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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김귀혁 기자] 에이스의 모습이 곧 팀의 모습과도 같았다.

17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의 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원정팀 PSG가 1-4로 대파하며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홈팀 바르셀로나는 테어 슈테겐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알바와 데스트의 좌우 측면 수비에 랑글레와 복귀한 피케가 수비를 책임졌다. 그 위에는 부스케츠를 축으로 페드리와 프랭키 더용이 중원을 구성했으며, 전방에는 뎀벨레와 그리즈만, 그리고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출격했다.



원정팀 PSG는 공격의 핵심인 네이마르와 디마리아 등의 이탈 가운데 이카르디가 최전방을, 좌우 측면에 음바페와 모이스 킨을 배치했으며, 중원에는 베라티, 파레데스, 게예가 호흡을 맞췄다. 쿠르자와, 킴펨베, 마르퀴뇨스, 플로렌지의 4백에 골키퍼 장갑은 케일러 나바스의 몫이었다.

포체티노가 과거 바르셀로나의 지역 라이벌인 에스파뇰을 이끌었던 것부터 메시와 음바페의 신ㆍ구 세력 대결 등 16강 최대 빅매치답게 모든 팬의 이목이 쏠렸다.

시작은 바르셀로나가 웃었다. 전반 27분 프랭키 더 용의 전방 침투가 페널티킥을 만들었고, 메시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 지었다. 이후에도 바르셀로나는 조직적인 전방 압박으로 맞섰다.

그러나 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실점 장면 이후에도 무리하지 않고 좁은 간격과 중원에서의 기동력 유지를 위해 애썼고, 결과적으로 볼 점유율을 내주지 않음과 동시에 수비에서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이 같은 모습은 파리 중앙 미드필더들의 역할이 컸다. 올 시즌 포체티노 감독의 지도 아래 더욱더 넓은 시야와 패스를 장착한 파레데스가 파리의 전체 공격을 조립했고, 바르샤의 전방 압박은 베라티가 자주 내려오며 유려하게 풀어나갔다. 게예는 거친 장면을 제외하고 공ㆍ수 밸런스 유지와 중원 장악에 힘썼다.

이에 반해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의 기동력은 한참 못 미쳤다. 더 용이 간헐적인 공간 침투로 분투했으나 노쇠한 부스케츠는 파리 선수들의 압박에 시달리며 많은 터치를 가져가지 못했다. 페드리 역시 간혹 보여준 번뜩이는 장면 외에 피지컬에 밀리며 존재감을 잃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르셀로나의 압박은 느슨해졌고, 이는 왼쪽의 음바페와 함께 측면 풀백인 쿠르자와의 공격 가담으로 더욱 홈팀을 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바르셀로나의 우측 풀백인 데스트는 음바페와의 1:1 대결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쿠르자와의 공격 가담까지 더해지며 애를 먹었고, 이는 파리의 첫 번째 골로 연결됐다.

두 번째 골 역시 반대편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중원에서 공격 가담하는 플로렌치에게 롱패스를 연결했고, 이어진 크로스를 피케가 클리어링 했으나 이것이 음바페에게 흐르며 파리의 역전 골로 이어졌다. 느슨한 간격과 압박이 파리가 패스하고 침투할 여유를 준 것이다.

이후 좌측에서 음바페가 이날 결장한 네이마르의 역할까지 해내며 수비를 초토화했고, 우측으로 전환 시에는 최근 폼이 좋은 모이스 킨의 우직한 돌파와 침투가 있었다. 물론 이러한 연결 과정은 중원의 파레데스와 베라티의 몫이었다.

세 번째 골도 좌측에서 파울을 얻어낸 데 이은 프리킥에 모이스 킨의 헤딩 골이 있었다. 전방 압박 실패와 더불어 침체한 기동력은 음바페를 더욱 살아나도록 도왔고, 이것이 계속해서 바르셀로나에 위기를 초래했다.

파리는 베라티를 드락슬러와 교체하며 공격적인 기조를 유지했고, 바르셀로나가 만회 골을 위해 라인을 올린 틈을 타 드락슬러의 발끝에서 음바페의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이날 각 팀 에이스들의 모습은 팀 전체의 모습과 겹쳐졌다.

안 그래도 활동량이 부족한 메시에게 파리를 압박하는 장면은 불가능했다. 이에 다른 선수들의 수비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바르셀로나의 전력이 전성기만은 못한 가운데 팀의 철학과도 같은 점유율 유지에도 애를 먹었다. 이러한 팀 상황에 노쇠화된 메시에게 전성기 시절 슈퍼맨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중원의 부스케츠 역시 최근 몇 년간 지적받았던 기동력과 수비 가담 등에서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전에는 바르셀로나가 공을 소유하는 가운데 부스케츠가 넓은 활동량으로 볼을 받아주며 경기를 설계했지만, 노쇠화와 팀의 부진이 맞물리며 공ㆍ수 모두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부스케츠 대신 퍄니치나 더 용을 그 자리에 놓으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반면 음바페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 등을 통해 이날 파리의 모습을 대변했다. 중앙의 파레데스와 베라티 역시 공격 전개와 압박, 활동량 등 모든 분야에서 바르셀로나 중원을 압도했다. 이날 메시와 부스케츠가 보여줬던 개인의 모습이 곧 바르셀로나의 모습이었고, 파레데스와 베라티 중원과 음바페의 역동적인 모습이 곧 파리의 모습을 대변했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02.17 사진 = 챔피언스리그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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