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스타디움 ⓒ강원FC

K리그 챌린지의 강원FC는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점프 종목이 개최될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홈 경기를 치렀다. 강원도가 스키점프 착지 지점에 잔디가 깔려 있다는 것을 착안해 ‘경기장 사후 활용의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기치 하에 한시적으로 홈경기 개최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관중석은 공사를 갓 마쳐 깔끔했고 그라운드와의 거리 역시 관람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는 한 경기장에서 두 가지 이상의 종목의 경기를 펼친다는 사실이 생소했지만 시범 운영 이후 시설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호평 속에 화제를 불러 모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모든 국민이 알 듯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세 번의 고배를 마시며 얻게 된 값진 결과물이다. 어렵게 얻은 소중한 기회인 만큼 단순히 개최에만 성공한 올림픽이 아닌 진정으로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거듭나야 한다. 평창 올림픽이 진정으로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서 평창 올림픽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모두 슬로건에 담겨있다. ‘PASSION CONNECTED, 하나된 열정’이 바로 그것이다. 앞 글자인 P와 C를 가져와 ‘PEOPLE CONNECRED, 사람과 사람을 잇는 올림픽’ ‘POSSIBILITY CONNECTED, 가능성을 열어가는 올림픽’ ‘PEACE CONNECTED, 평화를 잇는 올림픽’ ‘PLACE CONNECTED, 지역을 잇는 올림픽’ 마지막으로 ‘PYEONG CHANG, 지속 가능한 유산을 남기는 올림픽’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창올림픽을 약 500여일 앞둔 지금 우리의 목표인 슬로건 대로 향해 가고 있을까?

‘예산 논란’뒤에 가려진 진짜 문제 ‘재정 자립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꾸려지고 나서 산정한 올림픽 투입 예산 규모는 약 8억 원이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올림픽 투입 예산 규모는 약 13조8000억 원으로 4조 가량 증가했다. 이유는 도로 건설 등 국책사업의 편입이다.

일각에서는 투입되는 방대한 양의 예산을 보고 ‘낭비’가 아니냐고 의심한다. 강원도의 재정자립도와 GRDP수치가 나타내는 객관적인 자료는 확실히 낭비인 것을 증명한다.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현재 올림픽 준비 예산으로 빠져나가는 돈만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다.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17곳 중 15위다.

표1. 2007-2012 강원도 재정자립도 및 GRDP(재정자립도 단위 %/ GRDP단위 조원)

구분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전국평균 재정자립도 53.6 53.9 53.6 52.2 55.2 31.9
서울시 재정자립도 90.5 88.3 92.0 85.8 90.3 90.2
GRDP 236.5 248.4 257.6 271.6 283.7
경기도 재정자립도 74.9 76.3 75.9 72.8 72.5 72.6
GRDP 193.7 198.9 208.3 232.4 243.0
강원도 재정자립도 28.3 28.2 28.0 27.1 27.5 26.9
GRDP 26.0 26.3 27.3 28.8 30.3
평창군 재정자립도 16.0 18.9 19.3 19.9 15.1 14.6

강원도는 2014년을 기준으로 강원도는 5900억원이라는 부채도 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11일 2015년도 예산을 위한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7차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낭비론’의 핵심적인 근거를 발췌할 수 있었다.출처 : 행정 안전부 지방 재정공개시스템 (http://lofin.mopas.go.kr)
출처: 국가 통계 포털 (http://kosis.kr)

건정성 잃은 재정, 무력화된 재정평가

김기홍 위원장
“다음은 의사일정 제2항 2015년도 강원도 세입ㆍ세출 예산안, 의사일정 제3항 2015년도 강원도 기금운용계획안, 의사일정 제4항 2014년도 제2회 강원도 추가경정예산안, 이상 3건을 일괄하여 상정합니다.

