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2022 MSI(Mid-Season Invitational)가 지난 10일 부산에서 개막했다. MSI는 LoL e스포츠 대회 중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Worlds’) 다음으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대회이며, 각 리그의 우승팀만이 참여 자격을 얻는 대회이다.
우리나라 대표로는 LCK 역사상 최초로 전승 우승을 달성한 T1이 나선다.
그리고 전 대회 우승팀인 중국의 RNG, 유럽의 강호 G2, 그리고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2021 Worlds 본선에 진출한 일본의 DFM 또한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MSI에 진출했다.
세계 LoL e스포츠 리그는 총 12개가 있으나, 이번 대회에는 총 11팀이 참가하였는데, 이유는 독립국가연합을 주 무대로 하는 리그인 LCL(League of Legends Continental League)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리그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여 불참을 선언하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A조 (T1, SGB, AZE, DFM), B조 (RNG, PSG, IW, RED)와 달리, C조는 (G2, EG, ORD) 세 팀이 조별리그를 치르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2014년과 2018년에 Worlds 개최지로 선정되어 성공적으로 대회를 진행했으나, MSI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처음 우리나라에서 열린 MSI에서 중국 팀 RNG를 향한 특혜 및 규정 위반 논란이 발생했다.
이번 MSI 대회는 인터넷 속도만큼은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지만 핑(네트워크를 통해 상대에게 접근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서버와 PC의 지연이 짧은 것이다.)을 35ms로 고정해 모든 경기를 진행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보통 7~10ms 내에서 진행되었던 우리나라 서버의 경기랑은 큰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중국이 자국 내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해 선수들의 출국을 불허하면서 중국 팀인 RNG가 온라인으로 대회를 출전하였기 때문이다. 중국 내 네트워크 핑은 주로 30~35ms이기 때문에 라이엇 게임즈(이하 ‘라이엇’)는 대회의 공정성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위 사진을 보면 총 4가지의 규정 위반을 찾아볼 수 있다.
- 심판의 부재
- 헤드셋 미착용
- 개인 캠 부재
- 신발 미착용
이다. 물론, 이 전체 캠에서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라이엇이 고용한 심판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라이엇은 심판 부재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라이엇은 이후 입장문을 통해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원격으로 RNG의 경기를 심판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심판 부재 논란은 조금 수그러들었다.
헤드셋 미착용은 가장 사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인데, 헤드셋 미착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라이엇 규정에 따르면 헤드셋이 단순히 소리를 듣기 위함이 아니라, 주변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핑크 노이즈 기능이 가동되도록 하기 위함인데 이 핑크 노이즈는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고 한다. 또한, 코치들의 목소리를 통해 게임을 하는지 뒤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개인 캠이 없는 것 또한 같은 이치로 이해할 수 있다.
경기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부산 e스포츠 경기장 내 설치된 캠으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상대 팀(IW)과 달리 중국 현지에서 게임 중인 RNG는 캠 없이 사진으로 대체하고 있다. 라이엇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개인 캠을 컴퓨터 내에 설치하고 송출하는 과정에서 핑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캠을 사진으로 대체한다고 했으나, 위 사진을 보면 분명 미드 라이너 Xiaohu와 원거리 딜러 GALA의 컴퓨터에는 캠이 설치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캠들도 다음 일차부터 이들의 컴퓨터에서 떼어졌다.)
마지막으로 신발을 미착용한 부분이다. 라이엇은 공식 규정에 ‘선수는 바지와 발가락이 막힌 신발을 착용해야 함.’이라고 규정해 놓았다. 그러나 서포터 Ming의 신발은 발가락이 막힌 신발이 아닌 슬리퍼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기를 함에 있어 전혀 긴장감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핑 문제와 관련해 RNG를 제외한 거의 모든 팀의 선수들이 35ms보다 더 느린 것 같다며 의문을 제기하자 라이엇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부산과 중국 간의 핑 속도에 차이가 있었다고 밝히며, RNG의 승리로 끝난 앞서 펼쳐진 3경기에 대해 모두 재경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단지 이 3경기 만으로 RNG의 규정 위반을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면 안된다. 단지 이 3경기를 다시 치름으로써 경기를 다시 치렀음에도 똑같은 결과가 일어났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반문에 대답할 거리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RNG는 조별리그 6경기와 다시 치러진 3경기를 모두 승리 하며 6승 0패로 럼블 스테이지에 진출하였다.
북미를 대표하여 이번 MSI에 출전한 Evil Geniuses의 탑 라이너 ‘Impact’ 정언영은 35 핑 고정에 관하여 묻는 인터뷰 질문에 “축구에서 상대 선수가 발이 아프니, 공평하게 한답시고 다른 선수들 발에 샌드백을 달지는 않잖아요?”라고 말하며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과연 35ms의 핑을 견디고 한국을 대표하는 T1이 이번 MSI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T1은 오늘 각각 16시, 18시, 20시에 AZE, DFM, SGB와 A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2.05.15, 사진 출처=LCK 공식 중계 방송, LCK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