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는 강에서 부화한 후 바다로 나가 생활한다. 바다에서 성장하고 다시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것이 연어의 일생이다. 해태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마지막 두 명이 타이거즈로 모였다.
18일 오전,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에서 방출당한 내야수 정성훈(38)을 영입했다. 계약 규모는 연봉 1억 원으로 작년보다 6억 원 하락했다. 해태에서 데뷔한 정성훈은 자신이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2017시즌까지 KBO리그에 남아있던 해태 출신 선수는 이호준, 차일목, 임창용, 강영식, 김경언, 정성훈 총 6명이었다. 그중 차일목, 강영식이 코치로 새 출발을 하게 됐고 이호준은 지도자 연수 이후 NC 코치로 합류한다. 김경언은 방출 후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올해에도 현역 생활이 확정된 것은 임창용과 정성훈뿐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KIA 선수다.
해태 타이거즈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강팀이었다. 8, 90년대 9번의 우승으로 다른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빨강 상의에 검정 하의로 이루어진 유니폼은 아직도 우리 머릿속에 기억된다. 2001년 8월에 KIA로 모기업이 변경되면서 해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태의 마지막 유산인 임창용과 정성훈이 타이거즈로 다시 모이게 된 것이다.
두 선수는 해태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여러 팀을 거쳐 갔다. 1995년 데뷔한 임창용은 1998시즌 뒤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삼성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지속했고 2007시즌이 끝나고 일본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이적했다. 삼성에서의 마지막 3년이 부진했던 임창용은 일본 진출 이후 팀의 간판 마무리로 활약했다. 2013년 잠시 메이저리그 도전을 했던 임창용은 삼성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2015년 도박 스캔들에 휘말렸고 결국 팀에서 방출됐다. 그리고 2016년에 KIA로 복귀했다. 삼성에서 선수 생활 대부분을 보냈지만 시작과 끝은 타이거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해태 1차지명으로 데뷔한 정성훈은 곧바로 주전으로 올라섰지만 2003년 박재홍과 트레이드되어 현대 유니콘스로 갔다. 현대 유니콘스 해체 이후 잠시 우리 히어로즈에 몸담았지만 FA로 LG행을 택한다. 정성훈은 LG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역대 두 번째 우타자 2,000안타, 최다경기 출장 타이기록(2135경기) 등을 달성했다. 작년 시즌 이후 충격적인 방출을 당했고 KIA가 손을 내밀었다. 정성훈은 올해 한 경기만 출전하면 양준혁을 넘어 최다경기 출장기록 1위로 올라선다.
해태 출신 마지막 선수인 이 둘도 몇 년 뒤면 은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태 타이거즈는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이영재 기자
leeyj8492@siri.or.kr
[2018-01-18, 사진=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LG 트윈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