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테니스의 간판스타 정현(56위)이 다시 한번 좋은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10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로저스컵 단식 2회전에서 정현은 세계 13위 다비드 고핀(27·벨기에)을 세트 스코어 2-0(7:5,6:3)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1세트는 팽팽한 접전이었다. 게임스코어 6-5로 앞서고 있던 정현은 1세트 승부처에서 고핀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첫 세트를 가져왔다. 정현은 2세트 시작과 함께 5점을 잇따라 따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고핀은 지금까지 정현이 이긴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이다. 정현은 지난해 2월 고핀과의 첫 맞대결에서 0-2로 진 바가 있다. 이번 승리를 통해서 1년 6개월 만에 설욕을 치른 것은 물론 3회전 진출 상금 5만8295 달러(약 6600만 원)와 랭킹 포인트 90점 그리고 처음으로 세계랭킹 40위권을 바라보게 되었다.

정현은 2회전에서 고핀을 따돌리고 3회전에서는 세계랭킹 42위의 아드리안 만나리노(29·프랑스)를 만나게 됐다. 이번이 만나리노와의 첫 만남이다. 만약 정현이 만나리노까지 물리치면 톱시드인 나달과 준준결승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 오픈 단식 8강전에서 정현은 나달과 한 차례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당시 정현은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기에 한국 테니스 팬들은 나달과의 재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현은 지난 5월 비엠더블유(BMW)오픈에서 당시 세계 16위 가엘 몽피스(31·프랑스)를 누르고 이번 대회에서 세계 13위 고핀을 누르면서 올해 들어서 10위권 선수를 상대로 2번이나 승리를 따냈다.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정현은 이달 말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전망을 밝혔다.

정현이 상승가도만을 달린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남자단식 3회전까지 올랐지만 이후 발목 부상으로 인해 6월 세 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윔블던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달 말 애틀랜타오픈에서 복귀했으나 1회전에서 탈락했고, 지난주 시티오픈에서도 첫판에서 패배의 쓴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의 승리가 부상과 경기력 부진의 늪에서 화려하게 재기한 정현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박영웅 기자
yeongung98@siri.or.kr
[2017년 8월 10일, 사진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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