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일정 / 사진=FIFA

흥행 예상 경기는 모두 대형 경기장에

시차 고려 경기 시각 편성, 개막전도 바뀌어

올림픽도 프리미어리그도…중계권 수익 의식?

[SIRI=김민재 기자]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조 편성과 일정이 모두 정해진 가운데, 우리는 1, 2차전을 밤 10시, 3차전은 자정에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카타르와 시차가 6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어쩌면 최상의 시간대이다. 경기 장소도 3경기 모두 같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연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함’이다. 우리는 조추첨 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구체적인 경기 장소와 시간을 알 수 있었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세부일정을 조추첨이 끝난 뒤에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조별리그는 물론 16강, 8강, 4강, 결승까지 모두 열리는 루사일 경기장 / 사진=www.qatar2022.qa

우선, FIFA는 흥행이 예상되는 경기를 모두 규모가 큰 경기장에 배정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총 8개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그중 ‘루사일 경기장’이 8만 석 규모로 가장 크다.

루사일 경기장에선 C, D, G, H조 조별리그 총 6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조추첨 후 해당 조의 강팀 또는 인기팀 경기가 모두 루사일 경기장에 배정되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가 루사일 경기장에서 2경기나 치른다. 축구에 죽고 사는 (중)남미 국가와 이웃 나라 사우디의 엄청난 원정 관중을 의식했다고 볼 수 있다.

6만 석 규모의 ‘알 바이트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개최국 카타르와 독일이 여기서 2경기씩 치른다. 잉글랜드, 스페인,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등의 유럽 국가와 세계의 ‘큰 손’ 미국 경기도 배정되었다. 조별리그 최대 빅매치인 ‘스페일-독일’전도 여기서 열린다.

아메리카 대륙 국가의 조별리그 킥오프 시각. 야간 경기로 많이 배정되었다.

시차도 고려했다. 특히 카타르와 시차가 큰 동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을 배려한 모습이다. 카타르보다 7~10시간 늦은 미국 경기는 모두 밤 10시에 배정됐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낮 시간대이다. 남미 국가도 대부분 야간에 경기를 치르게 됐다.

첫 경기가 카타르 경기가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초 ‘카타르-에콰도르’전이 대회 첫날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조추첨 이후 저녁 7시로 바뀌었다. 에콰도르와의 시차 때문이다. 덕분에 에콰도르 국민들은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가 아니라 오전 11시에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대신 ‘세네갈-네덜란드’전이 오후 1시 경기로 바뀌며 카타르 월드컵의 첫 경기가 됐다.

카타르보다 6시간 빠른 우리나라 역시 배려를 받은 모양새이다. 조별리그 1, 2차전 모두 현지 시각 오후 4시, 한국 시각으로 밤 10시에 열린다. 킥오프 시각이 오후 6시(한국 시각 자정)와 밤 10시(한국 시각 새벽 4시)뿐인 3차전은 오후 6시로 배정받았다. 경기 시각을 맞추다 보니 경기장이 3경기 모두 같아진 건 덤이다.

FIFA는 러시아 월드컵 때도 시차를 고려해 일부 조별리그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모두 아시아 팀을 배려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나라도 멕시코와의 2차전 킥오프가 한국 시각으로 기존 새벽 3시에서 자정으로 바뀌며 수혜를 입었었다.

이전 올림픽 때와 달리 오전에 경기를 했던 피겨 스케이팅과 수영

시차를 고려한 시간대 편성은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최근 올림픽이 3연속으로 아시아에서 개최됐는데, 미국과 유럽과의 시차 때문에 일부 종목이 오전 또는 밤늦게 열리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시 해외 시장을 겨냥해 경기 시간을 편성한다. 아시아 시청자를 위해 오랫동안 한낮 경기(현지 시각 12시 30분)를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토요일 밤 경기도 치르고 있다.

이처럼 시차를 고려하는 이유는 단연 돈 때문이다. 경기 시간대가 소위 ‘황금 시간’일수록 중계를 보는 시청자가 많아지고, 중계사 입장에선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중계사의 수익 증대는 곧 중계권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즉 스포츠 이벤트 주최자 역시 더 많은 수익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체 수입의 40%를 미국 NBC사의 중계권료로부터 얻는다. IOC 입장에서는 NBC가 더 많은 수익을 얻게 하는데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도 앞서 언급했듯이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으로 압도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앞으로 프리미어리그의 해외 중계권 수입만 63억 2000만 유로(약 8조 4000억 원)에 달할 예정이다. 이는 영국 내 중계권료보다도 높다.

독일전의 기쁨을 다시 한번! / 사진=KFA

이처럼, FIFA도 최근 흐름에 맞춰 월드컵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한 모습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덕분에 우리는 또다시 안방에서 졸지 않고 월드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김민재 기자(minjae@siri.or.kr)

[22.04.13. 사진=각 출처 참조]

Reference

https://www.washingtonpost.com/media/2022/02/09/nbc-olympics-r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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