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노은담 기자] US 오픈은 언제나 화려하고 시끄러운 대회였지만, 최근 몇 년간은 상업화와 과소비 문화가 정점을 찍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990년대에도 티켓 가격과 음식값에 대한 불만은 꾸준히 제기됐다. 뉴욕 시장이던 루디 줄리아니조차 “USTA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그러나 1996년 35달러(약 4만7천원) 티켓, 4달러(약 5천4백원) 핫도그, 15달러(약 2만 원) 티셔츠는 지금 기준에서 오히려 저렴해 보인다.

올해는 상황이 한층 심각하다. 대표 칵테일 ‘허니 듀스’ 한 잔이 23달러(약 3만1천원), 치킨 부리토와 칩스 세트가 40달러(약 5만4천원), 기념 모자는 40달러(약 5만4천원), 심지어 캐비아가 곁들여진 치킨 너깃이 100달러(약 13만5천원)에 판매된다. 평균 입장권 재판매 가격은 427달러(약 57만7천원), 조코비치와 알카라스의 준결승 최소 입장가는 1,000달러(약 135만 원)를 넘어섰다. 하층 관중석은 8,913달러(약 1,202만 원)부터 시작했다.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십 년간 US 오픈을 지켜온 테니스 전문가들은 최근 3년 사이 현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변했다고 말한다. 관중은 코트보다 술과 식음료, 기업 접대 공간에 더 관심을 보이고, 낮 경기 중 하층 관중석은 빈자리가 크게 눈에 띈다. 기자 지리 나단은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수많은 대화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단순한 음향 문제가 아니라 허니 듀스 문화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USTA에 따르면 지난해 US 오픈 관중은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었고, 올해는 그 기록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티켓 수요는 불과 3년 전보다 144% 급등했다. 이러한 폭발적 수요는 기업 고객과 유명인 중심의 ‘접대 문화’를 강화했고, 진정한 테니스 팬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변화에는 SNS와 유명인 효과도 작용했다. 테일러 프리츠의 여자친구이자 인플루언서인 모건 리들은 2022년 “테니스를 다시 멋지게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영화 챌린저스(2024)와 배우 젠데이아의 발언은 ‘섹시한 스포츠’ 이미지를 강화했다. 최근 몇 년간 티모시 샬라메와 카일리 제너,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가 US 오픈을 찾으면서 ‘보여주기 문화’가 더 부각됐다.

베테랑 기자 벤 로텐버그는 “US 오픈은 이제 단순한 테니스 경기가 아니라 ‘셀럽과 인플루언서가 모이는 장소’로 바뀌었다”며, “진정한 테니스 마니아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노은담 기자(ddaltwo9@naver.com)

[25.09.07. 사진 = usopen, stadiumeats, sway bhatia, julianpiket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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