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 중국의 도핑 비리도 제기됐다.

현지시각 21일, 독일 국영 ARD는 중국 국가대표팀 의료 책임자를 맡았던 쉐인셴(薛荫娴·79)이 인터뷰에서 “1980-90년대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조직적으로 사용했으며 그 수는 약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쉐인셴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전 당국으로부터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유명 선수들에게 약물을 주사하기를 거부하자 더 이상 팀 닥터로 일할 수 없게 됐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선수들을 치료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쉐인셴이 지적한 1980년대와 1990년대가 중국이 국제 스포츠계의 강국으로 급부상하던 시기라는 점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대표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올림픽과 1996년 애틀란타 하계올림픽에서 각각 총 54개와 50개의 메달을 얻어내는 등 폭발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자국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총 100개의 메달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쉐인셴은 80년대부터 중국 정부에 의한 조직적 도핑을 고발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당국자에게 도핑에 관하여 침묵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새벽 5시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 위협하는가 하면, 자신의 아들 2명이 직장을 잃는 등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쉐인셴은 중국 스포츠계의 도핑실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결국 당국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아들들과 함께 독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준우 기자
song9811@siri.or.kr
[2017년 10월 22일,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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