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조혜연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농구대표팀이 800개 객실을 보유한 파리의 특급 호텔을 통째로 빌리는 등 올림픽 기간 생활 비용만으로 약 1500만 달러(약 208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출했다고 포브스가 오늘(28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대표팀은 800개 객실을 보유한 파리의 특급 호텔을 전체 임대했다”며 “이는 선수와 코치진뿐만 아니라 선수 가족, 지원 스태프, 대표팀 임직원, 미국프로농구(NBA) 임직원 등 대규모 인원을 모두 수용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미국농구협회의 예산과 관련 자료를 검토했을 때 미국 농구대표팀의 올림픽 기간 체류 비용은 약 1500만 달러 수준”이라며 “30만~40만 달러를 쓰는 다른 종목과 비교했을 때 최소 5배, 엄청난 규모”라고 덧붙였다.
미국 농구대표팀이 이처럼 숙소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선발된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역대 미국 농구대표팀에는 NBA에서 활동하며 거액의 몸값을 받는 슈퍼스타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도 르브론 제임스(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랜트 (피닉스 선스) 등 수백억 원대 몸값을 받는 스타들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한다. 그렇기에 그만큼 선수들의 사생활 보호와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쓰는 만큼 올림픽 기간 머물 숙소 또한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미국농구협회는 특급 선수들의 경호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올림픽 때마다 외부와 단절된 별도의 숙소를 준비했다”며 “외부 숙소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식단을 제공하고 가족들의 자유로운 방문, 방 배정 문제 등을 해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엄청난 선수들이 모이는 만큼 성적도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 올림픽 5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미국 농구대표팀의 주축이자 농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제임스가 자신의 4번째 올림픽이자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 통산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첫 경기는 29일 오전 0시15분에 열릴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농구대표팀의 이같은 호화 숙소가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않다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시설의 차이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 파리 올림픽에선 선수촌에 에어컨이 제공되지 않고, 골판지 침대를 쓰는 만큼 호화 객실에 머무는 미국 농구대표팀을 향한 시샘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NBA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여하기 시작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32년 간 자체적으로 올림픽 외부 숙소를 준비했다. 이들은 올림픽 기간 선수촌 밖에 있는 특급 호텔에서 주로 생활했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테러 예방과 질병 감염을 피하기 위해 크루즈선을 숙소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아테네에서 사용한 ‘퀸 메리 2호’는 세계 최대 호화여객선으로, 하루 방값이 약 1,085달러(약 140만 원)에 달했고, 리우에서 머문 ‘실버클라우드’도 스위트룸 1박 비용이 약 1만 2,800달러(약 1,487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 베이징 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머물렀는데,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호텔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2m 이상의 철조망으로 호텔 주위를 둘러싸고, 수백 명의 보안요원을 24시간 배치하는 등 철저한 경계태세에 돌입하기도 했다고 알려져있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선수들 및 관계자들이 사용하고 객실이 남으면 타 종목의 다른 선수단에게 아량을 베풀기도 한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농구대표팀 숙소에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골프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미디어 시리( 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조혜연 기자(hyeyeon0722@naver.com)
[ 사진 출처 = Basketball Forever 캡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