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니퍼트에게 달렸다.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가 두산을 5-1로 제압했다. KIA의 선발 임기영이 5와 2/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불펜이 남은 이닝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산의 선발 유희관은 6과 1/3이닝 동안 고군분투했으나 3실점(2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은 3-1로 KIA가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상태다. 양 팀의 5차전 선발투수는 1차전과 동일한 헥터와 니퍼트로 예고되어 있다. 1차전에서는 헥터가 김재환, 오재일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는 등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고 니퍼트는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두산은 5차전에서 패배할 경우 그대로 탈락이다. 그만큼 니퍼트의 역할이 막중하다. 니퍼트는 지난 2년 동안 두산의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에이스였다. 작년에는 한국시리즈에 1차전 선발로 나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8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의 큰 보탬이 됐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등판했던 2015년의 활약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록한 2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을 보면 니퍼트는 총 14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험적으로도 실력으로도 ‘가을 사나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번 시즌은 조금 주춤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합산 11과 1/3이닝 8자책으로 부진하다. 팀을 구원하기 위해선 지난 2년간의 모습으로 부활이 필요하다.
1995년 OB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에서 OB는 5차전까지 2승 3패로 지금의 두산처럼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그러나 6차전에서 OB의 선발 진필중은 9이닝 1실점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팀은 7차전까지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이 니퍼트에게 바라는 모습은 바로 22년 전의 진필중일 것이다. 니퍼트가 진필중으로 부활할지, 주저앉게 될지는 본인의 손에 달려있다.
양 팀의 향방을 가를 5차전은 추운 날씨 속에 30일 6시 30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이영재 기자
leeyj8492@siri.or.kr
[2017-10-30, 사진 제공 = 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