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제 11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경남 남해군이 재정 자립도, 인구, 기반 산업 규모 등 전국의 유수한 기초자치단체들을 제치고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 표창을 수상하였다. 남해군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군내에 방치된 매립지를 군 소유 토지로 매입하여 이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여기에 스포츠 산업 관점으로의 접근을 시작하였다. 당시 민선 1기 군수 이하 남해군에서는 자연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부분과 그 부가가치에 주목하여 스포츠 산업을 선택하였으며, 이후 2003년 남해 스포츠파크를 완공, 현재는 프로 및 대학팀들 가운데 국내 전지훈련을 택하는 팀들의 전지훈련의 메카로서의 엘리트 체육에서의 입지뿐 아니라 영/호남을 아우르는 동호회 축구, 사회인 야구, 장애인 축구 등 참여형 스포츠에서도 대단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남해군은 같은 경남도 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서도 규모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스포츠 산업을 지원 혹은 추진할 수 있는 군청 내 조직규모도 작은 편 일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스포츠파크 조성 전략 수립 이래 꾸준히 산업으로의 스포츠 관련 시설 및 조직의 역량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군청 산하 체육시설사업소의 역량 및 사업 범위는 상위 규모의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일부 광역자치단체의 체육진흥과 조직을 상회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례로, 인천광역시의 경우, 시청 내 체육진흥과 및 시설관리공단 등 체육시설을 통한 스포츠 산업 발전에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예산 및 인력 규모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문학경기장의 경우에는 SK에의 민영화를 통해서야 제대로 활용되고 있으며, 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경우에는 여전히 별다른 활용법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사업 규모에 있어서도 이미 유치한 프로 스포츠 구단과 그를 활용한 수익 창출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남해군의 경우 사실상 군청 내의 체육시설사업소가 내부 정책 수립 및 추진과 체육시설관리에 있어서의 업무를 모두 하고 있으면서도 대학 엘리트체육팀 전지훈련 유치 등의 활동과 기존 남해군 산업 구성에서 일부를 차지하고 있던 농업과의 융합을 통하여 스포츠 경관농업으로서 롤잔디 재배사업 역시 주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등에 납품함으로써 지자체의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남해군 스포츠파크의 전경 ⓒ남해군 문화관광 웹사이트>
이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산업적 활용에 있어서의 스포츠 산업의 성과 사례가 쌓여감에 따라, 전국적으로 수많은 단체들이 이와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프로 구단 유치와 연계된 측면이 많은데,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인구 규모에서 가장 큰 도시들 중 하나인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프로농구팀인 오리온스와 함께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2군팀, K리그 챌린지의 고양 자이크로 FC 등을 유치하였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의 경우에는 유치된 프로스포츠 팀을 통하여 경기장 사용료 등에서 세외수익을 올리고자 혈안이 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사례와는 달리, 행정 조직 내 체육진흥과에 스포츠 언론 출신 주무관을 선임, 프로 스포츠 팀들의 지원에 있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가 하면, 구단들과 지역 기업체가 연결되는 형태의 공동 마케팅에 있어서도 행정 조직 내부에서의 노력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지는 수익의 대다수를 생활체육 부문의 예산으로 집행함으로써 일종의 스포츠 산업에 있어서의 토털 패키지를 구축하여, 스포츠산업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또한 이보다는 규모가 작은 도시인 충남 아산시의 경우에는, 비슷한 규모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부분 문화관광 조직 산하에 체육 관련 부서(과)를 두는 것과는 달리, 문화관광과와 체육육성과를 분리, 여기에 민간의 스포츠 마케팅 경력자를 채용함으로써 중소도시에서의 프로스포츠 및 기존의 관광 자원인 온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스포츠 의료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감으로써 경쟁력 있는 스포츠 산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성과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스포츠 산업 육성과 관련된 행정들이 쏟아지는 것은 추후 문제점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경남 통영시의 경우,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 구장들 및 사회인야구 경기장을 조성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홍보에 도움을 얻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장 및 야구장 모두 비싼 요금 혹은 사용료의 갑작스런 인상 등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으로 인하여 생활체육 참가자들의 불만이 급증하는가 하면, 이미 비슷한 경제권 내에 위치한 남해군에 비해서 통영시만이 가진 독특한 경쟁력은 부족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영시가 내어 놓은 정책 추진 과제는 그저 어떤 종목을 유치하자, 어떤 편의를 제공하자는 정도의 근시안적 행정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충남 천안시의 사회인 야구장 조성에 통상적 인조잔디 경기장 소요 예산의 3배인 780억원을 들여 사실상 마운드가 있는 황무지와 다름없는 야구장을 설치하여 준공식까지 열었다가, 여론의 뭇매와 각종 비리, 특정 기업 특혜 의혹 등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요약하자면, 스포츠 산업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는 장밋빛 희망만을 바라본 채 수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성공 사례만을 바라보며 달려들게 되면서, 이미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심화된 시장이 되었으며, 여기에 잘 운영되지 않는 행정 조직 특유의 방만하거나 안일한 행정적 대처, 혹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책 추진 등이 맞물리게 되면 오히려 국민들의 혈세 낭비 뿐 아니라 스포츠 산업의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인식의 도래 등 부작용만이 우려 되며, 이 경우 몇 번의 시도를 걸쳐서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등 간신히 만들어 놓은 기반이 정치인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서 무너질 수도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스포츠 산업에 정책 