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가 운동만 잘하면 되지.’ 앞으로는 듣기 힘든 말이 될 것 같다. 공부를 못하는 대학 선수는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이하 KUSF)가 올해부터 평균 학점 C 미만인 대학 운동선수들의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대학스포츠 운영 규정 제25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KUSF가 주최하는 대학스포츠 4개 리그인 축구, 배구, 농구, 핸드볼 종목이 그 대상이다.
일명 ‘C 제로룰’로 불리는 대학스포츠 운영 규정 제25조는 공부하는 학생선수상을 지향하고 학생 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여 학사관리의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규정이다. 극히 소수에 해당하는 선수들만 프로 선수로 뽑히고 대다수의 운동선수는 대학 졸업 후 진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성적 지향적인 정책보다는 선수들의 장래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KUSF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적용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반발이 일고 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학점으로 경기 출전 기회를 막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2010년 탄생한 KUSF에는 총 93개 대학, 110개 이상의 팀이 가입돼 있다. 그중 이번 KUSF의 조치에 따라 대회에 못 나오는 선수들이 속출하게 됐다. 종목별로는 남자농구 122명 중 7명, 배구 134명 중 4명, 축구 1,094명 중 89명, 핸드볼 74명 중 2명의 학생 선수가 직전 2개 학기 학점 평균을 C˚이상 취득하지 못해 당장 팀들의 전력 누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평성에 관한 의견도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학사 경고 제도 외에 스포츠 선수들에게 이 같은 학점 규정을 둬서 대회 출전을 막을 경우 이중징계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향후 취업하는데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대학 스포츠 리그는 대학 운동부 학생들의 프로 무대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대학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성적이 없으면 당연히 프로 계약이나 국가대표 선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체육계는 그동안 각 대학 자율에 맡겼던 학업성적 관련 경기출전 규정을 대폭 강화하면서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보편화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련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SUF와 선수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앞으로 대학 리그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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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5일, 사진 = 대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