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몇 년 전, 뉴욕 타임즈에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실렸다. 미국의 한 대형마트이 한 가정에 ‘아기 옷과 유아 용품 할인 쿠폰’을 발송했다. 몇 일 뒤, 이 가정에서 항의 전화가 왔다. 이 가정의 아버지가 한 전화였는데, 자신의 고등학생 딸에게 임신을 부추기는 쿠폰을 발행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몇일 뒤, 그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부모도 모르는 딸의 임신 소식을 대형마트가 어떻게 알았을까? 딸은 이 대형마트에서 갑자기 구매를 하지 않던 무향로션과 미네랄 영양제를 구매했다고 한다. 대형마트는 대부분의 임신부들이 무향로션과 영양제를 구매한다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딸에게 쿠폰을 자동으로 발송했던 것이다(C. Duhigg, 2012). 즉, 고객의 데이터와 구매 패턴을 분석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생산 및 판매의 ‘지능화’로 대변되는 산업의 흐름이 ‘4차 산업 혁명’이다. 지금까지의 산업이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4차 산업 혁명은 고객 개개인에 맞춰진 산업(Customized-industry)으로 변모된 철저히 고객 중심 산업 환경인 것이다. 4차 산업 혁명 이전에는 제품의 생산과 판매 및 구매에 있어 철저히 공급자 중심의 환경이 조성되었다. 공급자는 ‘고객이 필요할 것 같은’ 제품을 자동화를 통해 대량 생산해 놓은 후, ‘필요하면 사가라’라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고객 맞춤형 생산∙판매가 활성화 된 4차 산업 혁명 이후에는, 바야흐로 진정한 ‘손님이 왕’인 시대가 오게 된다. 이러한 고객 맞춤형 생산 및 판매는 필연적으로 그들의 구매 패턴 및 소비 행태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의 수집이 뒤따른다. 즉, 데이터의 수집이 없으면 고객 맟춤형 서비스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제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4차 산업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러한 산업 환경의 변화는 제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는 해당 컴퓨터와 IP를 통해 고객이 클릭을 했던 상품이나 사이트 접속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의 배너 및 링크를 고객의 컴퓨터에 다시 전송하는 ‘리마케팅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포츠와 기술의 융합
그렇다면 스포츠 산업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스포츠 산업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례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인 야구만 보더라도, 투수의 방어율이나 상대 타자와의 상대 기록을 비롯한 여러 지표들이 경기를 치룰수록 축적되게 되고 이를 통해 경기의 승패를 예상하는 것은 이미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통계 데이터의 분석은 ‘야구는 숫자놀음 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에 하나인 축구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치뤄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월드컵 전 ‘SAP 매치인사이트’라는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해 선수들의 몸, 유니폼, 축구공 등에 센서를 부착하고 이 부착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움직임과 체력 상태를 데이터화해 분석했다. 이렇게 풍부하게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독일은 선수 개개인에 맞는 훈련 방식을 고안해내고 상대팀에 맞는 전략을 구상해 월드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youtube id=”https://youtu.be/srBeqUbO74k” width=”600″ height=”350″ autoplay=”no” api_params=”” class=””]
독일 축구 대표팀의 SAP Match Insights 활용
이렇듯 스포츠와 데이터는 이미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포츠 산업에서의 데이터 활용은 선수들이나 팀의 경기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향으로만 진행되었다. 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스포츠 산업에서 팬들을 위한 데이터 활용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비대하고 경쟁이 심해진 스포츠 산업 환경을 가지고 있는 미국 등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스포츠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정보를 찾게 하기 위해 데이터 기술을 자신들의 제품에 접목하는 시도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지금은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향유할 수 있게 되었지만, 웨어러블 기기는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스포츠와 소비자들의 새로운 접점을 찾아낸 혁신적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키의 퓨얼밴드는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웨어러블 스마트 워치로, 이 기기를 장착한 채로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면 자신의 심박수 및 활동량, 걸음수는 물론 소모된 칼로리까지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확인 할 수 있게 해준다. 애플의 아이워치나 삼성의 기어시리즈 등도 마찬가지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고객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운동량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기업은 고객 스스로 ‘만들어 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 주었다.
