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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이수영 기자] ‘54분 포항 PA 내에서 수원 6번 한석종 드리블한 볼이 포항 6번 신진호의 팔에 맞은 것은 핸드볼 반칙으로 PK 선언을 했어야 함’

대한축구협회 심판 공식 인스타그램 ‘thekfa_referee’ 계정에 올라온 K리그1 5라운드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의 일부다. 지난 3월 3일 대한축구협회는 기존 심판 이미지를 탈피하고, 축구 가족 모두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한 발 더 다가가고자 오픈 공간으로서 인스타그램 공식 심판 계정을 런칭했다. 심판과 관련한 규칙, 교육 등 유용한 정보들을 대중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런칭의 주목적이었다.

최근 공사를 막론하고 대중들과의 소통은 기업 및 단체의 필수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대중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기업이 더욱 좋은 이미지를 제고하고, 그들의 요구를 듣는 기업이 바람직한 기업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체육 공기업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역시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공단 홍보 및 지식 제공 영상물을 선보이고 있다. 공기업이라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공단 내 사원이 알려주는 집중력 향상 운동‘, ’손흥민 선수와 함께하는 집콕 운동‘, ’KSPO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하는 체육 알쓸 퀴즈‘ 등 친근한 이미지와 체육이라는 친숙한 소재로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단체의 사업과 사회 공헌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디어 및 비디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대한축구협회의 나눔 가치를 실현하는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눔재단 SNS가 런칭 된 바 있다. SNS를 통한 축구 발전 및 사회 공헌 사업 홍보와 국민의 후원 및 관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단체의 전략 중 하나였다.

특히나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언급했던 thekfa_referee(대한축구협회 심판)와 thekfafoundation(축구사랑나눔재단) 계정뿐 아니라, thekfa(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thekfa_official(대한축구협회), ‘thekfa_k3k4league(k3,k4리그)’ 등 3개의 계정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단체의 광범위한 사업과 정보를 세분된 계정을 통해 대중들에게 투명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일종의 소통 전략이었다.

하지만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보이는 모습은 표리부동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심판 계정 런칭과 동시에 댓글 창을 막아 놓았다. 반면 나머지 네 개의 협회 계정들은 댓글 창을 열어 놓았다. 과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최근 K리그 심판진들을 향한 축구 팬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경기마다 빈번하게 나오는 오심과 그에 관한 협회의 즉각적인 브리핑 역시 부족하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후자의 관점에서 팬들은 심판들이 그들의 판정과 관련해 구단, 언론 그리고 팬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난 2020년 5월, 협회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실제 이전까지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로 이원화되어 있었던 심판 관리 주체가 대한축구협회로 일원화된 것은 큰 변화였다. 다음은 지난 2020년 5월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심판 운영 정책 중 일부다.

이 중 심판의 오심 및 판정과 관련해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 할 법한 항목은 ‘심판의 자기 보고서 제출’과 ‘판정 이슈에 대한 브리핑’이다. 실제 축구 팬들이 강하게 요구했던 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이 정책들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

먼저 앞서 소개했던 대한축구협회 심판 공식 인스타그램의 경우 실속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부터 매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대한축구협회는 심판 공식 계정을 통해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를 보고하고 있는데, 그게 전부다. 다른 계정들과 다르게 댓글 창을 막아놓아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에 대한 추가적인 소통을 팬들이 할 수가 없다.

심지어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 오심이라고 판단된 판정에 대한 대책도 없다. 단순히 ‘~조치를 해야 했음’이라는 문구가 전부다. 팬들이 바라는 판정 이슈에 대한 브리핑이 과연 이러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한 팬은 “심판 계정에는 댓글을 달 수 없게 한 걸 보니, 협회 입장에서도 심판에 대한 축구 팬들의 인식이 어떤지 잘 아는 것 같네요.”라는 댓글을 남기며 비난의 목소리를 퍼 붙기도 했다.

더불어 심판의 ‘자기 보고서’가 잘 수행되고 있는지 역시 당최 알 방법이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자기 보고서 정책을 내세우며 심판들이 경기 후 48시간 이내에 자신의 경기력을 스스로 분석한 ‘자기 평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팬들이 이 자료에 접근하기란 불가능하다. 단순히 보고서의 충실도를 활용해 연말 심판들의 승강 여부를 판단한다고만 서술되어있을 뿐이다. 오히려 심판의 ‘자기 보고서’를 팬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면 보다 투명한 판정 이해 과정이 양자 간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대한축구협회는 ‘소통’이라는 용어를 내걸지만, 역설적이게도 소통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축구 가족 모두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한 발 더 다가가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어구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수영 기자(dnsall123@siri.or.kr)

[21.03.19 사진=KFA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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