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혜연 기자] LCK 서머가 어느덧 절반을 향해 다다르고 있다. 서머의 순위 양상은 스프링 때와는 사뭇 다르다. 스프링 3위를 차지했던 한화생명 e스포츠는 9위에 머물러 있으며, 스프링 8위였던 리브 샌드박스는 담원 기아, T1과 함께 3위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모든 팀이 치열한 순위권 경쟁을 치르는 것은 똑같지만, 경기력은 스프링 때와 사뭇 다르다.

여기에 특히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세 팀이 있다. 스프링 1위의 주인공인 담원 기아, 3위였던 한화생명, 5위였던 DRX가 그 주인공이다. 스프링 당시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세 게임단은 지금 위기에 봉착했다.

#담원 기아 (스프링 1위 > 서머 3위)

그 중 첫 번째는 스프링 우승을 거두며 MSI에 진출해 준우승까지 거뒀던 담원 기아다. 담원 기아는 MSI 동안 지적되었던 바텀 라인이라는 곪은 부분이 터졌다. MSI 때부터 보이던 고스트의 불안한 경기력이 서머까지 이어져 왔다. 이로 인해 고스트는 지난 6월 13일부터 2주 이상 결장했다.

담원 기아는 고스트가 없는 동안 포지션 스왑이라는 선택지를 택했다. 정글러 말랑을 원딜 포지션에 넣어 출전했으나, 인게임에서는 정글에는 말랑이, 미드 라인에는 캐니언이, 원딜 라인에는 쇼메이커가 섰다.

출중한 피지컬을 가진 선수들이었기에 가능한 선택지였다. 충분한 럼블 숙련도를 가진 말랑과 포지션 스왑을 선택한 담원 기아는 브리온을 상대로 한 1패를 제외하고는 아프리카 프릭스, 한화생명, DRX를 상대로 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모두가 예상했듯이 이는 담원 기아가 서머 내내 추구할 수 있는 베스트 전략은 아니었다. 선수의 개인 피지컬에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경기 중 실수가 드러나기도 했으며, 승리를 거두었더라도 상대가 하위권 팀인 DRX, 한화생명 등이었던 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어제자(2일) 농심과의 경기에 고스트가 공백을 깨고 다시금 출전했으나, 팀은 1-2로 패배했다. 경기 패배 이후 담원 기아는 LCK CL 원딜 ‘Rahel’ 이준성을 콜업했다. 라헬은 챌린저스 리그에서 사미라, 이즈리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로써 담원 기아는 포지션 스왑에 이어 원딜 보강이라는 두 번째 선택지를 택했다. 현재 메타가 말랑에게 더 적합한 메타라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이 선택지를 가지고 어떤 조합을 보여줄지는 담원 기아에게 놓인 또 다른 숙제다.

 

#한화생명 e스포츠 (스프링 3위 > 서머 9위)

두 번째는 스프링 순위가 무색하게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스프링부터 지적되어왔던 문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스프링 내내 탑과 정글 포지션의 모건-두두, 아서-요한 네 선수의 조합을 계속해서 바꿔온 바 있다.

스프링 막바지, 팀과 맞는 옷을 입는가 했던 한화생명은 메타가 바뀌며 다시 혼란스러운 여름을 맞았다. 탱킹형 챔피언을 주로 하던 모건과 함께한 한화생명은 리그 시작 당시 모건을 출전시켰으나 모건이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패배하며 그 이후 경기는 두두가 출전하고 있다.

정글 포지션은 더 혼란스럽다. 아서와 요한은 거의 한 경기 걸러 출전하고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아서의 승률이 더 높기는 하나, 상대로 했던 팀과 플레이를 고려했을 때 두 선수 중 어떤 선수가 크게 특출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화생명은 추가 선수 영입 없이 탑-정글의 변화를 주며 리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 때와 유사한 패턴이다.

한화생명은 스프링 당시 쵸비에게 기대한 바가 많은 팀이었다. 쵸비에게 미드 릴리아라는 실험픽을 쥐여주기도 했으며, 아칼리나 요네 등을 쥐여주며 슈퍼플레이를 기대하기도 했다. 쵸비도 이에 부응하며 팀이 승리로 견인한 바가 있으나, 서머까지에도 작전명 쵸비를 유지한다면 한화생명은 순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LoL은 다섯 명이 하는 팀 게임인 만큼, 지금은 다섯 명의 조직력을 더 끈끈하게 꾸려야 할 때이다. 서머는 스프링과 다르다. 선수 개인에게 기대는 팀보다는 미성숙하더라도 선수들의 조직력이 돋보이는 팀이 승리를 거두기 쉽다. 쵸비 또한 스프링 때 보다 흔들리는 모습이 잦았던 만큼, 한화생명은 서머 동안 쵸비 원맨팀 타이틀을 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DRX (스프링 5위 > 서머 10위)

마지막은 DRX다. DRX는 서머에서 1승을 챙기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특히, 9위인 한화생명과는 2승, 득실차는 6이나 차이 난다. DRX는 이번 시즌, 부진을 겪는 팀 중 가장 큰 풍파를 맞았다.

메타가 DRX를 돕지 않고 있다. 이에 AP 메이지 챔피언을 주로 택하던 솔카와 캐리를 맡던 표식이 스프링과 달리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수의 신인 선수로 구성된 DRX이기에 타 팀과의 체급 차이 또한 눈에 띈다.

DRX가 세트 승을 거둔 일자는 6월 10일, 16일이 끝이다. 게임 화면에서 승리 화면을 본 지 이주가 넘었다는 뜻이다. 연패가 길어질수록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표정은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한화생명과의 경기에서도 DRX는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DRX는 변화를 주기 위해 어제(2일) LPL LNG, WE에서 활동했던 ‘Jett’ 배호영을 영입했다. 제트는 데뷔 시즌인 2019시즌 LPL에서 사일러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제트의 영입을 통해 DRX는 현재 가장 간절한 1승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서머는 모든 팀이 변화를 치른 스프링보다 더 나은 조직력을 보여야 하는 시즌이다. 견고해진 경기력으로 맞이할 다수의 팀이 있기에 1라운드의 막바지에 다다른 LCK는 더욱 치열하다. 시즌 중 보강을 통해서라도 단단해진 전력을 가진 팀만이 뜨거운 여름을 맞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유혜연 기자 (kindahearted@siri.or.kr)

[2021.07.03 사진=네이버 이스포츠, 담원 기아, DRX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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