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현계원 기자]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최종 우승팀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38 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게 4-1 완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 승리로 승점 98점을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는 2017-18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 리버풀 FC는 38 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게 2-0 승리를 거두며 승점 97점을 기록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에 밀리며 준우승을 거두었다. 시즌 중반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 아쉬운 결과였지만 암흑기를 벗어남과 동시에 안필드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에게 극적인 4강 역전승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시즌 중반 조제 무리뉴 감독의 경질이라는 강수를 두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8 라운드 카디프 시티에게 2-0 완패를 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에서 강등이 확정된 카디프에게 패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었다. 시즌 내내 이어진 이슈들은 맨유의 상황을 잘 보여줬으며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두었음에도 챔스 진출에 실패했다.

리버풀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서 깊은 라이벌임을 생각하면 크게 대비된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의 왕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퍼거슨 감독의 은퇴 후 몰락의 길을 걷고 있으며, 리버풀 FC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두 팀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지금의 리버풀을 만든 감독은 위르겐 클롭이다. 2015-16 시즌 브렌든 로저스 감독이 경질된 뒤 감독으로 부임한 클롭은 지금의 리버풀과 비교하면 매우 약한 팀을 물려받았다.

클롭은 첫 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리그 성적은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리버풀 보드진은 클롭에게 계속해서 믿음을 주었는데, 이것은 클롭이 팀을 이끌어가는데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보드진은 클롭과 긴밀하게 소통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이는 리버풀의 스포르팅 디렉터 마이클 에드워즈다.

마이클 에드워즈는 2016년 리버풀 FC의 스포르팅 디렉터로 승진했다. 셰필드 대학에서 경영학과 정보학의 학사를 취득한 에드워즈는 대학 생활 중 세미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2003년 포츠머스에서 전문 분석가로 시작했고, 포츠머스의 전력 분석 팀의 수석 분석원으로 승진했다. 2009년 래드냅 감독의 추천으로 토트넘으로 자리를 옮긴 에드워즈는 토트넘의 수석 분석원으로 활동했다. 에드워즈는 토트넘에서 일하면서 당시 토트넘의 단장이었던 대미언 코몰리와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2010년 리버풀을 인수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 존 헨리는 대미언 코몰리를 단장으로 선임했다. 대미언 코몰리는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에드워즈를 데려갔다. 에드워즈는 리버풀에서도 수석 분석원으로 일했다.

이후 코몰리가 2011-12 시즌을 마치고 사임하면서 리버풀은 이안 에어 CEO 체재로 바뀌었는데 에드워즈는 CEO인 이안 에어와 감독인 브렌던 로저스에게 인정을 받아 6명으로 구성된 리버풀 이적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에드워즈는 이적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다니엘 스터리지, 필리페 쿠티뉴와 같은 성공적인 영입사례도 있었지만 누리 사힌, 이아고 아스파스, 마리오 발로텔리와 같은 영입 실패가 많았고, 많은 비판이 받았다.

하지만 스카우팅 시스템과 전력 분석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꾼 공을 갖고 있던 에드워즈는 능력을 인정받아 기술 위원장으로 승진하여 이안 에어를 보좌했다. 그리고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2015-16 시즌 중 사임한 뒤 클롭 감독을 영입한 에드워즈는 클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적 위원회를 폐지했다.

그리고 클롭과 에드워즈는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하며 선수단 구성에 들어갔고,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 다이크, 알리송 베커와 같은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이는 리버풀이 강팀으로 도약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2-13 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후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반 할, 주제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까지 총 4명의 감독이 거쳤다. 하지만 이들 모두 알렉스 퍼거슨만큼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모예스 감독이 감독을 맡은 2012-13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선수단이 부실한 상황이었다. 전 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뛰어난 용병술로 리그 우승에 성공했지만 타이틀 수호를 위해서는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드 우드워드 CEO와 모예스 감독은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냈다. 모예스 감독은 우승 후보라는 팀의 위치와 다르게 코치진 개편과 1월까지 선수 평가라는 안일한 대책을 내놓았다. 모예스 감독은 다만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을 파악해둔 상황이었고, 영입을 요청했다

반면 우드워드 CEO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가레스 베일과 같은 빅네임 영입에만 관심을 기울였고,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에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 당시 높은 확률로 영입이 가능했던 레이턴 베인스와 마루앙 펠라이니의 경우 모예스 감독이 에버튼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라 영입이 쉬웠음에도 터무니없는 낮은 이적료를 제시하며 영입에 실패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성적 하락에 기여했고 성적이 7위로 추락하자, 1억 5000만 파운드의 예산을 투자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보드진은 모예스 감독을 경질했다.

2014-15 시즌을 앞두고 우드워드 CEO는 루이 반 할로 감독을 교체함과 동시에 쉐보레와 아디드아디와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재정을 마련했다.

