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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탄천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전력의 열세를 전략으로 뒤집었다.

10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성남FC와 FC서울의 시즌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성남이 뮬리치의 페널티킥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 전까지 부족한 득점력에 시달리며 1무 1패로 부진한 성남과 달리 서울은 직전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안정된 공수 밸런스로 3-0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서울의 우세가 예상됐다. 여기에 성남은 지난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박정수의 퇴장, 그리고 수비 핵심인 리차드의 부상으로 더욱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성남은 본인들의 상황에 맞게 경기 플랜을 설정했다. 중앙에 기성용과 한찬희, 팔로세비치 등 점유와 패스에 능한 미드필더들을 정면으로 상대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압박이었다. 특히 서울이 지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후방 빌드업을 방해함과 동시에 양쪽 윙백들의 빠른 전진과 침투로 서울을 상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경기 초반부터 효과를 거두었다. 전반 8분 성남이 수비 진영에서 볼을 간결하게 처리한 뒤 경합을 붙인 상황에서 전방 공격수들의 압박에 서울 수비진들은 당황하며 슈팅 찬스를 내줬다. 2분 뒤에도 이 같은 장면이 황현수의 클리어링 미스로 이어지며 실점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 서울이었다.

이후 성남은 서울이 볼을 점유하더라도 위협적인 찬스는 내주지 않았고, 되려 서울 빌드업의 시발점인 기성용을 압박하는 데 성공하며 득점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전반 35분 전방 공격수인 박용지가 기성용으로부터 볼을 끊어낸 뒤, 우측 윙백인 이태희의 빠른 중앙 침투를 통한 공격이 효과를 거두며 골대를 맞추기도 했다. 서울이 볼을 전방으로 연결하더라도 2선에서 공격을 조립해야 하는 팔로세비치는 이종성에 막히며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초반 역시 이 같은 모습이 이어지며 위협적인 찬스는 성남의 몫이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서울이 아니었다. 팔로세비치와 강성진을 대신해 박정빈과 조영욱을 투입한 서울은 이후 나상호, 박정빈, 조영욱의 활발한 드리블과 침투로 성남 수비의 뒷공간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순간 성남의 수비 라인이 내려갔고 서울이 경기를 주도했다.

여기에 성남의 체력 저하까지 더해지며 압박이 느슨해졌고, 자유로워진 기성용의 발끝에서 여러 차례 마법이 연출될 뻔했다. 후반 18분 강력한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을 쇄도하던 나상호에게 그림 같은 패스로 골에 근접한 장면까지 만들어냈다. 3분 뒤에도 한찬희에게 반 박자 빠른 패스로 슈팅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남 역시 중원의 이규성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서울에 대응했고, 양 팀 빠른 공격 전개로 경기를 이어나가던 중 후반 39분 기성용이 박스 안에서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성남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키커인 뮬리치가 K리그 데뷔골이자 팀의 올 시즌 첫 골을 넣으며 앞서나간 성남은 이후 서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승점 3점을 얻는 데 성공했다.

축구에서 객관적 전력이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흔히 볼 점유율을 내주게 된다. 볼을 점유한 뒤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것이 축구라는 점을 상기해볼 때 상대적으로 이길 확률은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점유율을 내준 팀이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상대가 볼을 점유하되 그것이 위협적인 찬스로 이어지는 것을 저지하는 데 주력하며, 흔히 압박으로 불리는 전술로 이에 대응한다.

이날 성남이 그랬다. 초반 많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기성용 중심의 빌드업을 방해하며 기회를 내주지 않았고, 끊어낸 뒤 빠른 역습으로 효율적인 패턴을 선보였다. 물론 빈곤한 득점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겨두고 있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로 무장한 성남이 올 시즌 어떤 모습으로 임할지 보여줬던 경기였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03.12 사진 = 성남FC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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