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두고 여론의 부정적 반응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선동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6월 11일 엔트리 선발 회의를 갖고 최종 명단을 확정했지만 팬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가장 큰 반발의 원인은 오지환이다. 선동열 감독은 오지환을 김하성의 백업 역할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올 시즌 KBO리그 유격수 중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성적 수치 상으로는 국가대표 발탁에 큰 문제가 없다.

12일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오지환의 아시안게임 참가 금지를 요구하는 청원 게시물이 무려 20건이나 등록되었다. 그 중 18건이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발표 전후에 등록되었다. 박해민의 경우 6건(박해민에 대한 청원은 모두 오지환과 함께 오른 청원이다), 임기영의 경우가 3건임을 감안하면 오지환에 대한 팬들의 반감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모든 비난이 오지환에게 향하는 이유는 국가대표팀에 대한 우려보다는 선수 개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 무게감이 있다

선동열 감독은 2명의 내야 백업 요원으로 오지환과 박민우를 선발했다. 오지환은 유격수, 박민우는 2루수만 소화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둘 모두 백업 내야수의 큰 덕목인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 부족하다. 선동열 감독은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 좋은 유틸리티 선수보다는 한 포지션이라도 제대로 소화하는 선수를 뽑았다”고 밝혔다.

수비의 중요성 측면에서 볼 때 백업 두 명 중 한 명이 ‘단일 포지션’ 선수라면 그 선수는 2루수 보다는 유격수가 낫다. 전문 2루수와 유격수-3루수 유틸리티 요원보다 전문 유격수와 2루수-3루수 유틸리티 요원으로 구성하는 이유는 유격수 수비가 어렵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팬들이 선동열 감독을 향해 ‘왜 발탁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허경민, 최주환, 오재원 등은 전문 유격수가 아니며, 설령 그들이 합류해도 엔트리에서 제외될 선수는 오지환 보다는 박민우이다. 올시즌 성적을 비교해도 오지환이 박민우보다 낫다. 선동열 감독이 “외야에도 우타자가 필요해 박건우를 선발했다”고 밝히며 탈락시킨 이정후를 오지환 대신 뽑을 수도 없는 일이다. 박건우 대신 이정후를 선발해달라는 국민청원 글은 없다.

특정 선수에 대한 반발심으로 대표팀은 대회 시작 전부터 ‘금메달을 따면 안된다’는 비아냥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모든 국민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 물론 프로선수는 팬이 있기에 존재한다. ‘존재 이유’인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선수는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종 명단이 확정된 상황에서 선동열 감독은 “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지금 선발된 선수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 그 때 ‘왜 예상 못했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뽑았다”라고 말하며 불가피한 상황이 없다면 엔트리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심중을 내비쳤다. 과연 논란 속에서 출범한 ‘선동열 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성적표를 갖고 돌아오게 될까.

현계원 기자

hyungw0422@siri.or.kr

[2018-06-12, Photo = LG 트윈스 제공]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