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RI = 김선화 기자 ] 사우리아라비아가 최근 월드컵, e스포츠 등 국제 행사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이에, ‘인권 탄압국’ 비난을 잠재우고자 스포츠를 이용하는 ‘스포츠 워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월드컵, e스포츠 등 국제 행사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이에, 반체제인사·언론·여성인권 탄압 등 자국 내 정치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을 국제 행사 유치로 없애려고 하는 ‘스포츠 워싱’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사우디가 유치한 국제 행사는 ▲2027 AFC 아시안컵 ▲2029 동계아시안게임 ▲2034 하계아시안게임 ▲2034 월드컵 ▲e스포츠 월드컵 등 총 5개에 달한다. 사우디 정관계, 기업이 지원하는 스포츠 후원 계약만 300개가 넘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지 후보국 중 유일한 나라로 남아 사실상 개최국으로 결정됐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11월 1일(한국 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시아에서 2034년에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판티노 회장이 국가명 대신 대륙을 언급했으나 사우디가 단독 후보로 남아있던 상태이기에 사실상 개최지를 확정 지은 발언이다.
올해 연초 2034년 월드컵 유치전은 사우디와 공동 개최 의사를 밝힌 호주·인도네시아의 ‘2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했고, 호주도 개최국 신청 마감일이 지난 1일 대회 유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가 단독 후보가 되면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아랍 걸프만 국가에서 또 월드컵을 치를 확률이 높아졌다.
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내년 여름부터 수도 리야드에서 매년 ‘E 스포츠 월드컵’을 연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가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40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우디는 2030 세계엑스포 유치까지 추진하고 있다. 엑스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못지않는 영향력을 가진 국제 행사로 문화·경제·기술의 발전 과정과 미래상을 선보이는 종합 박람회다. 이달 28일 국제박람회기구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된다. 사우디가 엑스포까지 유치하게 된다면 유명 국제 대회를 독식하게 된다.
한편, 왕가 네트워크와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국제대회를 독식하는 사우디에 대한 반감도 나온다. 현재 사우디에서는 여성과 노동자, 성소수자 인권 문제 등에서 여러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사우디의 스포츠 행사로 인권 유린을 숨기려는 ‘스포츠워싱’ 중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최근 “사우디 정부에 의해 국제 행사 유치가 스포츠 워싱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우디의 경우 2001년 9·11테러, WP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등과 연계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자말 카슈끄지는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대기 중인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당했으며, 그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UN은 카슈끄지 살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반면, 빈살만 왕세자는 이런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사우디 국내총생산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하다면 기쁘게 ‘스포츠워싱’을 지속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자국 내에서의 각종 인권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스포츠로 가려지는 것이 아닐지 우려되는 바이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김선화 기자(sunhwak@hufs.ac.kr)
[ 2023/11/11, 사진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
How has the Saudi Arabian government responded to the accusations of ‘sports washing’? Are there official statements or actions addressing the criticism, and what is the public sentiment within the country regarding these issues? Tel 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