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역사를 통틀었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펠레, 마라도나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을 꼽는다. 하지만 위대한 선수들 못지 않게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 또 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rson)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이 위대한 감독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27년 동안 무려 트로피를 38개나 들어 올렸다. 1500경기에서 895승을 거두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만든 그는 축구 역사에 있어 가장 성공적인 감독임에 틀림 없다.

그렇다면 알렉스 퍼거슨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는 리더는 누가 있을까? 다양한 후보군들이 있겠지만, 축구와 떼놓을 수 없는 맥주 업계에 있어 유난히 돋보이는 리더가 하나 있다. 바로 엔하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CEO인 카를로스 브리토(Carlos Brito)이다. 그는 2008년 엔하이저부시 인베브(줄여서 ABI)를 설립한 후, 적극적인 M&A 정책을 펼쳐 200개가 넘는 맥주 브랜드를 소유하게 되었다. 더불어, 다양한 맥주 브랜드를 통해 20%가 넘는 세계 맥주 시장 점유율도 달성하였다.

설립한지 10여 년만에 세계 맥주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리더가 된 카를로스 브리토, 그리고 축구 역사에 있어 가장 뛰어난 감독으로 여겨지는 알렉스 퍼거슨. 업계는 다르지만,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두 사람은 우리에게 질적인 교훈 5가지를 알려준다.

1. 장기적인 안목

오늘날의 축구 클럽은 기업과 주주의 관계와 같다. 기업의 주주들은 경영자들이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게끔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지 않는다. 축구 클럽 또한 마찬가지다. 당장 다음 분기의 실적이나 다음 경기의 결과가 그들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 성과가 없고, 승리가 없다면 소유주들은 재빠르게 그 일을 할 다른 누군가를 물색한다. 감독들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새로 팀을 맡게 된 감독들이 가지는 생각의 99%는 하나다. 바로 경기에서 이기고, 자신의 자리에서 생존하는 것이다” — 알렉스 퍼거슨

이런 환경 속에서, 장기적인 안목은 필수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소유주들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오랜 시간을 두고 조직을 구축하는데 집중을 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ABI의 CEO인 카를로스 브리토 역시 “거대한 회사를 차근차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며 회사를 운영해왔다.

두 리더는 모두 장기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단기간의 고통을 택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 “팀의 평균 연령은 내가 팀을 이끌어가기에는 너무 높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부임 후 4년 동안 새로 팀을 구성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였다. 팀이 완성된 이후 퍼거슨 감독은1990년에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8년 후인 1998-99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하도록 만들었다.

카를로스 브리토는 ABI의 규모를 더욱 키우기 위해, 많은 M&A를 성사시켜왔다. 그는 맥주 회사를 인수할 때마다, 내부적으로 인내의 시간을 보내왔다. 기존의 노동력이 늙고, 게으르고,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과감한 감축과 개편을 감행한 후, 여러 해 동안 ABI는 차근차근 팀워크를 구축하였고 지금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루어냈다.


2. 젊은 재능에게 하는 큰 투자

알렉스 퍼거슨과 카를로스 브리토는 팀을 구성하고 회사를 운영할 때, 젊고 유망한 재능에게 과감한 투자를 하고 그들의 발전의 많은 도움을 주었다. 두 리더 모두 젊은 인재들을 개발하는 것은 그들을 위한 성공 수단 중 하나로 인식한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이를 가장 잘 보여주었다. “여러분이 젊은이들에게 자양분을 주고, 그들이 발전하고 성공에 이르는 길을 제공할 때 일관성 있는 수준의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은 훨씬 더 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말과 어울리게,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소년 팀에 많은 관심과 집중을 보였다. 여기서 그는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수퍼 재능들을 발전시켰다.

