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한결 기자] K리그의 새로운 시즌 개막까지 2주 남은 가운데, 이번 시즌도 많은 우즈벡 선수들이 K리그 무대를 누빌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K리그에 아시아 쿼터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수많은 아시아 국적의 선수들이 K리그에 입단했다. 초기에는 호주, 일본, 중국 국적의 선수들이 주를 이뤘으나 제파로프의 성공 이후 우즈벡 선수들이 우리나라 무대를 밟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다른 우즈벡 국가대표인 게인리히와 카파제가 오래 정착하지 못했고, 제파로프 역시 사우디 알 샤밥으로 떠난 뒤, 한동안 우즈벡 선수들은 K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우즈벡 국가대표팀 역시 침체기를 겪으며 연이어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고 많은 선수가 자본력이 뛰어난 중국에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하고 자국 무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즈벡 축구의 황금세대가 나타났다. 2015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고, 2018 아시아 U23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특히 이 세대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을 정도로 자주 맞붙었고, 언제나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그로 인해 젊은 우즈벡 선수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고, 아시안게임 경기에서의 인연으로 그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알리바에프가 FC서울로 이적했다. 또한, 수비수 아슐마토프 역시 당시 2부리그였던 광주FC에 영입되었다.

두 선수는 K리그에 완벽히 적응했다. 알리바에프는 FC서울의 돌풍을 이끌며 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기여했다. 아슐마토프 역시 광주FC 수비의 핵으로 발돋움하며, K리그2 베스트11에 선정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우즈벡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K리그 무대를 밟았다.

2020년에는 이스칸데로프, 도스톤벡, 기요소프, 올렉 총 4명의 선수가 새롭게 K리그에 도전했다. FC안양에 입단했던 기요소프는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며 시즌 중에 자국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나머지 세 선수는 성공적으로 적응했고 도스톤벡을 제외한 두 선수는 이번 시즌에도 K리그 무대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게다가 기존에 활약하던 알리바에프와 아슐마토프 역시 올해에도 K리그 무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알리바에프는 수원FC 이적 루머가 있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취소되었고, 아슐마토프는 활약에 대한 보상을 받으며 강원FC로 이적했다. 그리고 승격팀 제주 유나이티드가 다른 우즈벡 선수인 이슬롬 켄자바예프를 데려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 명의 우즈벡 선수가 추가되었다.

이로써 2021시즌 K리그1, 2무대에서 총 5명의 우즈벡 선수가 활약할 예정이다. 아시아 쿼터 중에서 우즈벡 선수가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다. 일본과 호주 국적의 선수들 경우, 국가대표를 경험한 선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5명의 우즈벡 선수는 모두 A매치를 경험했으며 여전히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우즈벡은 2014, 2018 두 번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조였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리고 우즈벡과의 경기는 항상 까다로웠다. 우리를 괴롭혔던 우즈벡 선수들을 K리그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우즈벡에서도 강팀으로 평가받는 로코모티브 타슈켄트나 파흐타코르, 분요드코르 출신의 선수들이 아시아 최상위 리그인 K리그에서 활약하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까지도 우즈벡에는 수많은 고려인이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엄청난 수의 우즈벡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처럼 밀접한 인연이 있는 우즈벡 출신의 선수들이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다가올 2021시즌 K리그를 즐길 수 있는 요소다. 5명의 우즈벡 선수들이 이번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유한결 기자(hangyul9696@siri.or.kr)
[21.2.13,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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