최근에는 특정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닌 스마트폰만 있으면 스포츠 관련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시도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미 프로야구리그(MLB)에서 각 경기장에 설치한 애플의 I-Beacon 이라는 조그마한 기계를 들 수 있다. 비콘(Beacon)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만든 이 조그마한 기계는,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신호를 보냄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거나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MLB는 2014년 이러한 I-Beacon을 리그의 20개 경기장에 각각 100개 이상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통해 입장권 구매는 물론이고 자신이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좌석까지의 최소 거리를 측정해 시각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화장실과 매점의 위치, 그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시하는 등 고객들이 경기장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소비적 행위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또 수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youtube id=”https://youtu.be/UuErJAPeaqU” width=”600″ height=”350″ autoplay=”no” api_params=”” class=””]
I-Beacon을 이용한 MLB의 소비자 접점 마케팅
소비자들이 스포츠라는 하나의 문화 현상을 소비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행위들을 데이터화해 그 데이터들을 축적해 나가고, 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는 스포츠에 매료된 스포츠 팬들의 충성심을 키워주는 것에서 넘어서서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새로운 소비자들을 스포츠 팬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더 나아가 스포츠 마케터들은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오지 않고도 경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기술의 발달은 단순히 TV화면으로만 보던 경기들을 소비자들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경기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2015년 미국의 NBA 경기의 중계 현장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낯선 카메라 장비가 등장했다. 바로 경기 장면을 실시간 VR로 중계해주는 카메라 장비였다. 경기장에 오지 못한 관중들이 VR헤드셋을 통해 NBA의 수준 높은 경기를 마치 ‘경기장에 온 듯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게 만든 첫 시도 였다. 이 중계를 주도한 NextVR사는 올해 폭스스포츠의 라이브 VR중계권을 따내면서 농구뿐 만 아니라 야구, 축구, 자동차 경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youtube id=”https://youtu.be/2TxpwC4DmgA” width=”600″ height=”350″ autoplay=”no” api_params=”” class=””]
NBA의 VR기술을 통한 중계
‘경험의 극대화’가 답이다
앞서 살펴본 4차 산업 혁명의 주된 흐름은 바로 고객 맞춤형 제품의 생산과 판매이다. 공급자가 소비자를 행태를 예상해 제품을 만드는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소비자가 만들어 준 구매 패턴 및 행태 데이터를 통해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제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포츠 산업에서는 그 산업의 특성상 스포츠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경험’을 극대화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스포츠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스포츠 팬들은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고도 라디오나 TV를 통해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여러 자료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의 성적을 평가해 볼 수도 있게 되었다. 또한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운동량까지 체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더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을 통해 스포츠 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판매를 각 개인의 호주머니 안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전달해줄 수 있게 되었고, 경기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경기를 실제로 관람하는 듯한 ‘경험’을 선물해주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아직까지 이러한 기술들이 상용화되지 않았고 가격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더 많이 이루어진다면, 모든 스포츠 팬들이 스포츠라는 ‘문화 현상’을 소비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경험들이 더욱 극대화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서 모든 스포츠 팬들이 각자의 집 안에서 스포츠 경기에 직접 참여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스포츠 매니지먼트 석사과정 박용한
참고자료
Charles Duhigg, 2012. How Companies Learn Your Secrets, New York Times. Retrieved 2016-11-17 from http://www.nytimes.com/2012/02/19/magazine/shopping-habits.html
I see You’re actually a excellent webmaster. The site loading
velocity is amazing. It seems that you’re doing any unique trick.
Also, the contents are masterwork. you’ve performed a magnificent activity
on this subject! Similar here: ravionix.shop and also here: Sklep on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