에드워즈는 전임 감독의 실패를 교훈 삼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안데르 에레라,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 마르코스 로호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구축했다. 루이 반 할은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팀 성적을 향상했고, 리그 4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차지했다.

다음 시즌에도 투자는 계속됐다. 데일리 블린트, 멤피스 데파이를 시작으로 마테오 다르미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을 영입했고, 앙토니 마샬까지 영입하며 선수단을 탄탄히 했다.

이런 투자는 시즌 초반 호성적을 거두며 성과를 거두는 것 같았다. 하지만 루이 반 할 감독은 시즌 중반을 거치면서 극단적인 수비 지향적인 축구와 성적 하락으로 비판을 받기 시작했고, 반 할 감독은 3번이나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반 할 감독은 FA 컵 우승 후 경질됐다.

문제는 반 할 감독이 4,500억 원이라는 투자를 받았음에도 팀의 성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보강이 필요했던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투자 없이 미드필더와 수비수 자원에 무리하게 투자한 반 할 감독은 선수단에 불균형을 초래했다. 특히 치차리토를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시켰고, 치차리토는 레버쿠젠에서 맹활약하며 팬들과 보드진의 불만을 폭발시켰다.

반 할 감독이 굴욕적으로 물러난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승 청부사’ 주제 무리뉴 감독을 선임했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에게 1억 5000만 파운드를 투자하며 에릭 바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폴 포그바, 헨리크 미키타리안을 영입했다.

문제는 리그 성적은 6위에 머무르며 나아지지 못했고, 무리뉴 감독에 대한 불만은 커져갔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이런 상황을 이겨내며 유로파 리그를 우승했다.

우드워드는 무리뉴 감독에게 빅토르 린델로프, 로멜루 루카쿠, 네마냐 마티치를 영입해주며 선수단을 보강했다. 문제는 무리뉴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 색깔은 ‘버스’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수비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과 폴 포그바의 갈등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져 갔다.

그리고 우드워드는 2017-18 겨울 이적시장에서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거액의 주급을 안겨주는 계약을 맺었고, 산체스는 엄청난 부진에 빠지며 팀은 무너졌다.

결국 2018-19 시즌을 앞두고 이렇다 할 보강을 하지 못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2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무리뉴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었고,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감독 대행으로 부임했다.

감독 교체 후 기존 선수들이 살아나며 감독 교체의 효과를 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솔샤르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후 부진에 빠졌다. 결국 시즌 막바지에 에버튼에게 4-0, 허더즈필드에게 1-1, 카디프 시티에게 2-0으로 패하며 6위에 머물고 말았다.

두 구단의 결정적인 차이는 구단을 구성하는 보드진, 감독, 선수단의 화합 여부였다. 리버풀은 마이클 에드워즈와 위르겐 클롭이 활발한 소통을 통해 팀의 미래 청사진을 공유했고, 그에 따른 투자가 이뤄지며 선수단을 구축했다. 클롭은 자신의 강점인 친화력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고, 리버풀 선수단은 클롭에게 충성을 보였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드 우드워드와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반 할, 주제 무리뉴와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무리뉴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선수단의 30%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선수들이라며 불화를 촉발시켰다. 특히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알렉시스 산체스 영입은 이러한 상황을 악화시켰다.

선수단 역시 감독들과 불화가 계속해서 나왔다. 모예스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 선수에게 비난을 들었고, 반 할 감독은 치차리토와 같은 기존 선수들과 갈등을 만들었다.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와 심각한 갈등을 겪었고, 이는 선수단 분열을 유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리버풀의 과거 암흑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현재 상황은 너무나도 비슷하다. 리버풀은 역시 전성기 이후 알베르토 아퀼라니, 앤디 캐롤, 마리오 발로텔리와 같은 영입 실패를 겪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폴 포그바, 헨리크 미키타리안,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거액의 돈을 안겨주며 대대적인 투자를 벌였지만 팀의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리버풀은 마이클 에드워즈와 위르겐 클롭 중심으로 구단을 재정비했고, 효율적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먼 미래를 바라보며 무리한 이적을 진행하지 않았고, 이는 성공적인 영입 사례들을 만들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강팀으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이런 구단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당장의 리그 성적에 집중하기보다는 리빌딩 버튼을 누를 시기가 된 것이다. 과거 퍼거슨 감독 역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성적에 집중하기보다는 리빌딩을 선택했다. 이 시기가 있었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이 등장할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부활할 수 있을까. 2011-12 시즌 우승 이후 중위권 팀으로 추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빌딩이 시급한 시점이다.

현계원 기자

gyewon@siri.or.kr

[2019.05.18, 사진 = Liverpool FC Official Instagram, Manchester United Official Website, Facebook, Instagram, Wikipe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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