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현계원 기자] 지난 4월 4일 강원도를 뒤엎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으로 속초시까지 번졌다. 1,757 ha의 면적을 삼킨 산불은 주택 401채를 비롯하여 수많은 건물과 농, 축산 시설을 불태웠다.

화재 발생 후 신고를 받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청은 초동 진압을 시도했지만 강풍으로 인하여 산불이 번지면서 실패했다. 초동 진압에 실패한 소방청은 긴급재난문자 발송과 강원도 지역 소방차를 전부 출동시켰고, 전국의 각지에서 소방차를 투입하여 산불 진화에 노력했다.

소방청이 산불 진화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투입된 소방차는 모두 872대로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각지의 소방서에서 모여들었다. 또한 산불의 조기 진압을 위해 공항이나 원전 화재와 같은 특수 화재 때 사용되는 로젠바우어 핀터 특수 소방차와 다수의 소방 헬기를 동원하며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3000여 명의 소방관들과 800여 대의 소방차들은 산불 현장에 출동하여 신속하게 산불을 진압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산불 발생 후 21시간 만에 산불을 전부 진압할 수 있었다 과거 1996년에 발생한 산불이 3일, 2005년에 발생한 산불이 32시간 동안 지속된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대처였다. 또한 산불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들과 군 장병의 인명 피해 없이 산불 진압에 성공했다

조기 진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국민안저처 산하의 소방 본부에서 소방청으로 독립과 개정된 출동 지침으로 신속한 대응이었다. 이는 12시간 이내에 800여대 이상의 소방차와 3,000여명의 소방관으로 구성된 대규모 소방력의 동원을 가능하게 했고, 조기 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소방력의 투입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있으니 바로 평창 올림픽의 유산들이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강원도가 갖고 있는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과 양양을 연결하는 동서 고속도로 건설과 강원도 내 도로의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강원도 내 도로의 정비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강원도에 수월하게 방문할 수 있게 도왔다.

이번 산불의 조기 진압에 큰 기여를 한 것은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건설한 도로망이다. 서울과 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는 서울에서 강원도를 1시간 내외로 도착할 수 있게 했고, 동해안을 따라 건설된 동해 고속도로는 삼척에서 속초간 이동 시간을 1시간 가까이 줄였다.

또한 평창 올림픽 경기장인 알펜시아 리조트 주변에 진입도로를 추가로 건설하여 기존의 왕래가 불편했던 강원도의 도로망을 정비했다. 도로망의 정비는 강원도 내부에서도 지역 간 접근성을 키웠다. 실제로 강원도가 한 시간 생활권으로 바뀔 수 있는 이유는 평창 올림픽 준비 기간에 정비된 도로망에 있다.

이런 도로망의 개편은 산불을 빠른 시간내에 진압할 수 있게 도왔다. 과거 대형 산불을 전부 진압하는데 하루가 걸린 것을 생각한다면 도로망 정비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평창 올림픽이 우리에게 준 선물은 올림픽 기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올림픽 후에도 있었다.

이런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유산이 긍정적인 효과를 준 가져온 사례는 매우 많다. 바르셀로나가 이에 해당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가 올림픽을 유치할 당시 바르셀로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모습과 매우 달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해변과 화려한 건물, 분수들은 올림픽 이전에 없었으며 바르셀로나는 황폐한 공업 도시들 중 하나였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바르셀로나를 재정비할 기회가 되었다.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인 바르셀로네타(Barceloneta) 해변은 올림픽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곳은 산업용 건물들이 즐비한 장소였는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건물들을 철거했고, 이집트에서 모래를 수입하며 해변을 조성했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바르셀로나와 지중해의 관계를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해변을 따라서 식당과 상점이 들어섰고, 이렇게 들어선 상점들은 현지인들을 비롯하여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바르셀로나의 명소가 되었다.

바르셀로네타 해변뿐만 아니라 포블레노우(Poblenou)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해변을 따라 창고와 공장이 들어선 포블레노우는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을 가진 건물들이 들어섰고, 최신 유행의 중심지로 변했다.

또한 바르셀로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바르셀로나의 접근성을 저해하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망을 정비했다. 도로망의 정비는 도시를 다른 지역과 수월하게 연결시켰고, 올림픽 기간 바르셀로나에 방문하는 이들이 수월하게 바르셀로나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왔다.

또한 조직위원회는 스페인 내전을 겪으면서 생긴 바르셀로나의 황폐한 도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연못과 분수를 설치했다. 올림픽 후 바르셀로나는 올림픽 전보다 2배 이상의 분수를 보유했고, 이는 도시를 녹색으로 바꿨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조성된 분수는 도시의 상징적 행사인 라이브 음악 쇼를 만들었고,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이후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1990년 약 17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바르셀로나에는 올림픽 이후 14년 동안 6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올림픽의 준비과정에서 건설된 숙소들은 관광객들이 이용했으며 이는 바르셀로나의 관광업이 발전하게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올림픽 이후 도시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12만명이 넘어갔던 바르셀로나의 실업자 수는 올림픽 후 절반 이하로 감소했으며 새로운 도로망은 접근성을 증가시켰다. 또한 하수 시스템 정비로 바르셀로나의 도시 환경이 정화되었으며 녹지 지역과 해변의 증가는 황폐한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었다.

평창 올림픽 이후 많은 이들이 올림픽 개최로 강원도가 적자를 보았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건설한 도로망은 강원도의 접근성을 증가시켰다. 접근성이 향상되자 많은 이들이 강원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강원도는 발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이번 대형 산불의 진화 과정에서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건설된 도로망은 산불의 조기 진압에 기여했다. 평창 올림픽의 유산이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화마로부터 보호해준 것이다.

현계원 기자

gyewon@siri.or.kr

[2019.05.01, 사진 = Wikipedia, 국토부, Metropolita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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