이드 요청도 마찬가지다. FA 선수로서 재계약을 안겨주었고, 스프링캠프에 선수가 시즌 개막 직전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은 구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선수를 1군을 비롯하여 2군에 포함한다는 것은 당연히 팀의 선수단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한화 이글스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팀 케미스트리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팀 케미스트리가 잘 갖춰진 구단일수록 선수단이 똘똘 뭉쳐 목표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은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FA계약을 맺은 뒤 40일에 불과한 이 시점에서 요청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이용규의 이런 행동은 한화 이글스가 시즌 전부터 잡음에 시달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한용덕 감독의 대처는 매우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이용규는 트레이드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감독과 극적으로 화해하여 복귀할 수 있을까.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계원 기자

hyungw0422@siri.or.kr

[2019.03.18, Photo =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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