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정재근 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여자 라크로스팀 HUFS OWLS가 썸머리그(SUMMER LEAGUE, 국내 최대 규모 리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준결승에서 더블더블(Double Double, U-20 국가대표 및 감독코치진)을 만나 패배한 HUFS OWLS다. 하지만 3위 결정전에서 만난 이화 스텔리온(이화여자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을 16대2로 꺾었다.
HUFS OWLS의 경기력은 1쿼터 때부터 압도적이었다. 1쿼터 시작 4분도 안 됐을 때 고소연(1)의 패스를 받은 강민지(17)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그 다음 이어진 고소연의 드로우도 인상 깊었다. 본인보다 20cm 큰 신장의 상대 선수(이유빈, 23)를 상대로 드로우를 따냈다. 볼을 받은 김수영(14)은 닷지를 통해 이화 스텔리온의 수비수를 모두 뚫고 골을 넣었다.
2쿼터에서 HUFS OWLS는 점수차이를 더욱 벌리기 시작했다. 1쿼터에서 고소연이 강민지에게 패스를 줬다면 이번엔 반대였다. 강민지의 패스를 받은 고소연은 상대편 2명의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강한 슛을 쐈다. 이어 김수영과 고소연이 연속으로 골을 넣으며 2쿼터는 6대0으로 마무리됐다.
3쿼터에서는 이화 스텔리온의 첫 득점이 나왔다. GB(ground ball) 경합을 이겨낸 김미경(2)이 그대로 HUFS OWLS의 골문을 향해 달렸고 해당 볼은 골로 이어졌다. 이화 스텔리온의 첫 득점이었고 두 쿼터 내내 득점이 없었던 이화 스텔리온에게는 단비 같이 반가운 골이기도 했다.
김수영의 노련미도 돋보였다. 상대편의 슈팅 스페이스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프리포지션을 획득한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한 골을 만회하며 HUFS OWLS의 분위기를 다시 올렸다.
또한 3쿼터에서 HUFS OWLS의 신입부원인 김희진(22)이 골을 넣었다. 3쿼터 첫 드로우(draw)를 맡은 김희진은 신입부원이라는 티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미디와 어택을 번갈아 가며 들어간 김희진은 본인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고소연의 피드를 받은 김희진은 그대로 골문을 향해 강하게 슛을 쐈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HUFS OWLS의 모든 선수들은 환호했다.
김희진은 “경기 전날 훈련이 잘 풀리지 않아서 걱정이었다. 하지만 나와 선배들을 믿고 플레이했으며, (고)소연 선배의 피드를 받은 다음 바로 슛을 쐈다. 그물이 흔들리는 순간 ‘드디어 골을 넣었구나’하는 생각과 동시에 벤치에 있던 주장 (김)다영 선배와 매니저 (정)재근 선배가 크게 축하해주셔서 눈물이 흐를 뻔했다.” 이어 “롤모델 소연 선배처럼 멋있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고 다짐하는 기회가 됐다. 라크로스를 하며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고, 사랑하는 HUFS OWLS를 빛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타임아웃을 통해 팀의 활기를 되찾은 이화 스텔리온의 김다원(27)이 김미경의 피드를 받아 골을 성공시키며 6점차로 따라왔다. 하지만 주장 김다영(12)이 크리스 앞에서 바로 GB에 성공했고 슛을 때리며 만회골을 넣었다.
고소연과 강민지의 조합은 썸머리그 내내 돋보였다. 고소연은 또 다시 강민지에게 패스를 줬고 골대 우측에 있었던 강민지는 깔끔하게 패스를 받아냈고 골을 성공시키며 10대2로 3쿼터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4쿼터에서 HUFS OWLS는 느슨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화 스텔리온 역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인 쿼터라 할 수 있다. 볼을 엑스에서 크게 몰고 온 김수영은 또 다시 골을 성공시켰다. 매번 다른 방법으로 골을 넣은 김수영은 본인이 왜 HUFS OWLS의 에이스인지를 증명했다.
강한 수비수 유은진(3)이 빠르게 클리어를 했고 고소연에게 패스를 줬다. 기회를 노리던 고소연은 다시 한번 동료 강민지에게 패스를 줬고 강민지는 팀원들의 사기를 더욱 높여줬다.
이어 또다시 강민지가 김수영의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 강민지는 풀쿼터를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택 포지션에서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고 모든 공격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또 다른 신입부원도 골을 넣었다. 체력과 수비에 장점을 가지고 있는 윤지현(7)도 데뷔골을 장식했다. 윤지현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데뷔골을 썸머리그에서 넣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방학 때도 학교에 남아 훈련하며 흘린 땀방울과 투자한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인 것 같다. 더 욕심이 생긴다”며 이번 골로 자신감이 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일차 HUFS OWLS의 M.O.M(Man of the Match) 안선영(19)도 골을 장식했다. 기회를 보던 안선영은 김수영의 패스를 받고 강한 슛을 때렸다. 골을 넣은 후 본인에게 패스를 준 김수영과 서로를 토닥이는 모습을 보고 모두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골은 에이스 김수영이었다. 고소연의 패스를 깔끔하게 받은 김수영은 놀라운 캐치 능력으로 볼을 받아내고 슛을 쏘며 썸머리그의 끝을 맺었다.
HUFS OWLS에게 썸머리그의 기억은 좋지 못했다. HUFS OWLS는 작년(2023)에 썸머리그에 출전하지 않았고 2022년도에 출전했다. 2년 전 출전한 리그에서 좋지 못한 순간들이 쌓이며 4위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HUFS OWLS는 이번 썸머리그를 정말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선배 선수들은 물론이고 신입 선수들도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꼭 그때 HUFS OWLS의 아쉬움을 씻어내고자 노력했다.
HUFS OWLS의 여정은 썸머리그가 끝이 아니다. 8얼달부터 10월달까지 예정되어 있는 KNSL과 10월에 예정되어 있는 대학리그에 출전할 예정이다. 작년 KNSL 때 4위를 차지한 HUFS OWLS는 이번엔 메달에 도전한다. 또한 작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학리그에서 우승한 HUFS OWLS는 2연패를 목표로 다시 달릴 것이다. HUFS OWLS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정재근 기자(jjk8869@naver.com)
[24.07.27. 사진 = HUFS OWL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