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IOC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합작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던 ‘e스포츠 올림픽 2027’이 결국 무산됐다.
IOC는 지난 10월 30일 공식 성명을 통해 2024년부터 추진해온 사우디와의 e스포츠 올림픽 공동 개최 계획을 상호 합의 하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협력 종료 이후에도 각자 독립적으로 e스포츠 국제대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 IOC와 사우디는 e스포츠 올림픽 구상에 대한 협력을 논의하며 올해 첫 대회 개최를 목표로 했으나, 준비 기간 부족을 이유로 2027년으로 연기된 바 있다.
IOC는 성명문에서 이번 결정을 ‘Pause and Reflect(멈추고 성찰하기)’ 과정의 결과라고 설명하며, “올림픽 e스포츠 게임의 장기적 비전과 올림픽 운동의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에는 e스포츠 커뮤니티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첫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는 이번 협력 종료 이후에도 2026년 11월 ‘Esports Nations Cup’ 개최 계획을 이어가는 등 자체적인 e스포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국부펀드(PIF)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24년부터 매년 ‘Esports World Cup(EWC)’을 개최하며 사우디는 최근 e스포츠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비전 2030(Vision 2030)’ 전략의 일환이다.
사우디의 관심은 e스포츠를 넘어 게임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EA) 인수를 목표로
약 5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수 시도를 주도했으며, GTA 시리즈의 테이크투(Take-Two),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캡콤(Capcom), 닌텐도(Nintendo) 등 주요 게임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우디의 행보를 두고 스포츠·게임 산업 전반에서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스포츠워싱(sportswashing)’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스포츠워싱이란 국가나 조직이 스포츠의 긍정적 가치와 열기를 활용해 인권 유린 등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행위를 의미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인권 침해 논란이 있었던 아제르바이잔의 F1 그랑프리와 유로파리그 결승전 개최, 그리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과 반체제 인사 탄압을 가렸다는 비판이 있다.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살해 사건과 여성 인권 미비 등으로 서방 국가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비전 2030’ 국가 개발 계획을 통해 스포츠 산업을 현대화·경제 다각화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축구와 e스포츠를 중심으로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물론 사우디의 행보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포츠워싱’이라는 단어가 모든 논의를 지배하는 현재의 흐름은 분명 아쉬운 지점이 있다. 유럽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 역시 과거 스포츠를 정치적·경제적 도구로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사우디만을 향한 과도한 도덕적 비판은 다소 위선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비록 이번 IOC와 사우디의 e스포츠 올림픽 협력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IOC가 디지털 세대의 변화와 문화를 인식하고 새로운 소통 방식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그 도전이 끝내 무산된 것은 e스포츠의 미래와 다양성의 확장을 꿈꾸던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 (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5.11.06, 사진 출처=IO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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