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비 속에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 / 사진=스포츠미디어 시리

[SIRI=DGB대구은행파크, 김민재 기자]

9,947명. 10일(수), 대구 FC와 전북 현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관중 수이다. 평일이고 하루 종일 장맛비가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이다.

많은 홈 팬들의 기대 속에 시작된 경기는 3분 만에 승부가 기울었다. 원정팀 전북이 ‘투샷투킬’로 경기 시작 3분 만에 2-0으로 앞서나간 것이다. 빗줄기를 뚫고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3분 만의 0-2는 큰 충격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다. 경기를 크게 끌려가고 있어도 주눅들지 않고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를 보냈다.

후반 21분, 조현우가 교체 투입될 때의 어마어마한 함성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몸살 증세로 결장한 조현우를 대신해 경기에 나선 최영은이 퇴장을 당하며 이뤄진 불가피한 교체였다. 1-3으로 끌려가는 와중에 골키퍼 퇴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쳤지만, 관중들은 조현우의 등장 하나만으로 떠나갈 듯한 환호를 보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은 1-4 패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

10일(수), 대구의 흔한 퇴근길 풍경 / 사진=스포츠미디어 시리

팬들이 보여준 품격에 대구 선수들도 프로로서의 품격을 보여줬다. 경기 종료 후, 대구 선수들은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 여느 때처럼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특히, 몸살 증세가 있는 조현우가 비를 맞아가며 팬들의 요청을 하나하나 들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궂은 날씨와 패배에도 아랑곳 않고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과 이런 팬들을 지나치지 않는 선수들의 상호 존중과 품격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프로선수와 프로스포츠는 팬이 있어야 비로소 그 존재 의미가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국내 프로스포츠계에서 일명 ‘팬서비스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K리그, 특히 대구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남기고 있다.

minjae@siri.or.kr

2019.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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