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수영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대0 대승을 거두며 월드컵 3포트 배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많은 전문가가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무리 없이 대표팀이 3포트에 진입할 것이라 예상했고, 이란전 중요한 승리를 거두며 이를 사실상 확정 짓게 된 것이다.

이번 맞대결은 월드컵 포트 배정 이외에도 많은 의미가 담긴 값진 승리였다. 먼저 이번 경기는 2011년 이후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거둔 11년 만의 승리이자, 8경기만의 승리였다. 현 FIFA 랭킹 2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란은 근래 아시아 축구의 최강자로 꼽아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 대표팀은 유독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역대 전적에서도 이번 맞대결 전까지 32전 9승 10무 13패로 열세였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는 3무 5패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고,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넣은 골이란 여태껏 단 세 골에 불과했다.

이번 결과를 통해 한국이 이란을 누르고 자력으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위에 기록됐으니, 이보다 짜릿한 복수는 없었다.

한편 필자는 지난 기사에서 ‘월드컵 포트’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서 우리 대표팀이 3포트에 배정될 때 상대적으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고 언급하며, 포트는 FIFA가 매달 발표하는 FIFA 랭킹에 의거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글을 작성하던 중 문득 독자들이 ‘FIFA 랭킹은 도대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순위가 매겨지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FIFA 랭킹 파헤치기]에서는 FIFA 랭킹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는지 알아보려 한다. 특히 이번 칼럼에서는 지금껏 FIFA 랭킹 산정 방식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왔는지 그 변천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FIFA 랭킹은 FIFA가 전 세계 국가들의 축구 순위를 일정한 기준을 통해 매긴 지표다. 2022년 2월 기준으로는 벨기에,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가 각각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FIFA 랭킹이 단순히 순위만을 나타내는 단편적인 지표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크나큰 오해다.

FIFA 랭킹은 앞선 기사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듯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 조 편성 시드 배정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랭킹이 높을수록 높은 시드에 배정돼 결과적으로 유리한 조 편성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은 비유럽권 국가 선수들에게는 유럽 진출에 있어 큰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나 비유럽권 국가 선수의 진출이 까다로운 영국의 경우 워크퍼밋 발급 기준에 있어 ‘FIFA 랭킹에 따른 일정 비율 이상의 대표팀 경기 소화’가 요구되는데, 선수가 속한 국가의 FIFA 랭킹이 높을수록 그 비율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유럽 진출에 있어 대표팀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아진다.

FIFA 랭킹이 처음 도입된 시기는 1993년이다. 당시에는 랭킹을 산정하는 방식이 굉장히 단순해 경기만 많이 치르면 높은 순위를 차지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이는 당시 랭킹 산정 방식에서 대회의 중요도나 양 팀 전력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단순히 승리 시에만 점수가 추가되며 패배에 대한 점수 삭감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에 문제점을 인지한 FIFA는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개정된 FIFA 랭킹을 들고나왔다. 이때부터는 패배에 대한 점수 삭감이 도입됐으며 경기 중요도, 득점 수, 원정 경기, 경기의 최신도 등에 대한 가중치가 고려돼 이전보다 구색을 갖춘 랭킹 산정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같은 가중치가 높은 대륙에 소속된 국가일수록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유리한 구조가 형성되는 등 랭킹 산정에서의 문제점은 이때까지도 해결되지 못했다.

2006년에는 추가적인 개편 작업에 들어가 [경기 결과 X 경기 중요도 X 상대 팀 랭킹 점수 X 대륙별 가중치]라는 다소 깔끔한 공식을 만들어 매 경기의 매치 포인트를 기존 점수에 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전의 산정방식에서 득실점, 원정 경기에 대한 가중치를 제거했고, 랭킹 반영 기간 또한 기존 8년에서 4년으로 축소하는 등 비교적 최근의 성적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러나 변화된 FIFA 랭킹 산정방식 역시 완벽하게 축구 전반의 흐름을 담아내지 못했다. ’경기 중요도’의 경우 대회에 따라 (월드컵 본선-4점, 대륙 컵 본선 혹은 컨페더레이션스컵-3점, 월드컵 혹은 대륙컵 예선-2.5점, 친선전-1점)이 부과됐는데, 대륙마다 대륙 간 대회가 열리는 주기가 다른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예 아시아-4년, 남미-2년). 이는 대륙마다 치러지는 대회 경기 수에서부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필연적으로 동등하지 못한 조건에서의 랭킹 산정이었다.

또한 ‘경기 결과’에 있어서도 랭킹 상위 팀에 승리하든, 하위 팀에 승리하든 같은 점수가 부여되면서 (승-3점, 승부차기 승-2점, 무, 승부차기 패-1점, 패-0점),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점수 계산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끊임없는 랭킹 산정 방식 개정이 진행되던 가운데 지난 2018년 8월부터 지금까지 새로 사용돼오고 있는 방식이 있으니, 바로 ‘엘로 레이팅 시스템(Elo Rating System)’이다.

후속 기사에서는 이 ‘엘로 시스템 방식’ 소개를 통해 현재는 FIFA 랭킹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수영 기자(dnsall123@gmail.com)

[2022.03.26. 사진=FIFA, KFA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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