이와 유사하게, ABI의 카를로스 브리토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으로부터 개발된 사람들만 사용하는 것은.. 앞으로 20년, 30년 후에 당신이 정말 필요로 할 파이프라인(Pipeline)을 얻을 수 있는 리더가 아닙니다”  그의 생각과 일치하게, ABI의 노동력 85%~90%는 학교가 아닌 사내에서 개발되었다. 이들은 모두 회사가 가진 인재 개발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한 층 더 발전 시켰다.

3. 실력 주의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은 다른 팀보다 더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카를로스 브리토는 수년 간 이것을 이용했었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인센티브와 보상을 받는 환경을 유지하였고,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직간접적으로 소외되게끔 만들었다.

퍼거슨 감독은 1군에서 월등한 능력을 보여주는 유망주를 데려온 스카우트에게 장기적인 인센티브를 주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에 부합하는 경우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필요한 수퍼 재능을 찾았던 스카우트는 선수가 활약하는 동안 지속적인 보상을 받았었다. 마찬가지로, ABI의 카를로스 브리토는 새로운 인재를 찾고 끌어들이는 것을 항상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최고의 실력과 잠재력을 보유한 인재를 얻기 위해 스탠포드와 같은 유명 대학에서 연설을 꾸준히 하였다.

축구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즉각적이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통해 실력이 있는 자들을 대우해줬지만, 제한적인 환경에 놓인 ABI는 다른 방식을 택하였다. 실력자들을 위해 일년에 두 번 공식적인 리뷰를 하고 퍼거슨 감독처럼 최고의 인재들은 걸맞는 대우를 해주었다. ABI에서는 연령에 상관 없이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사람은 더 많은 보너스를 받았고,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4. 절대 만족하지 않는 것

성공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성공은 안주함을 낳기 때문이다. 두 리더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만족하지 않는 정신으로 싸워왔다. 퍼거슨 감독은 한 때 “최상의 팀들은 자기 만족과 싸우면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 만족스럽게 완성된 팀은 없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년 단위로, 미래를 내다보며 팀을 재건했었다. 아무리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여있더라도, 오랫동안 그것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계속해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차원에서, 카를로스 브리토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스스로를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했었다.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려는 직원들은 마찬가지로 발전적인 직원들을 끌어 모으기 때문이다.

5. 적응

모든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해야 한다. 알렉스 퍼거슨과 카를로스 브리토는 변화하는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퍼거슨 감독은 오랜 임기 기간동안 팀을 변화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끌었었다. 변화무쌍한 축구 트렌드 속에서 그는 선수들을 알맞게 영입하여 활용하였고, 적절한 시기에 내보내기도 하였다. 또한, 시대에 맞는 스타일의 선수들을 기용하여 변화에 무난히 적응하였다(그는 호날두, 나니, 에브라 같은 선수들이 1980년 후반에 뛰었다면, 매우 기이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로 여겨졌을 것이라 말하기도 하였다).

마찬가지로, 카를로스 브리토도 훌륭한 적응력을 가진 조직을 만들어냈다. ABI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직원들은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구분하지 못했다. 반면, 나이든 직원들은 그들의 경험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었다. 카를로스 브리토는 이 두 그룹 간의 적절한 배치와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사고방식과 올바른 개발을 유도하였고, 젊은 직원들은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끊임 없이 변화하는 양조업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알렉스 퍼거슨과 카를로스 브리토. 이 두 리더가 만들고 구축한 조직은 모두 업계에서는 탁월한 성공을 거두었음에 틀림 없다. 축구와 맥주, 조합이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분야가 다른 두 영역에서 성공적인 조직을 만든 두 리더로부터 배우는 5가지 성공 비결은 비즈니스 세계에 충분한 교훈을 가져다 주지 않는가?

본 글은 네이버 비즈니스판 1면에 게제된 칼럼입니다.

 

배성범 기자
bsb319@siri.or.kr
[2018-09-29, Photo=manutd.com, manchesterevening.com, youtube captured, fortune(composed image), ABInbev.com, businesslive.co.za, Google search(non licensed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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