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을 들끓게 했던 ‘린동원’ 린드블럼이 돌아왔다.
13일 오전 롯데 자이언츠는 웨이버 공시된 닉 애디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해까지 팀에서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했다. 계약 총액은 47만5000달러다.
린드블럼은 2015~2016시즌 KBO에서 뛰며 23승 24패 평균 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에는 당시 최다인 210이닝을 소화하고 3.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때의 활약으로 팀 레전드인 故 최동원 선수에 빗대어 ‘린동원’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엔 전해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고, 구단에서는 재계약을 시도했으나 셋째 딸 먼로의 건강 문제로 계약을 포기했다. 린드블럼은 딸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미국으로 돌아가 피츠버그 파이러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린드블럼은 이번 시즌 피츠버그 산하 AAA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뛰며 37이닝을 소화했고 4.0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피츠버그에 콜업이 되기도 했지만 4경기 등판해 10.1이닝을 소화하는 데에 그쳤다.
성적만 봤을 때는 롯데가 애당초 예고했던 에이스급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리그 적응 부분에 있어서 린드블럼은 문제가 없다. 롯데에서 뛸 때도 동료 선수들과 어우러져 잘 지냈고, 미국에서도 인터뷰를 통해 부산에 대한 그리움을 언급한 바 있다. 과거에 좋은 역량을 가지고도 한국 생활 적응에 실패해 고국으로 돌아갔던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롯데의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 역시 리그 적응 문제다.
리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박세웅과의 원투펀치도 기대된다. 린드블럼이 한국에서 뛸 때만 하더라도 박세웅은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었다. 당시 린드블럼은 그런 박세웅을 챙겨주고, 장난치는 모습이 여러 번 중계화면에 잡혔었다. 박세웅과 박진형에게 고기를 사주는 사진을 본인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모두 故 최동원 선수와 연결되어 있다. 박세웅은 안경 낀 에이스의 재림으로, 린드블럼은 ‘린동원’이라는 별명으로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롯데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2번의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고, 남은 3명(레일리,번즈, 린드블럼)으로 시즌을 마무리 해야 한다. 후반기 합류 예정인 린드블럼이 2년 전과 같이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며, 롯데가 5강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린드블럼 KBO 성적
린드블럼 2017시즌 성적
이영재 기자
leeyj8492@siri.or.kr
[2017-07-13,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