회의 진행상 착오로 제7차 위원회에서 가결 처리한 의사일정 제1항 2015년도 강원도 세입ㆍ세출 예산안은 취소하고자 하는데 위원 여러분, 이의가 없으십니까? “
출처: 강원도의회 제 241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 8차 회의록 발췌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 2015년도 강원도 예산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예산편성’이 되었다. 정치적인 문제는 뒤로하고 예산안과 함께 통과된 안건들을 7차 회의록을 통해 살펴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2015년 지방채 발행계획 동의(안)이다. 이는 쉽게 알펜시아 경기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도로와 지방도 건설을 목적으로 약 1,200억 원에 달하는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방도 유지 보수 및 시설물 안전관리 포장도 보수 5억 원, 지방도 유지 보수 및 시설물 안전관리 위험도로 개량 2억 원, 지방도 유지 보수 및 시설물 안전관리 포장도 보수 1억 5,000만 원, 지방도 유지 보수 및 시설물 안전관리 도로변 절개 2억 원”
출처: 강원도의회 제 241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 7차 회의록 발췌

현행 동계올림픽 특별법 제28조 6항은 “지방자치단체는 대회관련시설에 대한 사업비 지원을 위하여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방재정법」 제11조에도 불구하고 지방채 발행 한도액의 범위를 초과하여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예외 규정을 활용해 남은 지방채에서 일정량을 발행하고 나머지 금액은 동계올림픽경기장 및 진입도로 개설에 따른 시설비로 발행하겠다는 속셈이다.

적자만 내는데 재정 구조 핵심사업?
이로 인해 최종심의를 걸쳐 2015년 1000억 원의 지방채가 발행됐다. 경기장 진입로를 위해 발행한 지방채로 매년 약 30억 원의 이자를 내게 됐다. 오히려 평창올림픽 때문에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졌다. 경기장의 부가가치로 개막전 수익을 내려고 했으나 경기장 완성이 진행 될수록 더 힘들어진 셈이다.

표2. 강원도 통합재정수지 연도별 현황

구분 연도별비교
2011 2012 2013 2014 2015
통합재정수지1 △109,918 △88,307 △152,758 △180,323 △394,780
통합재정수지2 △24,203 26,714 26,234 15,618 △101,630

통합재정수지1 = 세입-(지출+순융자)
통합재정수지2= 통합재정수지1 + 순세계잉여금
출처: 강원도청 2016 결산기준 재정공시 통합재정수지 연도별현황 (단위: 백만원)

우리나라는 지방정부는 유독 잉여금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 재정의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게 되면 자체 재원을 늘릴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통합재정수지 1은 적자여도 통합재정수지2는 흑자인 경우가 보통이다. 강원도의 재정지표도 2015년 전까진 일반적인 추세다. 하지만 위 표에서 나타났듯이 강원도의 2015년 통합재정 수지는 적자로 나타났다.

파급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는 명확한 재원 계획

현재 예산과 관련한 진행과정에서의 한계점은 중앙 정부에서 주요 국제대회에 예산 지원을 편성할 때 시설건설과 운영지원을 위해 지자체와 조직위원회에서 지원하는 것에 그친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에 있어서 보다 효율적인 계획이 요구된다. 올림픽 레거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업별 특성을 고려해, 단계별 과정을 고려해 보다 세부적인 계획안을 제시해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각 사업마다 파급효과와 성격이 모두 다르다. 이런 특징을 고려해 주체별로 확실하고 효율적인 재원계획을 수립해 투자의 합리성을 따져야 한다.

또 올림픽 연계사업은 공공과 관련된 부문이 중심이 되어 추진돼야 한다. 올림픽과 연계되어 문화적, 관광적으로 효과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야한다. 또 수익성이 필요한 시설과 콘텐츠의 개발은 민간자본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공공재원을 통해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면 올림픽 연계산업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재원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보호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모두 잡을 수 없을까

자본과 관련된 문제 외에도 모든 시설의 건설과 그에 따른 환경파괴 혹은 소음공해로 평창은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갈등을 앓았다. 사실 환경과 관련된 문제는 스포츠 이벤트 관련 시설에 한정된 내용이 아니다. 많은 시설의 건설에 있어서 환경 파괴라는 요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해왔고, 특히 메가 스포츠 이벤트(Mega Sport Event)의 개최에 필요한 시설의 건설은 개최 지역으로부터 많은 논란을 발생시킨다. 국제 스포츠 시설과 환경의 관계는 1990년대부터 그 중요성이 강조되며 ‘그린스포츠’라는 개념이 스포츠 계로 도입되어 경기장 시설을 친환경적으로 건설하는 등의 전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현재 평창 올림픽 시설과 관련해 발생한 갈등을 알아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대처하여 상황을 극복했는지 알아보자.

