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FC서울 팬들의 고통은 경기 이후에도 이어졌다.

서울은 6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서 1-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4라운드 성남전에 이어 2연패에 빠졌다.

서울은 지난 경기들과 비슷하게 3-5-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김주성, 김남춘, 황현수가 3백을, 김진야 고광민이 각각 좌우 윙백을 책임 졌으며 주세종, 고광민, 알리바예프가 중원을 구성했다. 최전방은 올 시즌 첫 선발 출장한 조영욱과 아드리아노 조합으로 나섰다.

서울은 전반전 조영욱이 수비 뒷공간을 빠져들어 가는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으나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오히려 전반 43분 교체 투입된 무릴로의 발끝에서 시작된 한교원의 마무리로 0-1 끌려갔다.

이에 서울도 물러서지 않았다. 왼쪽 측면에서 김진야가 올려준 크로스를 박주영이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크로스바에 맞고 골라인을 넘어간 지에 대한 여부를 두고 본 VAR 판정 끝에 골로 인정되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후반전 서울의 악몽이 시작됐다.

후반 2분 이승기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전북이 앞서갔다. 이후 서울의 수비와 미드필드 간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하며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9분 전북의 세 번째 골 상황에서 이동국은 거의 노마크 상태에서 한교원의 헤딩 패스를 받아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7분에도 김보경이 서울 진영으로 올라갈 때 이를 마크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오른쪽 측면의 한교원에게 패스했고, 한교원은 다시 이동국에게 어시스트를 주며 사실상의 KO 펀치를 날렸다.

골 장면 외에도 서울은 이날 무려 19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베테랑인 박주영이 있었고, 고요한도 늦게나마 교체 투입되었지만, 이들로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서울의 프렌차이즈였던 이청용과 고명진은 울산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았다.

동해안 더비 숙명의 라이벌이자 상승세인 포항을 상대로 이청용과 고명진은 2선에서 선발 출전하며 호흡을 맞췄다.

이청용은 오른쪽에서 포항의 약점인 윙백들을 상대로 몇 수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볼을 키핑하고, 패스하는 등 기존의 기술적인 강점과 더불어 전반에만 두 번의 포항 골망을 흔들며 이름값을 입증해냈다.

고명진 역시 중원의 핵심인 윤빛가람을 대신해 선발 출전했다. 약간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청용과 함께 포항 중원을 초토화했다. 전방에서 잘게 썰어가는 패스 연결과 적재적소의 압박 타이밍 등 이청용 못지않게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한때 서울을 상징하는 선수들이었다.

2004년 조광래 감독의 눈에 띄어 중학교 중퇴 후 서울에 입단한 이청용은 2007년부터 귀네슈 감독 체제에서 본인의 이름을 알리며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이후 2009년 프리미어 리그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해 유럽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했다.

고명진도 동갑내기인 이청용과 함께 2004년 서울에 입단했다. 초반에는 이청용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점점 핵심 멤버로 성장하며 10년 넘게 서울에 몸담았다. 카타르 리그인 알 라이얀 SC와 크로아티아의 NK 슬라벤 벨루포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로 이적을 확정 지었다.

크로아티아로 가는 과정에서 서울로 복귀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연봉 협상에 이견을 보이며 결국 불발됐다.

기성용과 이청용 영입 실패로 좋지 못한 여론 속에서 시즌을 시작한 서울은 리얼돌 사태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전북전 대패로 시즌 3패째를 떠안게 됐다. 이와 함께 울산 유니폼을 입은 이청용과 고명진의 맹활약에 서울 팬들은 쓰디쓴 주말을 보내게 됐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0.06.07, 사진 = FC서울 공식 페이스북]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