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팀의 마스코트가 오프 시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마스코트 ‘쓰바쿠로’가 내년 연봉으로 약 20억 원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애초에 올해 연봉 협상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지만, 구단이 25일 종무식을 하면서 협상이 다음 해로 넘어가게 됐다는 것.
쓰바쿠로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선수보다 인기있는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비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캐릭터는 도쿄 내에서 비인기팀에 속하는 야쿠르트 소속이지만, 인기 하나는 선수 못지 않다.
인기 때문에 재밌는 일화도 있다. 2014년 말 나루세 요시히사가 지바 롯데에서 야쿠르트로 이적했을 당시, 지바 롯데가 보상 선수로 쓰바쿠로를 요구한 바 있다.
올 시즌 쓰바쿠로의 연봉은 9,000 엔이었다. 추가적으로 야쿠르트 제품 무제한 제공, 원정 경기 시 피처 맥주 3잔이 현물로 주어졌다.
보너스 옵션도 있다. 쓰바쿠로가 공중제비를 돌 수 있으면 2,896만 엔을 받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울리거나, 쓰바미(동생 캐릭터)를 괴롭혔을 때 연봉이 삭감된다. 사람들이 그를 펭귄으로 착각할 때도 연봉이 깎인다. 제비 ‘공인(?)’ 답게 체중 관리를 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쓰바쿠로가 요구한 연봉 인상률은 ‘FA 거품’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내년에 요구한 연봉은 2억 2,000만 엔. 현지 매체는 “현재 연봉의 2만 4,444배를 요구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쓰바쿠로 역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야마다를 노리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가 언급한 야마다 데쓰토는 3할-30홈런-30도루를 기록한 야쿠르트의 간판 선수. 덕분에 야마다는 2억 2,000만 엔이라는 ‘연봉 대박’을 쳤다. 즉, 쓰바쿠로는 자신을 야마다 급으로 대우해달라는 것.
물론, 쓰바쿠로가 일종의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2012년 말 쓰바쿠로가 마스코트 최초로 ‘FA 선언’을 했을 때, 야쿠르트 측은 공식 마스코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직전 연봉에서 2~3배 가량 인상된 2만 8,960엔을 제시했다. 그 때 쓰바쿠토는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 민폐를 끼쳤다”며 연봉 유지를 선언했다.
이러한 구단과 마스코트 간의 ‘줄다리기 연봉 협상’을 진짜라고 믿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일본 프로야구의 팬들은 오프 시즌에 심심하지 않을 만한 재밌는 볼 거리가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도입이 시급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