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폭행 사건’ 이후…계속되는 사건 사고
| ‘클린 서포팅’의 범위란?
| 눈살 찌푸려지지 않는 축구장을 만들어야

FC서울 팬 여러분의 빅버드 방문을 환영합니다!”

[SIRI=김민재 기자] FC서울의 홈경기 멘트가 아니다. 수원 삼성의 홈경기에서 나온 멘트다. 이렇듯 요즘 수원 삼성의 홈경기에선 생소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원정팬을 환영하는 방송과 함께 환영 메시지가 전광판으로 송출된다.

이는 지난 6월 일어났던 일명 ‘원정팬 폭행 사건’의 후속 조치 중 하나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수원 삼성 구단이 홈경기에서 원정팬을 환영하는 메시지와 응원 문화 개선 메시지를 상시 표출하도록 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표출되는 응원 문화 개선 메시지

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건 사고는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당장 울산 현대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끝난 울산-전북의 ‘현대가 더비’에서는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 밖에서 양 팀의 일부 팬들이 충돌했다. 전북 현대 역시 최근에 연맹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다. 지난 9월 수원 삼성 원정에서 한 팬이 경호요원 요청에 불응하고 물리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일부 팬들이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원정팀 선수단 버스에 손가락 욕을 하고, 이에 원정팀 관계자가 응수하는 믿기 힘든 일도 있었다.

연맹은 폭행 사건 후속 조치 중 하나로 건전하고 성숙한 응원 문화 정착을 위해 각 구단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상대 팀을 향한 안티콜도 ‘클린 서포팅’ 문구 아래 홈팀 원정팀 할 것 없이 여전히 우렁차게 외쳐지고 있다. “패륜”, “매수”, “강등”과 같은 조롱은 물론이고 “꺼져”, “나가뒤져라”와 같은 비속어도 들린다. 놀랍게도 일부 팬이 아니라 서포터즈 주도 하에 외쳐지는 것이다.

‘클린 서포터스 간담회’ 결정 사항 / 사진=수원 삼성 SNS

다시 돌아가, 수원 삼성은 원정팬 폭행 사건 ‘클린 서포터스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결정 사항은 주로 폭행 사건에 대한 조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폭행은 당연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폭행은 엄연한 범죄이다. 범죄 행위를 근절하는 것만이 건전하고 성숙한 응원 문화를 만드는 길의 전부라고 본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우리는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경기장 분위기부터 조롱과 욕설이 난무한데, 이에 편승해 더 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프로야구도 과거엔 과격하고 폭력적인 관람 문화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여가 생활로 자리 잡았다. 예컨대, 야구 응원가에 상대 팀을 조롱하는 응원가가 있는가? 오로지 내 팀을 신나게 응원하는 분위기만 있을 뿐이다.

어린 팬에게 좋은 기억만 남길 수는 없을까?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응원 문화 개선은 특정 한 팀 만의 문제가 아니다. ‘폭행’이라는 행위 하나에 국한돼서도 안 된다. K리그의 모든 구성원이 넓은 마음으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당연히 여겼던 것들조차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축구의 매력이다”, “어찌 됐든 팩트에 기반한 조롱 아니냐”, “유럽도 이렇게 한다”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단지 K리그 경기장은 계속해서 조롱과 욕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남을 뿐이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김민재 기자(ijbyou@hanmail.net)

[2022.10.11. 사진=각 출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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