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베리, EPL 최다 출전 ‘대기록’

앞으로 가레스 베리는 매 경기 기록을 써 내려가게 된다.

가레스 베리는 26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에 출전하면서 개인 통산 프리미어리그 633번째 경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17일, 5라운드에서 라이언 긱스의 기록과 동률을 이뤘고 26일 경기를 소화함으로써 프리미어리그 ‘최다 출전’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1998년 5월 아스톤빌라에서 데뷔한 베리는 1997-1998시즌부터 현재 2017-2018시즌까지 21시즌째 EPL에서 활약하고 있다. 가레스 베리는 1981년 2월 23일생으로 올해로 만 36세이다. 그와 비슷한 나이때의 축구 선수들을 살펴보면 대개 은퇴를 선언하거나 중소리그를 누비며 선수 생활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베리는 다르다. 그는 백전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PL을 대표하는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가레스 베리의 기록은 다양한 부분에서 압도적이고 의미가 있다.
출전횟수

이번 가레스 베리가 세운 기록은 한동안 깨지지 않을 것이다.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 중 베리 다음으로 출전횟수가 많은 선수는 마이클 캐릭(3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그는 지금까지 479경기를 소화했지만 올 시즌 무리뉴의 선택을 받지 못해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앞으로 베리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더 벌어질 것이며 그의 기록 또한 더욱 깨기 힘들어질 것이다.

출전시간
경기 수가 아닌 출전 시간으로 계산해보아도 베리는 압도적인 1위다. 그는 총 52,961분을 뛰었다. 2위인 데이비드 제임스 골키퍼의 기록은 51,299분이다. 골키퍼는 비교적 다른 포지션에 비해 교체의 변수가 적은 포지션이지만 미드필더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도 경기 수는 물론 출전 시간으로도 1위를 차지한 가레스 베리의 기록은 내용적으로도 알찬 대기록이다.

가레스 베리 < 13팀
잉글랜드 축구팀 중 EPL에서 베리보다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은 13팀뿐이다. ‘리즈시절’로 유명한 리즈유나이티드도, EPL을 들락나락한 선덜랜드도 EPL 경기 수에서만큼은 베리를 못 따라간다.

가레스 베리 < 11팀
베리는 633경기 중 261승을 달성했다. EPL에서 베리보다 많은 승리를 거둔 팀도 11팀뿐이다. 사우샘프턴(224승)도, 그의 소속팀인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108승)도 EPL에서 거둔 승수가 베리보다 적다.

최다 경고는 서비스
EPL 역사상 가장 많은 경고를 많은 선수도 베리다. 그는 총 40명의 심판에게 119번의 경고를 받았다. 그의 뒤를 웨인 루니(에버턴, 100회)가 따르고 있다.

사실 베리는 여타의 긱스와 같은 스타플레이어에 비하면 이름값이 떨어질 수 있다.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44·은퇴)는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만 24년을 뛰었다. 그동안 우승컵도 프리미어리그서 13회, FA컵서 4회, 유럽 축구 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2회 등 총 34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반면 가레스 베리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뛰었던 맨체스터 시티를 제외하면 아스톤 빌라, 에버턴,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등 중위권에 있는 팀에서 활약했다. 우승은 2011년 FA컵, 2012년 프리미어리그에서 차지한 것이 전부다. 우승 팀과는 거리가 멀었던 팀에서 활약한 그는 해외축구에 관심이 많은 팬이 아니라면 조금은 낯선 인물일 수도 있다.

비록 베리는 스타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모든 감독들이 아끼는 선수였다. 이는 그의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스톤 빌라에서 데뷔한 1997-98 시즌을 제외한 그 이후에는 19시즌 연속 리그 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리그 30경기를 소화한 시즌은 18번이나 된다. 지도자가 누구든 팀이 어디든 상관없이 꾸준하게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만큼 실력이 뒷받침된다는 말이다.

이제 가레스 베리의 발걸음은 기록으로 이어질 것이다. 꾸준한 자기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지속적인 출전은 문제없을 것이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깰 수 없는 전설적인 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박영웅 기자
yeongung98@siri.or.kr
[2017년 9월 26일, 사진 = EPL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