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최한얼, 최유빈] 한국시리즈가 열리고 있는 서울, 왕좌에 도전하는 두산과 키움. 두 팀 다 서울을 연고로 하기에 이들의 한국시리즈는 ‘서울 지하철시리즈’라 불리며 프로야구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두 팀의 매치업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불과 8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80승 고지를 선점한 SK를 보며, 대부분이 인천에서의 한국시리즈를 생각했다. 하지만, 9월 들어 갑작스럽게 타선의 부진과 함께 6연패에 빠졌다. 결국 정규리그 1위를 눈앞에서 놓쳤다.

SK의 침체된 분위기는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 앞, 정규리그 3위였던 키움에 3연패 스윕을 당하며 가을야구는 끝이 났다. 단기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플레이오프 3연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한 SK, 날개가 꺾인 비룡

10개 구단 모두의 꿈인 가을야구는 SK에게 ‘가을악몽’이 되었다. 기동력 있는 야구를 선보이는 SK 선수진은 올 시즌 팀 도루 118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를 기록했지만 타격 부진은 유독 심했다. 투수들의 좋은 피칭이 있었음에도, 득점 지원 부족이 발목을 잡은 경우가 많았다. 이후, 심각한 타선 부진이 기세를 꺾었다.

작년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사로잡혀, SK는 작년에 안주했다. 또한, 새롭게 바뀐 공인구의 영향에 타자들이 대응을 제대로 못해 타격 부진의 문제점이 지적되었을 때, 타격 코치들은 자세를 바꾸는 모습 등의 변화를 시도했어야 되지 않았을까.

SK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경기가 시즌 중에 거의 없었다. 타격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타자들의 적었지만, 정규리그 성적표는 언제나 상위권이었기에 누구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이전까지 쉽사리 패배를 몰랐던 그들이었기에, 약점이 노출되어 무기력한 모습으로 시즌 막판 연패를 피할 수 없었다.

시즌 막판 득점권에서 유독 작아졌던 모습이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에도 엿보였다. 경기는 연속 안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자신들의 장점이던 기동력에서도 문제를 불러왔다. 플레이오프 1차전, 최항의 도루 실패와 김강민의 견제사까지 나오며 이후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SK 구단 내에 감돌았던 조직 내에 무기력증을 보여준다.

시즌 내내 1위에서 최종 3위로 단기전 약점 극복에 실패한 감독, 염경엽

SK의 수장, 염경업 감독은 가을만 되면 부진을 거듭했다. 전 소속팀이었던 넥센(現 키움)에 이어서 SK에서까지 감독으로서 5번의 도전에서 5번의 실패를 맛봤다.

2013년 넥센에 부임한 이후, 4년 동안 번번이 가을야구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SK 단장으로 새로운 시작을 이어갔다. 작년 힐만 감독을 보좌하면서 우승을 맛보았던 염경업은 올해 다시 감독 도전을 이어가며 작년의 신화 속 재현을 꿈꾸었지만, 또 한번 가을야구는 그를 허락하지 않았다. 매번 포스트시즌 도전을 이어가는 그에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부담감이 컸던 것일까. 이전까지 SK는 가을 야구의 주인공 역할을 해왔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젊은 감독, 염경업은 SK에서 감독 부임 이후 승승장구하며 감독 경험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듯이 정규리그 1위의 자리를 지켜왔다. 형님 리더십를 보여주며, 장기전 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당시 2위와의 9경기 차에 자만심을 보이고 주전을 대폭 빼고 가을야구를 대비했다. 이는 결국 독이 되어 두산에 정규리그 최강자 자리를 내어줬다.

또한, 자신의 이전 소속팀인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당시 그는 매번 투수교체 타이밍에서 결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 2차전 당시, 3-3으로 맞선 1사 1,3루 위기에서 산체스 교체를 두고 주저했다. 염경업 감독의 주저함은 역전 3점 홈런을 맞게 되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즉각적인 판단미스로 패배를 불러왔다.

감독은 구단 내 우두머리, 조직의 리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조직의 리더로서 순간의 결정이 뒤바뀐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의 한 마디에 따라 경기의 결과, 더 나아가 구단의 방향성이 바뀐다. 이에 가을야구의 부담감 속에서 염경업 감독의 어깨는 무거웠을 터이다. 결국 팀의 명운이 걸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그의 약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된 단기전을 극복하지 못했다.

위기의 SK, 하지만 그들의 가을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야구는 경기의 결과로 모든 것을 대답한다. 하지만, SK의 한국시리즈 도전은 끝났지만, 아직 가을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김성현, 한동민, 노수광, 고종욱 주전선수들이 유망주 선수 중심의 마무리캠프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시즌 내내 피로가 쌓인 주전 선수들이 올 시즌 부진을 만회하고, 각자가 확고한 목표를 향한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내년을 준비한다. 염경업 감독 또한, “올 시즌의 아픔을 절실히 고민하고 생각하겠다. 부족한 부분을 잘 준비해 내년엔 좀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며 감독으로서 변화된 모습을 예고했다.

조직의 구성원이 한 발 한 발 힘을 합쳐 나아간다면, 조직은 부정적인 모멘텀을 빠르게 이겨내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이 반등을 위해서는 리더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충격을 딛고 일어나 변화해야 한다. 과연 다 잡은 왕좌를 놓친 SK가 올해의 실패를 본보기 삼아 내년에는 완전히 탈바꿈된 조직으로 나아갈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최한얼 기자 (harry2753@siri.or.kr)

최유빈 기자 (ybyb05@siri.or.kr)

[2019.10.28, 사진 =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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