과제를 둔 지방자치단체들은 앞서 언급한 사례들에 대해 유형별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경남 남해군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담당할 행정 조직에 충분한 권한을 제공하고, 이 조직을 통해 주도적으로 개발 및 진행/홍보 등의 전략을 수립하며, 수립 단계에서부터 담당 공무원들이 다양한 논의와 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전문성을 확보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인적 자원의 측면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길러 낸 전문성 있는 인재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계획 자체의 수립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비전과 추진력이 없이는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경쟁력 및 당초의 목표 달성에 걸리는 시간이 긴 편이고, 또한 자치단체장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기존의 전략들이 한 번에 뒤집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의 단점을 안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천광역시의 경우처럼, 공적인 영역에서 전문성과 효율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상황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민간 위탁을 통하여 상호 이익과 체계적 관리를 추구하는 방법이 있다. 행정 조직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을 통해 위탁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만 잘 이루어지더라도 스포츠 산업과 관련된 정책적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설 등에 대한 관리 비용이 절감될 확률도 존재한다. 그러나 위탁 업체가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과 행정 조직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이 상이하게 될 경우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추구하는 이미지의 강화나 이를 통한 내부 경제 활성화, 세수의 증대 등의 목표 달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 또한 존재하며, 또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공무원조직이 잘못될 경우의 방만한 경영/비리, 횡령 등에 있어서 그보다 큰 폐단이 나타날 수도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세 번째는 고양시와 아산시의 사례처럼 행정 조직 내에 민간의 전문가를 불러와 앉히거나, 민간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별도의 행정 조직을 구성하여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법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전략이면서도 또한 운용에 따라서는 선임된 민간 출신의 전문가들을 통하여 내부 조직의 기존 공무원들이 전문성을 가지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이 소요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으며, 또한 그들을 통해서 민간의 효율성을 공공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활용토록 할 수도 있다. 반면 이러한 민간 출신 인재들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특채와 관련된 혜택, 편법 등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으로 인하여 과정 자체가 험난할 수도 있으며, 목표했던 바와는 반대로 공공 조직 내로 들어온 민간 출신의 전문가가 기존 인재들에게 전문성을 전파하는 것이 아닌, 역으로 방만하고 비효율적 경영으로 이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 하게 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에 추진되고 있는 ‘기장 야구테마파크’ 조감도 ⓒ기장군>
이렇듯 각기 장/단점을 지닌 세 가지 방안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결국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처해진 상황과 주변 환경에 따라서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케이스-바이-케이스의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사실상 스포츠 산업과 관련된 기반이 존재하지 않고, 주변 지역에서 연관된 경쟁이 심하지 않다면 첫 번째의 방법처럼 장기적이고 꾸준한 발전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찾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정책이 뒤집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의 고민 역시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이와 달리 이미 인구 규모나 경제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편이며, 다만 이미 과대화된 공무원 조직의 성격 상 여기에 더해서 무언가를 추진하거나 진행하기가 어려운 경우라면 철저한 심사 과정과 상호 간 비전의 합치를 통한 민간 위탁 역시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앞서 언급한 통영시의 사례나 부산 기장군이 최근 야구 전문 단지를 조성하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같이, 현재 시점에서 조직이 가지는 힘은 부족하나 소위 말하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민간의 전문가를 선임함으로써 당면 과제의 해결과, 장기적 비전 수립, 인재의 양성을 노리는 것 역시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의 형성은 이미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 및 대한체육회 조직 통합 등 정부 차원에서 시행되는 하나의 중요 과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내부 조직의 운용 혹은 새로운 역할 부여를 통하여 스포츠 산업에 뛰어드는 것 역시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좋은 선례들과 나쁜 선례들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공무원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선출될 정치인들이 명확하게 인지하고, 각 경우에 맞는 방법의 선택을 통해 풀어나가야만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며, 여기에서부터 많은 노력과 학문적 영역에서의 도움, 각 체육 관련 조직(행정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생활체육회 등의 외부 조직)간의 긴밀한 협력 등 다방면에서 합심하여 추진해 나감이 필요하다. 또한 남해군의 사례처럼 기존의 관광과 농업, 아산시의 사례처럼 온천, 의료 등과 스포츠 산업이 융합, 상호 발전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 또한 다방면에 걸쳐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거기에 맞는 정책의 추진이 이루어졌을 때, 엘리트체육 뿐 아니라 생활체육 그리고 지방 경제 등 목표하고자 하는 바에 충실한 정책과 전략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한국외국어대학교 Global Sport Management 석사 과정 전뉘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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