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수영 기자] 복싱이 LA 올림픽에서 다시금 정식 종목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8 LA 올림픽에서 복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 존속 기한을 2025년 초로 설정했다.

IOC는 “거버넌스 상의 이유로 복싱의 2028 LA 올림픽 개최는 확실하지 않다. 복싱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유지하려면 다른 모든 올림픽 종목과 마찬가지로 IOC가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제 연맹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IOC는 이어 “LA 올림픽에서 복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5년 초까지 복싱을 위한 국제 연맹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복싱 단체와 올림픽 위원회에 복싱을 위한 새로운 국제 관리 기구 설립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지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영국의 복싱 관계자들이 지지하는 ‘월드 복싱’이 유력한 후보 단체로 꼽힌다. 지난해 IBA에서 분리된 월드 복싱은 자체 토너먼트를 개최하기 시작했으며, 11월 총회를 개최했을 당시 27개 국가 및 지역의 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월드 복싱은 “지금은 긴급한 상황이며 시간이 촉박하다. 우리는 복싱 선수들과 복싱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단체가 더 늦기 전에 우리의 노력에 동참하고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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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는 야구·소프트볼, 플래그 풋볼(변형 미식축구), 라크로스, 크리켓, 스쿼시 등 새로운 5개 종목이 2028 LA 올림픽 정식 종목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복싱을 포함한 역도, 근대 5종 등 유서 깊은 다른 종목들은 이들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특히 이중 복싱은 2024 파리올림픽까지는 정식 종목으로 유지되나,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IOC가 직접 TFT을 꾸려 종목을 운영할 예정이다.

  • IBA의 올림픽 퇴출

그렇다면 왜 복싱은 IOC가 직접 종목을 운영하는 걸까?

이와 관련해서는 국제복싱연맹(IBA)과 IOC간 오래 지속된 담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복싱이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 것은 새로운 종목의 등장이라는 표면적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IBA의 불안정한 지위와 논란 역시 퇴출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담론의 시작은 2016 리우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 조사 기구 분석 결과 당시 IBA는 대회 기간 11경기에 달하는 경기에서 승부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나아가 재정난과 심판 편파 판정 논란, 마약 범죄자 출신 새 회장 추대 등 IBA는 전반적인 부분에서 부실을 보였다.

결국 IOC는 2019년 6월 총회에서 IBA의 올림픽 주관 국제 연맹 자격을 정지시켰다.

IBA는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2020년 새 회장으로 우마르 크렘페르가 오르면서 IOC와의 갈등은 더욱 거세졌다. 크렘레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금지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뒤집었다. IBA는 이들의 국제대회 출전은 물론 국기 게양, 국가 연주까지 허용하며 국제 사회와 복싱 팬들의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더불어 IBA는 러시아의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후원사로 참여시키며 IOC와의 갈등에 방점을 찍었다.

IOC는 오랜 기간에 걸쳐 IBA에 개혁 조치를 요구했지만, IBA는 재정 투명성과 운영 지속성 확대, 심판 편파 판정 문제 개선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IOC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렇듯 IOC는 자체 개혁안의 기준 미달을 이유로 IBA를 임시 총회에서 퇴출하며 국제경기단체 승인을 철회했다. IOC가 복싱 종목을 올림픽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IBA의 항소

IBA 역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한국시간) IBA가 IOC의 결정에 반발해 제기한 항소는 기각된 것으로 전해진다.

1946년 AIBA(국제 아마추어 복싱 협회) 출범으로 시작된 IBA가 판결에 따라 78년만에 역사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IBA는 수요일 자체 개혁을 인정하지 않은 CAS 판결에 대해 스위스 대법원에 항소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복싱의 올림픽 정식종목 퇴출에 따라 종목으로서의 복싱의 위상이 크게 훼손될 우려도 전해진다.

최희국 대한복싱협회 사무처장은 “복싱이 정식 종목에서 빠지게 된다면 종목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훼손될 뿐 아니라 선수 육성 등에도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제복싱협회와 IOC가 원만하게 합의를 이뤄내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복싱이 과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이수영 기자(sdpsehfvls@naver.com)

[2024.04.08. = IO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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