우선 스포츠 시설이 아닌 타 분야에서의 시설 관련 논란과 그에 따른 사후처리와 대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사례를 통해 평창 올림픽 시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자.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면, 성남시 정자 1동의 주민센터이다. 성남시는 기존에 국내 주민센터 건물의 건설에 있어서 항상 논란이 된 세금의 과도한 사용을 없애기 위해 모델하우스로써 활용된 가설건물을 활용해 주민센터로 탈바꿈했다. 실제 업무를 진행하는데 불편함도 없을뿐더러 미적인 건물 디자인도 준수하여 지역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존에 존재하던 건물의 사후 활용이 잘 이뤄진 사례라고 볼 수도 있지만, 환경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가설건물의 설치와 철거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와 소음 등의 문제점을 방지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해외 스포츠 이벤트의 환경문제 발생 사례

다음으로는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한 환경문제의 발생과 지역사회의 반발 그리고 그에 따른 대처 모습이다.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이 닮아선 안될 부정적인 사례인 1992년 프랑스 알레르빌 동계올림픽이다. 당시 올림픽 준비위원회는 유치 준비기간부터 ‘사보이’ 지역의 경제발전이라는 가치로 계획을 세웠고, 이에 따라 올림픽은 무분별하고 과도한 스포츠시설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를 건설하였다. 결과적으로 호텔과 리조트는 파산하고, 여러 환경사고가 발생했다.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은 사보이 지역의 희귀 습지대를 파괴하고, 트랙을 얼리는 과정에서 유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사용해 경기장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방독면을 나눠준 사례가 있다. 이들은 시설의 건설에 있어서 지질학자의 조언을 무시하고,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물론 이러한 행동들은 산사태라는 재앙으로 그들에게 돌아와 올림픽 중 최악의 환경파괴 결과를 낸 사례가 되었다.

Lillehammer ski jump ⓒwikipedia
Lillehammer ski jump ⓒwikipedia

하지만 이와 달리 환경친화적이고, 환경훼손에 대한 강경한 처벌을 통해 예방한 사례가 존재한다. 바로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이다. 당시 그들의 시설 관련 전략은 천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되 파괴를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운영을 위해 그들은 단 한 그루의 나무도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루지, 봅슬레이 경기장 건설에 실제로 발생된 나무 훼손에 대해서 나무 한 그루당 1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하였다. 이외에도 실제 대회 운영에 있어 시설 외적인 분야에서의 환경보존 노력도 매우 활발했고, 동시에 효과적이었다. 이는 현재까지도 환경오염 예방에 성공한 스포츠이벤트의 대표적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평창 올림픽도 릴레함메르 올림픽을 벤치마킹하여 진행한다는 발표를 했다.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현재 평창올림픽의 모습은 어떤지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해보자.

단순한 환경 훼손 이상의 문제, 환경 구조 파악 통해 예방해야 해

평창 올림픽의 시설 설치를 위한 환경훼손은 이미 발생했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9등급 원시림인 가리왕산의 훼손이다. 자연환경 훼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지닌 여론에서는 이 문제를 꼬집고, 올림픽 유치의 당위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단순히 훼손에 대한 문제로 인식될 것이 아니다.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던 릴레함메르 올림픽과는 정반대의 준비과정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리왕산의 생태계적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사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추후에 어떻게 복구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뤄진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추후 복구를 위한 생태계 서식 종에 대한 수집도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시설의 건설에 급급해 근시안적인 태도로 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미 스키장 건설을 위해 벌채될 나무의 수는 약 40,000그루로 추정된다. 하지만 복원계획 중 생태복원을 위해 쓰여질 나무는 250그루로 나와있다.

