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각국의 스포츠과학자들은 자국 선수들의 메달획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의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선수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스포츠역학적 동작분석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조절을 위한 스포츠생리 및 의학적 지원서포트, 그리고 정신력강화를 위한 심리학적 서포트 등, 현대스포츠에 있어서는 다양하고 구체화된 방법으로 선수를 위한 최상의 연구지원이 행해지고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선수들이 시합에서 착용할 용품 및 유니폼에 대한 연구개발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역시, 평창에서 선보일 스피드 스케이팅 유니폼 개발에 풍동실험을 이용, 메달획득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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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그동안 자동차 개발이나 비행기 연구개발에 사용되던 풍동실험이 이제는 스포츠공학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100초 싸움’이라고 불리는 스포츠세계에 어쩌면 당연한 과정으로 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일례로 스키종목 중의 하나인 ‘down hill’ 종목은 순간 스피드가 200킬로를 육박할 정도로서 가장 빠른 경기중의 하나로서 진정한 의미에서 1/100초 싸움인 동계스포츠 종목이다. 이처럼 빠른 스피드가 필요한 종목에 있어서는 자세 유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지만,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입는 스키장비가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곤 한다. 예를 들어, 시합당일의 경기장의 온도와 습도, 설질(눈의 상태 혹은 인공설vs자연설)에 따른 적절한 스키왁싱이 되어야만 한다. 또한 선수들이 착용하게 될 스키복 역시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키복에 작은 딤플의 형태를 넣어 공기의 흐름(박리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품 등의 개발연구가 풍동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저항을 적게 받을 수 있는 최적화된 스키복 개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퐁동실험을 들 수 있다. 먼저 각각의 소재(원단)개발과 측정을 하고, 소재의 특성을 고려하여 유니폼을 제작한다. 이후 제작된 풀사이즈의 스키복을 다시 풍동실험하는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연구가 진행된다. 또한,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등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키어의 자세에 따른 공기흐름을 관찰, 적절하게 처치(원단선택)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풍동실험실내에서의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자세교정과 함께 개인별 맞춤 스키복을 제안하기도 한다.
관련내용: Speed skier training in a wind tunnel in bid to break 130mph downhill world record
우리에겐 ‘국가대표’라는 영화로 알려지게된 스키점프. 사실 그동안 스키점프 종목은 유럽선수들만의 경기라 여겨왔을 정도로 체격이 작은 아시아인의 활약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일본의 가세로 인해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동양인도 가능한 종목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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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이제는 유럽세가 텃세를 부리면서 어떻게든 일본의 도전을 무마시키려고 하고 있다. 일례로 스키점프복은 매년 룰이 바뀌고 있다, 이전에 비해 선수의 체격에 딱맞는 유니폼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는 유럽선수들에 비해 신체조건이 작은 일본선수들을 견제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스키점프는 공중에서 가능한 한 공기의 저항을 받아(양력) 멀리 날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팔을 벌렸을때의 겨드랑이 부분을 넓히거나, 사타구니 밑부분을 내려 공기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왔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룰의 변경(신체와 유니폼과의 거리가 좁아짐)으로 인해, 순수 유니폼개발 연구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알파인 스키복의 연구처럼 풍동실험을 통한 원단의 선정과 함께 각 부위(몸통, 팔, 다리)에 적절한 배치, 그리고 선수체형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커팅방법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CFD시뮬레이션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따른 최적의 자세를 찾아 트레이닝에 도입, 퍼포먼스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알파인스키와는 저항을 받게 되는 속도(풍속)구간이 다르고, 원단의 두께(통풍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계스포츠의 경우에는 각 종목에 따라 서로 다른 원단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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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기역학(스포츠공학)은 최근의 동계스포츠에 있어서의 중요한 연구부분으로 성장하였다. 또한 공기역학은 트레이닝의 한 방법이 되어 각국의 스포츠공학자들은 선수, 코치들과 함께 활발하게 연구 및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들어, 스키점프는 점프에서 착지까지 단 몇초만에 끝나는 스포츠로 피드백을 주고 받기가 매우 힘든 스포츠중의 하나다. 반면, 풍동실험을 통한 트레이닝은 점프중의 공중에서의 자세를 비롯 take off시의 밸런스 유지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선수의 머리위치, 두팔의 밸런스 및 몸통과 양팔과의 거리 등등 순간순간 코멘트를 해주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이상적인 자세를 찾을 수 있는 간편한 트레이닝 도구가 되었다. 다시말해, 스포츠공학의 연구지원은 현장에서 절대불가결한 코칭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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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TV를 통해 스키점프를 본 적이 있다면, 스키점프는 당연히 V스타일(두발을 V자로 벌려 뛰는 스타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스키점프는 첫 동계올림픽대회인 1924년 제1회 샤모니(프랑스) 동계올림픽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줄곤 11자로 뛰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1985년 스웨덴의 얀 보클뢰브가 V스타일을 사용하게 된후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스키 선수들은 V스타일로 점프를 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11자형태의 점프에 비해 약 10%까지 도약 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관련내용: 스키 점프거리를 어떻게 늘릴수있는가 – V스타일 의 비밀
글 = 홍성찬 (일본 츠쿠바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일본 츠쿠바대학에서 코칭학(축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츠쿠바대학 스포츠유체공학실 책임자로, 현재 츠쿠바대학 교수로 있다.
지난 몇 년간 NIKE, UNDER ARMOR, MOLTEN등과 같은 스포츠기업과 함께 스포츠볼과 스포츠웨어에 대한 연구개발을 해오고 있다. 특히, 일본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위해 MIZUNO와 스키복을 개발하고 있으며, 스위스 알파인스키팀 국가대표를 위해 DESCENTE와 함께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최첨단 스키복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팀을 위한 연구개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연구자로, 가깝게는 평창올림픽을 위한 한국팀의 선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나아가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거듭날 수(도) 있는 스포츠공학적 연구의 부재(이용)가 매우 아쉬운 한국인 스포츠유체역학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