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7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에서 ‘BBQ 올리버스’는 MVP 팀과 다소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경기를 2-1로 역전을 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의 해설을 맡은 해설진들은 ‘아주 무서운 닭들이 나타났다’ 라며 칭찬을 하였고, 팬들은 ‘아주 바삭바삭하게 잘 튀긴 경기였다’ 라는 신선한 표현 등을 자아내며 BBQ 올리버스의 신드롬을 예고하는 듯 보였다. 첫 경기부터 큰 화제를 불러모은 BBQ 올리버스의 행보는 지난 11일에 열린 공식 후원 기자간담회에서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의 당찬 선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윤홍근 회장은 “BBQ가 치맥의 문화와 e스포츠의 문화의 시너지를 이끌어가겠다” 라며 말한 바 있다. BBQ는 이미 2015년부터 프로야구 팀인 넥센 히어로즈를 스폰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다만 야구라는 종목은 ‘치맥(치킨+맥주)’ 라는 문화가 만연해있기 때문에 BBQ의 마케팅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BBQ와 e스포츠는 다소 의외의 조합이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될 수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둘은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BBQ는 e스포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다. 국내 외식업계 브랜드 가운데에서는 단연 선두주자이다. 특히 BBQ는 해외에서도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스포츠 산업에 뛰어든 이유 역시 미국, 유럽, 중국과 같이 e스포츠가 활성화된 국가에 BBQ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함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BBQ의 이름은 그 이전부터 NFL, NBA, MLB와 같은 세계적인 프로 스포츠와 미국대학스포츠(NCAA)의 경기장까지 총 92개의 곳에서 이름을 알리고 실제로 치킨을 판매 중이다. 이와 더불어 NFL과는 스폰서십 계약까지 체결하며 코카콜라, 맥도날드와 같은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BBQ는 앞선 92개의 스포츠 경기장에 위치한 지점에서 약 2조 4000억 원의 연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이는 국내의 약 3000개 지점의 연간 매출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액수인 것은 스포츠 마케팅의 힘을 새삼 다시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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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킹 센터

BBQ가 해외에서 스포츠 마케팅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해외에서는 식품 브랜드들의 스포츠 마케팅이 자연스러운 현성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스포츠 마케팅의 힘을 일찍이 알고 활발하게 진행했던 해외의 식품 브랜드들이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들은 NBA 팀들의 경기장에서 찾을 수가 있다. 콜로라도 주 덴버에 위치한 덴버 너기츠의 홈구장의 이름은 ‘펩시 센터’다. 루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위치하고 있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사용하는 경기장의 이름은 ‘스무디킹 센터’다. 국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펩시와 스무디킹 브랜드는 두 팀을 공식 후원함과 함께 마케팅을 펼쳤고 결과적으로 경기장의 명명권까지 획득하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해외의 식품 브랜드만큼은 아직 아니지만 국내 외식업계 브랜드들 역시 최근 스포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많이 다가가는 모습이다. 또 다른 치킨 브랜드인 교촌치킨은 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하였는가 하면 도미노피자는 리틀 야구 대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국내 식품 브랜드들의 스포츠 마케팅이 이전에는 특수 인기 스포츠 종목에만 국한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골프, 종합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에까지 진출을 하였고 또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 장기 프로젝트 등 그 방법까지 다양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식품 브랜드들의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의 원인은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어느 마케팅이나 모두 그렇겠지만 식품 브랜드들이 펼치는 스포츠 마케팅의 목적 역시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로얄티 상승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다른 카테고리에 속한 브랜드들의 마케팅과 확연하게 다른 점은 그들이 펼치는 마케팅은 매출과 시장점유율 상승 효과까지 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 가운데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만 방문한 팬들은 소수일 것이라 생각된다. 양손에 치킨, 피자, 핫도그, 콜라, 커피 등 다양한 음식을 쥐고서 응원을 하는 그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팬들을 그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으면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이미 자리잡은 또 하나의 스포츠 문화이다. 이와 같은 경기장의 문화와 분위기가 스포츠 현장에서 식품 브랜드를 접한 팬들의 지갑을 선뜻 열게 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브랜드는 스포츠의 힘을 빌려 큰 어려움 없이도 스포츠 팬들을 소비자로 만드는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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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스포츠 마케팅

또 다른 이유로는 스포츠가 브랜드의 이미지 창출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점은 레드불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레드불은 축구, F1 등과 같은 메이저 스포츠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과 동시에 스키, 클라이밍, 마샬아츠 등 비인기 종목이면서 비교적 젊고 활동적인 종목에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레드불을 머리에 떠올렸을 때 도전적이고 다이나믹한 브랜드로 인지한다. 요즘과 같이 많은 브랜드들이 쏟아 나고 소통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될 때 브랜드의 특성 이미지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과 소통을 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러한 상황을 절실하게 파악한 식품 브랜드는 독자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 스포츠 산업으로 직접 뛰어 든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레드불과 스키처럼 연관성이 뚜렷하면 좋으나 스포츠와 음식의 합집합을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BBQ와 e스포츠 또한 어떠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 드는 포지셔닝은 결국 단순히 스포츠의 힘만을 빌린다는 것이 아닌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프로모션에 있다는 것을 스포츠 마케팅을 하는 식품 브랜드들은 잊어서는 안 되겠다.

한현성 기자

han2some@siri.or.kr

[2017년 1월 20일, 사진=BBQ올리버스 공식 페이스북, 레드불 공식 페이스북, Wiki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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