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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20년은 부캐를 빼고 이야기하기는 심심한 한 해였다.

쇼미더머니의 마미손을 선두로,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 자이언트 펭수 티비의 펭수, 둘째이모 김다비 등 사상 초유의 부캐의 대향연이 펼쳐진 것이다.

부캐는 2020년 트렌드 키워드였던 멀티 페르소나에서 기인한 개념이다. 멀티 페르소나란 말 그대로 페르소나가 여러 개인 것을 말한다. 페르소나란 고대 그리스의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나타내던 말이다. 현대에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대변하여 쓰이며, 다시 멀티 페르소나로 돌아가면 현대인의 다중 정체성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경제적 가치를 붙이는 자본주의 국가의 소비에까지 스며들었다. 사람들의 다중 인격 즉 다시 말해 기업은 소비자들의 멀티 페르소나를 탐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멀티 페르소나는 초개인화를 끌어낸다. 초개인화란 개인화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과거엔 100명의 사람에게서 100개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멀티 페르소나를 기반으로 하는 초 개인화된 사람들 100명을 모아보면 1,000개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초 개인화된 소비자의 다양한 특성에 접근하기 위해서 그들이 남기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AI와 스포츠의 융합, 비가시적인 것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는 가시적인 것. 이 얼마나 기괴한가? 찾아보면 수많은 재미난 예시들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멀티 페르소나와 스포츠를 엮어보는 시간이기에 말을 줄이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포츠 산업 속에 멀티 페르소나가 녹아 들어있는지 살펴보자.

그전에 멀티 페르소나가 초래한 초개인화된 소비자의 특성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간단하게 관계와 소비, 두가지 분야의 예를 들어볼 수 있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얕고 넓은 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관계적인 측면과 달리 관심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진심인 그들을 모이게 하는 플랫폼이 있다. 바로 풋살 커뮤니티인 ‘플랩 풋볼’이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등록된 각지의 구장을 기반으로 원하는 인원만큼의 멤버를 무작위로 모아서 경기를 잡을 수 있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축구에 진심인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만나서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환경이 있을까?

다음으로 소비적인 측면에서는 강한 연대보다는 느슨한 유대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할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소비 형태 중 하나로 구독을 들 수 있다. 과거 음악을 하나하나 구매하여 듣던 것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거 전환된 시작된 것에 이어 다양한 영상 구독 서비스의 출시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얼마나 구독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다. 이들은 하나하나의 컨텐츠의 구매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비슷한 가격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데에서 메리트를 느낀다. 이는 스포츠의 영역에서 스포티비에 변곡점을 주었다. 기존 스포티비는 스포츠 채널 재전송을 하지 않으면서 에이클라 중계권만 사는 경우나 스포츠 채널에서 여러 종목의 경기 시간이 겹쳐 TV로 중계방송을 내보내지 못하는 경우에 네이버 뉴스 등을 통해 중계방송을 별도로 내보내고 있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2017년에는 자체 OTT 서비스인 SPOTV NOW를 론칭한 것이다.

이렇게 소비에 대한 느슨한 유대를 기반으로 하지만 관계적 측면과 같이 관심사에 진심인 이들을 대변하는 개념이 있다. 팬슈머. 이들은 브랜드의 운영에 직접 관여할 만큼 열정을 가진 소비자를 말한다. 기업은 그러한 팬들의 로열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기업의 운영에 녹여 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브랜드에게 안정적인 수요를 보장해주며, 직접 브랜드 홍보를 하기도 하고, 브랜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 예로 2020년 구 Wyvens, 현 landers에서 팬과 프론트를 합친 팬런트, 팬들의 의견을 적극 활용하는 매점 평가단을 실행한 바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멀티 페르소나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는 만큼, 자아 정체성의 혼란과 함께 살아간다. 기업에서 단기적인 시각으로 잦은 자아분열로 괴로워 하는 이들을 돈줄에 맞춰 정렬시키기 보다 보듬어주고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그들을 진정으로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로 성장시키는 편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한다.

박다원기자(prism03@siri.or.kr)

[2021.06.05 사진 = pixabay, 플랩풋볼 공식 홈페이지, flikr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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