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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 특집] 비인기종목 씨름의 부활, 그 인기를 잡은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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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추석 연휴, 상반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상반된 스포츠종목이 시청자에게 전달되었다. 대표적인 미디어 매체인 텔레비전을 통해 스포츠라고 인정받지 못하던 e스포츠가 등장했고, 뉴미디어 매체인 유튜브(Youtube)를 통해 비인기종목이라 평가 받던 씨름이 인기를 얻게 되었다.

e스포츠는 지난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어 지상파에서 중계가 됐다. 20대-3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사회적 시선에도 변화가 생겼고 결국 방송국이 잇따라 프로그램을 론칭하기 시작했다. ‘MBC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를 통해 안방극장에 진출하게 되어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 = KBS N 유튜브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단체전 결승’

반면 씨름은 전통스포츠로써 과거에 큰 인기를 얻었지만 점차 잊혀지며 지금은 노인들만 즐겨보는 스포츠로 전락했다. 하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영상으로 뜨며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알려지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갑자기 인기를 끌며 1년전 씨름영상’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단체전 결승-김원진vs황찬섭 ‘이 조회수191만을 가볍게 넘겼다. 이 영상에는 두 명의 씨름선수가 등장하는데 아이돌 같은 외모, 근육질의 건장한 몸, 긴장감 넘치는 한판 승부에 많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사진=유튜브 영상 댓글 캡처

이 영상에는 이른바 주접을 떠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고 “아이돌 육상대회 조선버전이다”, “씨름듀스101 시급하다”라는 댓글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결국 이 인기에 힘입어 KBS는 ‘프로듀스 101’의 씨름판 버전 ‘싸움의 희열(가제)’를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KBS측에 따르면 ‘싸움의 희열’의 구체적인 진행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젊은 씨름선수들이 출전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씨름의 인기요인은?

씨름이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콘텐츠의 재해석’이다.

기존 전성기 시절의 씨름은 체중 제한이 거의 없는 백두급 선수들의 비대화로 기술보다 체중으로 승부가 결정되자 경기의 긴장감이 떨어졌고 화려한 씨름 기술에 현혹되었던 사람들은 점점 떠나게 되었다. 또한 출범당시 ‘민속씨름’이라고 정의했지만 전통을 구현하는 요소는 거의 없었으며 관중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에 약했다. 몇몇 스타선수에게 의존했고 결국 그들이 사라지자 프로씨름단도 하나 둘 사라지며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씨름은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전용 경기장 없이 설치된 모래판 위에서 경기가 진행되며 장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몸의 기술을 통해서 승부가 결정된다. 맨몸에 샅바만 걸친다. 자연스럽게 노출된 선수들의 근육질 몸매가 외모주의사상에 휩싸인 최근의 트렌드에 적절히 결합해 사람들이 환호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위에서 말한것 처럼 씨름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며, 그 대상은 주로 ‘아이돌 영상’을 찾아보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최근 20-30대에게 인기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갖춰진 인재, 스타성이 있는 재목들을 참가시키고 그 중에서 옥석을 골라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데, 문자/온라인 투표를 통해서 데뷔가 결정되기 때문에 소비의 주체가 되는 대중의 선호를 그대로 반영했다.

결국 스포츠도 팬의 사랑을 못 받으면 잊혀지는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영역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자주 회자되어야 한다. 따라서 거구들의 스포츠로 여겨지던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빠르고 날렵한 기술, 훈훈한 비주얼을 모두 겸비한 젊은 선수들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은 적절한 결합이자 인기 요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실제 ‘씨름의 희열’ 론칭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상에서 젊은 층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씨름, 스모의 콘텐츠 해석

스모는 일본으로 이주한 아리아 인의 운동경기로 씨름과 같은 전통 스포츠이다. 일본은 이런 스모의 전통을 잘 활용한 콘텐츠 해석으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스모 선수들이 시합을 치루기 전에 신사에서 종교적인 의식으로 토효이리(土俵入り)를 하는데 두 다리로 서서 허리를 세운 채 무릎을 굽히기도 하고, 다른 쪽 다리를 높이 들어서 땅을 밟는 의식을 거행한다. 또한 정화수를 마시고 소금을 뿌리는 행위도 거행된다. 위의 의식이 행해지는 시간은 5분, 하지만 승부는 5초만에 끝난다. 스포츠라기 보다는 문화행사. 종교행사에 가깝지만 스모의 인기는 씨름과 비교할 수 없이 크다. 10만 원이 넘는 입장권도 금세 팔리며 해외 유명 인사들이 열성팬을 자처한다.

스모는 기원전부터 태평천하, 자손번영, 오곡풍양 등을 기원하는 종교적 의미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단순히 힘만을 겨루는 것이 아니라 일본을 상징하는 신화나 궁정의례, 종교의례적인 요소를 조합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온 덕분에 스모는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스포츠이자 일본의 ‘국기’로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스모의 콘텐츠 해석은 전통을 잇는 스토리 텔링. 이것이 바로 대중을 사로 잡은 이유이다.

따라서 콘텐츠의 재해석이란 종목의 본질과 사람들의 요구, 시대적 흐름을 적절히 결합해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다.

박서영 기자 (vermut0@siri.or.kr)
안수빈 기자 (ansubin99@si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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