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스포츠계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7월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 공식 발표 이후 부지 선정 결정과 배치 작업 속도가 가속화되자 중국이 스포츠계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선 것이다.

8일 한국배구연맹(KOVO)는 4월 22 ~24일 국내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한·중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가 중국 측의 거부로 무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중국 팀의 대회 참가를 막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에서 처음 개최된 이 대회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남자 배구 리그 상위권 3팀이 출전하는 대회였으나 앞서 일본 팀이 용병 출전 여부와 5월 천왕컵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전했다. 결국 한국과 중국의 남자 배구 리그 상위권 2팀까지 모두 4개 팀이 출전하는 대회로 바뀌었으나 이마저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KOVO는 이와 관련해 중국 측에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으며 이번주 내로 대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원정을 앞둔 축구 대표팀에도 불똥이 튀었다. 오는 23일 중국과의 맞대결에 전세기를 이용할 예정이었던 대한축구협회는 중국 당국의 전세기 운항 전면 불허 방침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결국 축구대표팀은 일반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 원정을 치르게 되었다.

중국과의 월드컵 예선이 오후 7시 35분(현지 시간 기준)에 시작되기 때문에 귀국 비행시간을 맞추기가 빠듯했던 축구 대표팀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협의를 통해 비행기 출발시간을 1시간 늦추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축구대표팀은 23일 중국전 이후 28일 서울에서 시리아전을 연이어 치르는 일정으로 이동에 대한 체력적 부담까지 떠앉게 됐다.

붉은 악마 원정 응원단 또한 협회에서 준비한 전세기를 통해 300명 이상 대규모로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되어 50명 규모로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동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중국 내의 반한 감정이 높아지면서 원정 응원단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에 중국축구협회에 붉은악마 응원석에 안전요원 증원을 공식 요청했다.

이밖에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최되는 2017 아시안컵 산악스키 대회에 출전 신청했던 중국이 불참 의사를 전해왔다. 중국등산협회 측이 “중국 정부 당국이 사드문제로 한국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고 명령했다.”라고 밝히며 불참 사태가 사드 배치의 후폭풍임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스포츠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와 관련한 입장을 알려온 단체는 중국등산협회가 유일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이 사실에 국제협력부를 중심으로 사태파악에 나선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9178815s@siri.or.kr

[2017년 3월 9일, 사진 출처 wikiped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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