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하면 어느 팀이 떠오를까?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맨체스터의 축구 팀을 생각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가 생각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행보를 보면, 더 이상 사람들 입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지 않고 있다. 바로, 또 다른 맨체스터의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의 상승 때문이다.

중동의 부호 만수르가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한 이후, 그는 이 클럽의 하늘빛 물결을 맨체스터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퍼트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강력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팀을 과거보다 훨씬 더 발전시켜왔다. 많은 수의 수퍼스타 및 훌륭한 인적 자원의 영입, 클럽의 유소년 시스템 개편, 경기장을 비롯한 탁월한 인프라의 재설립 등을 통해 맨체스터 시티의 격은 한 층 더 상승되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자본을 통해 한 단계 더 올라간 맨시티의 다음 목표는 바로 트로피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 시나리오는 꽤나 단순했다. 클럽의 전력을 올려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클럽 역사관에 트로피를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탁월한 선수들과 명성있는 감독이 한 곳에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돈으로 클럽의 가치를 격상시켰기 때문이라는 말을 서슴치 않고 내뱉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는 우여곡절 끝에 11-12, 13-14 시즌 그들의 유니폼에 황금 패치(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 붙이는 패치)를 달았다.

하지만 구단주 만수르를 비롯한 맨체스터 시티의 수뇌부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체제의 유지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다.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넘어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얻은 후 유럽의 정상에 서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들은 명장을 넘어서, 세계 최고의 감독을 데려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바로 펩 과르디올라(Pep Guardiola)이다.

티키타카 축구를 통해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세계 축구를 점령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 그는 바르셀로나를 떠나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체스터로 입성했다. 펩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가장 먼저 팀이 나아가야할 목표를 제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이 하나된 정신을 가지고, 매 경기와 순간에 집중을 하면서 축구를 하는 것이 맨체스터 시티가 가져야 할 목표이자 방향입니다”라고 말하며, 궁극적으로 좋은 축구(Good football)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명시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이러한 목표를 상기시키고, 함께 공유했다. 하나된 팀 스피릿을 가지지 못한 선수는 과감히 기용하지 않고, 매 순간 집중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팀을 점차 응집력있게 만들었고, 조직력의 유지를 꾸준히 하여 감독 부임 2년 차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만들어낸 성과는 그의 탁월한 전술과 선수를 보는 안목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바로 그가 늘 강조하는 목표의 공유가 적절히 혼합되어 만들어진 결과인 것이다.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대다수의 기업들은 모두 목표를 세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도 하고, 전략적인 목표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명이 팀 단위로 모여서 함께 일하는 기업의 특성상, 잘 세워진 목표만으로는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공유되지 못하는 기업의 목표는 결국 ‘나 자신의 목표’가 아닌 ‘우리의 목표’가 되버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와는 상관 없는 그들의 목표로 인식하는 순간, 그 기업이 가지는 목표의 방향성은 갈피를 못잡게 된다. 기업의 조직 구성원들은 기업의 목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일하게 되고, 결국 기업이 가진 힘이 분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조직 구성원 모두가 기업 목표를 이해할 수 있게 공유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다수의 기업 속 구성원들은 그들이 먼저 자신의 목표를 세운 후, 상부와의 면담을 통해 이를 확정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된 방식이다. 목표를 제대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부의 리더가 중심이 되어 기업의 목표가 어떻게 설정되고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구성원들 모두가 기업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만한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기업의 목표를 충분히 공감할만한 목표 조감도를 만들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기업의 리더는 목표를 설정한 후, 조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기업의 목표를 보다 명확하고 입체적으로 만들고 공유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한다면, 조직 구성원들은 그들 자신의 일과 관련된 목표를 기업과 관련된 목표로 연관시킬 것이다. 이렇게 기업의 목표를 공유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전제로 한다. 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정된 목표가 적절한지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표 조감도를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과 전략을 다방면으로 수립한 후 판단해야한다. 즉, 미들업다운(Middle Up Down; 목표는 상부에서 부여하고, 전략과 방법은 하부에서 수립)의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직관적인 방법으로만 목표 수준을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목표의 설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목표의 공유는 없어서는 안된다. 정해진 목표를 구성원들 모두가 공유하고 함께 나아간다면, 그 어떤 기업 및 조직은 그들이 가진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목표가 우리의 목표가 되고, 우리의 목표가 나의 목표가 되는 순간 기업의 구성원들은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음에 틀림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가 보여준 목표 공유의 중요성은 비즈니스에 있어 훌륭한 거울이 아닐 수 없다.

 

배성범 기자
bsb319@siri.or.kr
[2018-08-31, Photo=Mancity.com, google non licensed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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