첫 번째로 제안하고 싶은 내용은 훼손된 환경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점은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 기본 환경의 보존이다. 그 다음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기존 생태계 서식 동ㆍ식물의 샘플을 가능한 최대로 수집해놓는 것이다. 환경이 마련되었고, 그 속에서 살아갈 존재들에 대한 관리 및 유지도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요소들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유치 준비 조직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지원이 요구된다. 4만 그루를 베어내고 그에 대한 복원으로 250그루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에서 이미 환경적인 측면을 무시했다고 보여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며 유치 준비에 있어서 많은 갈등을 빚어낸다. 위와 같은 사항들로 하여금 예방과 대처가 이뤄진다면 평창 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인 Pyeongchang Connected(지속가능한 유산을 남기는 평창)에 걸맞은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직도 먼 이야기인 ‘지속 가능한 유산을 남기는 올림픽’

올림픽에 사용되는 예산에서 경기장과 관련된 예산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진 않는다. 하지만 경기장 시설만큼 흑자 창출로 가장 직접적이게 귀결되는 항목은 없다. 즉 경기장의 사후 활용 방안이 대회 이후 올림픽 유산 창출의 척도가 된다는 의미이다. ‘지속 가능한 유산을 남기는 평창’을 외치고 있는 평창 올림픽은 과연 지금 올림픽 빚더미가 아닌 올림픽 유산을 남기는 길을 가고 있을까?

표3.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시설 사후활용계획

시설 사후 활용 계획
계폐회식장 임시 시설로 사후 해체
피겨 / 쇼트트랙 다목적 홀 및 공공 아이스링크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경기 및 훈련시설, 레저 시설
스키/스키점프 기존 시설 환원
크로스컨트리 기존 시설 환원
알파인 활강 활강경기장만 신설 후 향후 레저시설 개발
스피드스케이팅 컨벤션 센터
아이스하키1 원주시 이전 후 하키 전용경기장으로 활용
아이스하키2 관동대학교 시설로 전환
올림픽 빌리지 리조트 숙박시설 민간주택
미디어 빌리지 리조트 숙박시설 민간주택
미디어 센터 방송아카데미 및 의료 교육센터

<표> 참조: 새로운 경제시스템 창출을 위한 경제주평 :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조건 / 저자명 오준범, 주원, 백다미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주시로 이전할 계획인 아이스하키1 경기장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해체 조립이 가능한 모듈 공법을 사용해 평창 올림픽 이후 올림픽 경기가 개최되는 강릉에서 원주로 이전할 계획임을 누누이 밝혀왔다. 하지만 원주시에 따르면 대한건축사협회에 의뢰한 결과 이전비용이 630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대답을 받았다고 한다. 조직위의 계획대로라면 단 17일을 사용하기 위하며 1,000억 원을 들여서 경기장을 건설하고 나서 대회가 끝나자마자 또 다시 630억 원을 들여 원주시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위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조직위는 올림픽 빌리지와, 미디어 빌리지를 모두 리조트 숙박시설과 민간 주택 등으로 분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계 올림픽에서 숙박시설 투자비는 총 시설 투자비의 16.44%를 차지하고 있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계기 문화체육관광분야 기본구상) 사후 활용방안 모색이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민간에 분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올림픽은 밴쿠버 올림픽이다. 고급형 콘도로 지은 밴쿠버 올림픽 선수촌은 분양 실패로 엄청난 적자를 가져왔다. 밴쿠버 올림픽 선수촌의 분양률은 30%에 그쳤고 이는 개발업체의 부도로 까지 이어져 밴쿠버 시가 개발업체의 빚 보증을 서 고스란히 시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많이 부족한 평창올림픽, 아직 주저하기에는 이르다

