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진출에 안주하기에는 이르다.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0월 외국인 코치를 급히 데려왔다.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과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거친 ‘베테랑 조력자’ 토니 그란데(70·스페인) 코치를 선임한 것이다. 유럽 현지에서 러시아전, 모로코전을 치른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귀국 일자를 늦췄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도움을 받을 코치를 추가 선임하기 위함이었다.
토니 그란데 수석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는 지난 3일 한국 땅을 밟았다. 6일 수원에 모여든 대표팀 선수들과 상견례 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 눈에 비친 한국 축구는 어떨까.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신태용 감독은 토니 코치에게 “한국 축구의 첫인상이 어떠하냐”라고 물었다. 이에 “축구를 너무 순하게 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몸싸움이 필요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착하다는 메시지였다.
지난 5월 U-18 대표팀 연습경기를 지켜본 한 외국인 축구 관계자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왜 쓰러진 상대를 일으켜 세워주느냐”면서 의아해했다. “더 지저분한 축구를 해도 괜찮다”는 감상평까지 남겼다.
신 감독의 시선도 이에 닿았다. 이번엔 더욱 거친 축구를 보여주리라 다짐했다. 이번에 만날 콜롬비아, 세르비아는 전력상 몇 수 위다. 단순히 축구를 잘하는 게 아니라 투쟁심도 대단한 상대. 변화를 천명한 대표팀엔 제격인 상대다.
박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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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7일, 사진 = KF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