우선 원주시로 이전할 계획이었던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원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엄청난 세금 낭비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원주시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강릉 주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Richmond Olympic Oval)을 다용도 스포츠 시설로 전환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금 오벌 경기장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이 아닌 아이스링크 2개와 실내 농구 코트, 배드민턴장, 탁구장, 200m 육상트랙, 실내 암벽 등반 시설, 헬스센터 등이 자리 잡았다. 덕분에 이 경기장은 지역 주민들이 많이 발걸음하며 올림픽이 끝난 지금까지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평창의 경우 아이스링크에 대한 수요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일본 나가노 올림픽의 아이스하키 경기장처럼 실내 수영시설, 시민 체육관 등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선수촌 빌리지와 미디어 빌리지의 경우에는 미분양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민간 분양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실제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의 경우 릴레함메르 대학이 올림픽촌으로 위치를 옮기면서 다양한 부대시설을 변형해 사용했고, 미디어촌의 경우 조립식 가건물로 지어 이후 학교 기숙사로 재설치 하며 예산 낭비를 최소화 했다.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은 독특하게 올림픽 선수단이 이용한 숙박 시설을 감옥으로 활용하고 있다. 감옥으로 활용하기 전 공동 주택, 병원 등 다양한 방안이 나왔지만 작은 도시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결국 고용 창출 등의 효과까지 낼 수 있는 감옥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평창 또한 거주 인구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단순하게 선수촌을 단순 분양할 것이 아니라 레이크플래시드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후 활용 계획이 아직까지 구체성을 띠지 못하고 있는 평창올림픽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사례가 있다. 릴레함메르 올림픽에 사용된 요빅 아이스하키 경기장인데 이는 터널 형식으로 굴착된 지하 경기장이었다. 노르웨이는 올림픽이 끝난 후 이를 핵무기나 생화학 공격 등에 대비한 대피소로 전환해 사용했다. 지하 터널 형식이라는 경기장의 특성과 지역 특성 그리고 필요성이 모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선택이었다. 또한 노르웨이는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사용한 봅슬레이∙루지 트랙을 영국 군대 트레이닝 캠프로 사용하는 창의성도 보여줬다.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방안의 전체적인 문제점은 모든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포괄적인 것도 문제이다. 어떤 구체적인 방안으로 특수 경기장을 지역 시설로 변환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500여일을 앞둔 지금 계속해서 레저시설로 이용할 것이라는 말만 내뱉고 있을 뿐이다. 경기장의 전환 가능성을 넓게 보는 시야를 가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목적을 잃고 포괄적으로 넘겨짚는건 지양해야 한다. 또 설상 스포츠에 한정해 피겨 경기장을 아이스링크로 활용할 것 이라는 1차원적인 생각 또한 사후활용 방안에서는 경계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대회 이후 시설들은 남아있고 평창은 역사로 남는다. 성공적으로 개막을 마친다고 안심하기엔 우린 벌써 많은 것을 잃었다. 올림픽 흑자가 단순한 장밋빛 환상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대회의 슬로건은 대회 준비기간에도 유효하게 작용해야한다. 다양한 집단과의 소통(People Connected)부터 실현시켜야한다.  자원조달에 있어 정부와 지자체만이 소통하고 있고 국민들은 그 둘의 소통한 정보를 통보 받기만 한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지방채가 발행돼도 적극적으로 문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남은 기간 동안 올림픽 연계사업의 일환으로 주민참여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을 구축하는 데(Possibility Connected)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남은 올림픽 유산들(Legacy)은 오로지 소비자에 의해 유지 될 것이다. 자신들의 유산이 될 시설들을 사용하기 앞서 무분별한 부채발행과 환경 파괴를 견제(Peace Connected)하고 소비자의 시각에서 효과적인 사후활용 방책을 구축(Place Connected)해야 한다. 올림픽 유산들이 문화적으로, 관광적으로 유효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시각을 통해 신중함을 기해야만 우리만의 온전한 평창올림픽을 기대할 수 있다.

김정연, 강지민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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